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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바웬사 전 폴란드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 무모한 국가전략 바꿔야"


폴란드 민주화의 상징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레흐 바웬사 전 폴란드 대통령이 2일 서울에서 한국 언론과 인터뷰하고 있다.
폴란드 민주화의 상징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레흐 바웬사 전 폴란드 대통령이 2일 서울에서 한국 언론과 인터뷰하고 있다.

동서 냉전시대 폴란드 공산주의체제 전환의 주역이자 민주화의 상징인 레흐 바웬사 전 폴란드 대통령이 국제학술포럼 참석차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바웬사 전 대통령은 지난 1983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는데요, 바웬사 전 대통령으로부터 폴란드 자유화 과정과 그것이 북한 문제에 주는 시사점 등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서울지국 김환용 기자가 바웬사 전 대통령을 직접 만났습니다.

기자) 폴란드 공산정권을 무너뜨린 기폭제였죠, 바웬사 전 대통령이 주도했던 1980년대 자유연대노조가 만들어진 배경을 설명해주시죠.

바웬사) 우리는 공산 정권 치하에 살면서 공산주의를 벗어나는 길을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실제 공산주의에서 벗어나는 데 5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는 자유연대노조를 만들어 가능할 수 있었습니다. 주위에선 공산주의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전쟁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우리는 전쟁을 원치 않았습니다. 전쟁 없이 해방될 수 있었던 것은 자유연대노조를 만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기자) 바웬사 전 대통령께선 당시에 승리를 확신하셨습니까? 만일 그렇다면 승리의 동력은 무엇이었습니까?

바웬사) 당시 폴란드 공산정권은 계엄령을 선포하고 탄압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감금을 당하고 죽음을 당해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신념이 있었습니다.공산주의를 위해선 결코 일할 수 없다는 신념 말이죠. 단지 문제는 언제 어떻게 움직이느냐 뿐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전쟁은 할 수 없었습니다. 평화적으로 협의할 수 있는 방향으로 유도했고 결국 우린 해냈습니다. 만일 승리에 대해 조금이나마 망설임이 있었다면 성공을 못했을 겁니다.

기자) 아시다시피 북한은 사회주의 국가를 표방하며 현대사회에 유례 없는 3대 세습정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 핵 개발로 국제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이런 북한 정권의 행동에 대한 견해를 말씀해주시죠.

바웬사) 현재 북한의 행위는 자살행위입니다. 그들이 지금과 같은 행동을 지속한다면 패배할 것입니다. 이런 시간이 지속된다는 것은 북한에도 나쁜 영향을 줄 것입니다. 다른 나라들도 21세기를 살면서 한 사람에 의해 핵 위협이 가능해지는 이런 어처구니 없는 현실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지를 서로에게알려야 합니다. 전세계는 평화롭고 통일된 한반도를 원합니다. 한반도의 평화통일은 세계에 평화에 기여할 것입니다.

기자) 바웬사 전 대통령님께서 한반도 통일의 중요성을 언급하셨는데요, 왜 통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바웬사) 통일은 선택이 아닙니다. 무조건 이뤄져야 합니다. 이는 21세기에 주어진 임무입니다. 통일 반대세력은 혹독한 벌을 받을 것입니다. 과거라면 분단이 이해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21세기에선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됐습니다. 유럽을 보십시오. 두 차례의 세계전쟁과 여러 혁명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국경을 허물고 하나로 통합돼 잘 살고 있습니다. 21세기는 국경이 각 나라 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시대입니다. 한반도 통일은 한국은 물론 중국 등 다른 국가들에게도 이익이 될 것입니다. 따라서 다른 국가들도 한반도 통일에 협력해야 합니다.

기자) 바웬사 전 대통령의 경험에 비춰 북한 민주화의 가능성에 대해선 어떻게 보십니까? 북한에서도 반체제 지도자가 나올 것으로 보십니까?

바웬사) 민주화는 세분화 시켜서 진행해야 합니다. 헌법 등 법률적으로 준비돼야 하고 이를 실행하는 역량과 국민들의 민주화에 대한 인식 등이 모두 고려돼야 합니다. 북한의 경우에도 예외가 될 순 없습니다. 다만 북한 주민들은 현재 너무 가난한 상황이기 때문에 자유를 위해 적극적으로 투쟁에 나설 수있는 동력을 가질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기자) 바웬사 전 대통령이 몸으로 싸워 쟁취한 ‘자유’가 지금의 북한사회에 던지는 메시지가 있다면 어떤 말씀을 하시고 싶으신가요?

바웬사) 가장 먼저 하고 싶은 말은 세계가 북한 주민들을 필요로 한다는 겁니다. 북한 사람들도 지금보다 훨씬 더 부유하고 자유롭게 살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세계가 북한에 열려 있기 때문입니다. 도망칠 필요가 없습니다. 북한 사람들은 자유의 문을 두드려야 합니다. 지금까지 공산국가들 중 잘 사는 나라가 있었습니까? 성공사례도 없는데 이를 우기는 주장은 불필요합니다. 자본주의는 불만스런 부분이 있지만 여러 나라에서 성공했습니다. 자유와 부를 줬습니다.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촉구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십니까?

바웬사) 현재 국가 운영 방향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의 전략적 아이디어들은 이뤄질 수 없는 것들입니다. 왜 국민들을 고통에 빠뜨리고 다른 국가들을 위험하게 만드는지 모르겠습니다. 세계는 전쟁을 원하지 않습니다. 무기 살 돈으로 민생을 살려야 합니다. 어차피 이길 수 없는 전쟁은그만두라는 겁니다. 전쟁은 지금 무기로도 충분히 가능하지만 우린 이미 많은 전쟁을 치렀습니다. 외부세계가 김 위원장의 변화를 강요할 수도 있겠지만김 위원장 스스로 이런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은 아직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우리를 찾아 오지 않는다면 세계 각국이 김 위원장을 찾아가 문을 열도록 계속 두드릴 것입니다.

기자) 노벨평화상 수상자로서 다른 수상자들과 연대해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메시지를 발표할 의향은 없으신지요?

바웬사) 노벨평화상을 받은 이유는 세계평화를 위해 일하기 위한 겁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들의 한반도 평화 메시지는 한국이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봅니다. 노벨평화상을 받은 사람들을 한국으로 부르십시오. 평화와 통일의 메시지는 노벨평화상 수상자들의 의무입니다. 한국 정부가 보다 주도적으로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바웬사 전 대통령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한국을 방문 중인 레흐 바웬사 전 폴란드 대통령을 서울지국 김환용기자가 직접 만나 폴란드 민주화 과정과 북한 문제 등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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