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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무수단미사일 발사준비...한국군 "감시 강화"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6월 '중장거리 전략탄도로케트 화성-10'(무수단 미사일)의 시험발사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6월 '중장거리 전략탄도로케트 화성-10'(무수단 미사일)의 시험발사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준비 정황이 포착돼 한국 군 당국이 감시태세를 강화했습니다. 이 미사일은 사거리 3천km 이상의 ‘무수단’으로 관측되는데, 실제로 발사한다면 올해 들어 9번째 시험발사가 됩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무수단 중거리 탄도미사일, 즉 화성-10호의 발사를 준비하는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한국 정부의 한 소식통은 최근 무수단 미사일을 탑재한 이동식 발사차량, TEL의 움직임이 포착됐으며 언제든 발사할 준비태세를 갖췄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발사 준비 장소는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지만 지난달 20일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했던 평안북도 구성시 방현비행장 등에서 다시 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이 미사일의 낙하 지점으로 예상되는 동해상에 선박과 항공기의 주의를 촉구하는 항행금지구역을 통보하지 않았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이에 앞서 미국의 한 언론은 현지시간 1일 복수의 미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3일 안에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는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의 2일 기자 설명회 내용입니다.

[녹취: 정준희 대변인 / 한국 통일부] “북한의 다양한 도발 가능성에 대비하여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라고 말씀 드리겠습니다.”

한국 군 당국 역시 북한의 무수단 미사일 발사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감시태세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이 보유한 무수단 미사일의 사거리는 3천~3천 500 km로 추정되며 위력을 제대로 발휘한다면 태평양의 괌 미군기지까지 사정권에 들어갑니다.

북한은 구 소련이 개발한 ‘R-27’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SLBM을 바탕으로 지난 1990년대 말부터 무수단 미사일 개발에 들어갔습니다.

무수단 미사일은 지난 2007년 실전배치됐지만 지난해까지만 해도 북한은 이렇다 할 시험발사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지난 4월 15일을 시작으로 모두 8차례 발사된 무수단 미사일은 지난 6월 22일 한 차례를 제외하고는 모두 발사에 실패했습니다.

한국 군과 정보당국은 북한이 개량한 액체로켓을 무수단 미사일에 장착해 시험하는 단계로, 이 로켓의 연료도관 장치 등에서 결함이 발생해 폭발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한국의 군사 전문가들은 이밖에도 액체연료를 고체연료로 바꾸는 과정이나 사거리 연장을 위해 기존의 엔진 2개를 4개로 늘리는 과정 등 다양한 고도화 단계에서 실패했을 가능성을 꼽았습니다.

국민대학교 박휘락 교수의 분석입니다.

[녹취: 박휘락 교수 / 국민대 정치대학원장] “무수단이 기초한 거 자체가 소련의 SLBM이에요, R-27이라는 거. 고체연료로 바꿨을 가능성이 있다. 기존에는 액체연료거든요. 액체연료는 좀 불안정해요, 항상. 소련도 그랬어요. 액체가 슬러시 형태로 확 치우쳐지니까…”

한국 군 당국은 지난달 20일 발사 실패 현장에 있었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한 달도 안 돼 또다시 발사 준비를 하는 것으로 관측하고 성공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한편 북한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이나 차기 대통령 취임식을 전후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는 물론 한반도 비무장지대 등에서 국지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 중인 한국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원유철, 이인영 의원은 현지시간 1일 미 중앙정보국, CIA와 국가정보국, DNI 등 정보기관 당국자들을 만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전했습니다.

원유철 의원은 북한이 과거 김일성, 김정일의 생일이나 당 창건일 등 기념일에 주로 도발했지만 앞으로는 정치적 현안이 있을 때 도발하는 것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게 미 당국자들의 판단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인영 의원은 미 당국자들과의 대화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이 심각하다는 표현이 등장했다며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등을 방치할 경우 수 년 간 실패와 발사를 반복한 뒤 심각한 수준으로 고도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고 전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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