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이번 주에는 세 차례에 걸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주요 정책들을 비교해보는 시간으로 꾸며 드리고 있는데요. 오늘은 마지막으로 두 후보의 이민 정책을 비교해 봅니다. 김현숙 기자가 소개해드립니다.
[녹취: 유럽 난민 입국]
유럽은 현재 최악의 난민 사태를 맞고 있습니다. 세계 곳곳엔 테러 위협이 도사리고 있죠. 테러와 안보, 이민과 난민 문제는 미국이 직면한 도전이기도 합니다. 특히 1천100만 명의 불법 이민자가 살고 있는 미국에선 이민 문제가 매우 민감하고 또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습니다. 이민자들이 세운 나라, 이민자들이 섞여 살아가며 인종의 용광로라고 불리는 미국이지만, 늘어나는 불법 이민자와 테러의 위협은 미국인들이 이민자 문제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했고, 이번 대선에서도 이민 정책은 대통령 후보들이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으로 떠올랐습니다.
“이민 정책과 지지도”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극명히 다른 이민 공약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이민 정책에 대해 유권자들은 엇갈리는 반응을 보이고 있죠.
미국의 불법 이민자 대부분이 히스패닉 즉 중남미계인데요. 민주당의 클린턴 후보는 포용적인 이민정책으로 히스패닉 유권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히스패닉 유권자들 가운데 트럼프 후보에 대한 지지도는 20%대에 머무는 반면 클린턴 후보에 대한 지지도는 70%를 보이는데요. 이렇게 이민자들의 지지도에서 차이를 보이는 이유가 뭘까요?
“트럼프 후보, 미국의 안보가 우선”
트럼프 후보는 지난해 6월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미국을 다시 위대한 나라로 만들겠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 자리에서 이민문제에 대해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를 밝히게 됩니다.
[녹취: 도널드 트럼프 후보]
멕시코 이민자들은 미국에 마약과 범죄를 들여오고, 성범죄자들이라고 묘사한 건데요. 트럼프 후보는 그러면서 불법 이민자들의 유입을 막기 위해 멕시코와의 국경에 거대한 장벽을 세우고 멕시코가 건설비용을 대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죠. 그뿐만 아니라 그 누구든 불법으로 미국으로 입국하면 체포한 후 본국으로 송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이렇게 출마 선언 이후 지금까지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강력한 새 이민정책을 시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강조해 오고 있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불법 이민자가 미국인의 일자리와 급여를 앗아가는 일은 없어야 하며 미국인의 안전이 우선이라고 주장합니다.
트럼프 후보의 이민자 발언은 멕시코계를 비롯한 중남미계 이민자들만 겨냥하고 있지 않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올해 6월 테러리스트와 연계된 국가에서 오는 무슬림의 입국을 금지한다고 밝혔는데요. 앞서 지난해 12월 파리 테러와 미 서부 샌버너디노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하자 모든 무슬림의 입국을 완전히 통제해야 한다고 발표했었습니다.
[녹취: 도널드 트럼프 후보]
하지만 이 발언은 큰 논란을 낳게 되고 결국엔 강경한 자세를 조금 누그러뜨려서 테러 관련국에서 온 이민자의 입국을 금지하겠다고 밝힌 겁니다.
트럼프 후보는 또한, 미국의 가치를 공유하고 미국민을 존중하는 사람만이 미국으로 이민할 수 있도록, 사상검증을 비롯한 철저한 심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죠.
미국은 주권 국가로 이민자를 선택할 권리가 있다며 대통령이 된 첫날 범죄를 저지른 불법 이민자들을 쫓아내는 일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그러면서 자신의 이민정책을 집약한 이민정책 10개 항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10개 항에는 불법이민을 방지하는 대책으로 멕시코 국경 지역에 거대장벽을 건설하고 이민자에 대한 사상검증을 실행하며, 국경 경비를 강화하고, 연방이민국의 고용인 체류신분 확인제도(E-verify)를 강화할 것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클린턴 후보, 이민자의 가족이 함께 하는 것이 중요”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이 되고 가장 먼저 불법 이민자를 추방하겠다고 말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이민자들을 포용하는 길을 찾겠다고 약속하고 있습니다.
[녹취: 힐러리 클린턴 후보]
클린턴 후보는 지난 9월 의회 내 히스패닉 의원 모임에 참석해 히스패닉은 이웃이자 동료이고, 친구이자 가족이라며 히스패닉 의원들 그리고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는데요.
클린턴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취임 100일 안에 포괄적인 이민개혁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리고 법안을 상정해 의회가 거부하면 이민 행정명령을 통해서라도 이민자 보호 조처부터 하겠다고 말했죠. 이민자들이 가족과 함께할 수 있도록 대량 추방을 방지하고 시민권을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주겠다는 겁니다.
클린턴 후보 역시 국경과 국가 안보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동시에 미국의 경제에 도움이 되는 수백만의 이민자들을 보호하겠다는 것이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와 차이점입니다. 이민자를 강제 추방하는 것은 미국의 이념에 어긋난다는 겁니다.
클린턴 후보는 또한, 현 오바마 대통령의 이민 정책을 이어받아서 계속 추진하겠다고 약속하고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불법 이민 청소년의 추방을 유예하고, 불법 이민자들 가운데 시민권자나 영주권자의 부모에 대해서도 추방을 유예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내렸는데요. 이를 유지하고 확대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는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이 두 프로그램을 모두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이민자들 역시 다른 미국인들과 마찬가지로 경제와 건강보험, 테러 문제에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이민자들은 이민 문제 역시 매우 중요한 사안 중 하나로 여기고 있는데요. 자신들의 운명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죠. 이민자의 나라로 불리는 미국의 극명하게 다른 두 이민정책, 과연 미국인들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클린턴 후보와 트럼프 후보의 이민 정책에 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김현숙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