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국면에서 이뤄진 류전민 중국 외교부 부부장의 북한 방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중국이 북측에 어떤 메시지를 전할지 주목되는 가운데 한국 정부는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외교부는 류전민 중국 외교부 부부장의 24일 방북과 관련해 북-중 간 국경 문제 논의를 위해 방문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외교부 조준혁 대변인은 25일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류 부부장의 북한 방문과 관련한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녹취: 조준혁 대변인 / 한국 외교부] “류전민 중국 외교부 부부장의 이번 방북은 중국과 북한 간 국경문제 논의가 주된 목적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조 대변인은 중국이 확고한 북 핵 불용 원칙 하에 안보리 결의 2270호의 엄격한 이행을 일관되게 견지해 왔으며 5차 핵실험 이후에도 신규 안보리 결의 관련 협의에 적극 참여할 의사를 표명해 온 만큼 이번 류전민 부부장의 방북도 이 같은 입장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언급은 류 부부장이 방북 과정에서 국제사회의 북 핵 불용과 강력한 대북 제재 의지를 북측에 전달해야 한다는 우회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관측입니다.
앞서 한국 외교부 당국자도 23일 류 부부장의 방북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으며 중국 외교부로부터 관련 내용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류전민 부부장이 24일 중국 대표단을 이끌고 북한을 방문한 공식적인 명목은 북-중 간 국경공동위원회 제3차 회의 참석입니다.
하지만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다음달 8일로 다가왔고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논의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등 한반도 정세가 중요한 국면이라는 점에서단순한 방북은 아니라는 의견도 많습니다. 류전민 부부장이 남북관계와 한반도 외교를 관장하는 중국 고위급 인사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전병곤 박사는 류 부부장이 국제사회의 강경한 대북제재 입장을 북한 측에 전하고 핵과 미사일 도발 자제를 촉구하는 역할을 할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녹취: 전병곤 박사 / 한국 통일연구원] “대북 제재 관련해서 교류하고 협력하고 제재하고 뭐 이런 부분들이 다 관련 있거든요. 그런 것을 논의할 것으로 보여지고요. 5차 핵실험 이후에 제재안에 대해 미국과 국제사회에서 협의하고 있는 중인데 그 부분에 대해서 북-중 간 협의를 할 것으로 보여져요.”
또한 류 부부장이 이번에 북한의 입장을 듣고 추후 한국 정부에 전달하는, 양자 간 다리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중국이 오래 전부터 북-중 관계와 북 핵 문제를 분리 대응해 온 상황에서 미국과 한국이 기대하는 수준의 역할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있습니다.
동덕여대 중국학과 이동률 교수의 분석입니다.
[녹취: 이동률 교수 / 동덕여대 중국학과] “중국은 비핵화 원칙 때문에 제재도 하고 동참하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북-중 관계까지 전면적으로 나쁘게 가져가고 싶어하지 않아요. 중국은 중국 나름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고 그게 미국과 한국의 기대하고는다를 수밖에 없고 다를 거예요.”
이와 관련해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박사는 류전민 부부장이 핵 문제 담당이 아닌 만큼 북 핵 문제를 깊게 다루지는 않겠지만 대북 제재 면에서는할 일을 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보내는 ‘시위성 효과’를 노릴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한편 북한을 방문 중인 류 부부장은 25일 중국 군의 6.25 한국전쟁 참전 66주년을 맞아 평양에 있는 북-중 우의탑에 화환을 바쳤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습니다.
북-중 우의탑은 북한과 중국의 혈맹을 상징하는 것으로, 북한이 지난 1959년 중국 군의 한국전 참전을 기념해 건축했습니다.
류전민 부부장은 27일까지 북한에 머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