북한 고려항공이 여객기의 출발과 도착 시간을 사실과 다르게 표기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항공사의 신뢰도에 치명적이라는 지적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 고려항공의 공식 웹사이트에 게재된 9월19일자 실시간 여객기 운항정보입니다.
평양발 중국 베이징행 JS151편과 돌아오는 편인 JS152편이 계획된 시간에 출발하고 도착했다고 안내돼 있습니다.
같은 날 운영된 블라디보스톡 출발편인 JS271편은 출발 예정 시간이 오전 8시, 실제 출발시간 역시 오전 8시로 표기됐고, 돌아오는 JS272편도 계획된 시간과 단 1분의 오차도 없는 ‘온타임’ 즉, 정상운영을 한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그러나 ‘VOA’가 항공기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플라이트 레이더 24 (FlightRadar24)’의 자료를 확인해 본 결과, 고려항공의 실제 출도착 시간은 웹사이트에 안내된 것과는 차이를 보였습니다.
베이징 행 항공편의 경우 예정된 시간보다 약간 일찍 도착했지만, 평양으로 출발할 땐 1시간5분이 지연됐습니다.
게다가 블라디보스톡 행 여객기는 이날 아예 이륙하지도 않았습니다.
이처럼 웹사이트에 표기된 시간과 실제 운영 시간에서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고려항공이 ‘실제 출도착 시간’을 확인 과정 없이 자동으로 표기하고 있기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해당 정보대로라면, 출도착 정보가 최초 기재되기 시작한 3월28일부터 9월20일 사이 고려항공 여객기들은 단 한 번의 결항이나 취소도 없는 100% 정시출도착 및 운항률을 기록했습니다.
심지어 지난 7월 기내 화재로 셴양 공항에 긴급 착륙했던 베이징 행 여객기도 제 시간에 도착해, 예정된 시간에 평양으로 돌아간 것으로 안내돼 있습니다.
‘플라이트 레이더 24’의 홍보담당자인 이언 페트체닉 씨는 26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항공사들은 스케줄에 변화가 생기면 이를 곧바로 안내하고 있다”면서 고려항공과 같은 허위표기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페트체닉 씨] “If the flight is delayed four hours…”
만약 항공편이 4시간을 지체하게 될 경우, 이를 안내해야 승객은 물론 승객을 맞이해야 하는 가족 등이 이에 따른 대비를 할 수 있고, 4시간을 허비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페트체닉 씨는 따라서 운항정보에 대한 정확한 안내는 항공사의 신뢰도와도 연결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페트체닉 씨] “There’s a trust issue…”
승객들이 제대로 된 정보를 얻지 못할 경우 추후 어떤 정보가 제공되더라도 의심할 수밖에 없게 된다는 설명입니다.
이 같은 이유로 웹사이트에 출도착 정보를 실시간으로 안내하고 있는 전 세계 항공사들은 출도착 지연이나 결항시 이를 숨기지 않고 그대로 게시하고 있습니다.
하루 평균 100편이 넘는 항공편을 운영하는 대한항공의 경우 26일 현재 3대의 여객기가 30분 이상 출도착이 지연된 상태라고 표기돼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