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들은 내년 1월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외교 현안 중 하나로 북한 핵 문제를 꼽았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ABC' 방송은 9일 인터넷 판에 ‘트럼프 당선인이 직면한 5가지 외교 분야의 도전과제’를 제시했습니다. 내년 1월 취임 직후 마주할 가장 성가신 문제들이라는 것입니다.
우선 수니파 무장단체 ISIL 격퇴가 거론됐고, 또 냉전 이후 최악으로 치달은 러시아와의 관계가 꼽혔습니다.
세 번째 도전과제는 북한이었습니다. `ABC' 방송은 “북한이 핵탄두를 소형화해 장거리 미사일에 탑재한다는 목표에 다가서고 있다”며 “김정은 재임 기간중 북한이 핵실험을 세 차례 했다는 점에 미뤄 볼 때 이 독재자가 숨막히는 경제 제재에 구애 받지 않는다는 점이 명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북한에 대해 영향력을 가진 나라는 중국이 유일하지만, 최근 미국과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갈등을 빚고 있는 점은 중국의 대북 협조를 끌어내는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ABC' 방송은 이밖에 기후변화와 터키의 불안한 정치 상황을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도전과제로 꼽았습니다.
`워싱턴 포스트' 신문도 9일 “도널드 트럼프가 직면한 광범위한 국제 현안들은 현대 미국 역사상 가장 어렵고도 위험한 문제들”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즉각적인 대응을 필요로 하는 문제들로 수니파 무장단체 ISIL 격퇴, 시리아 내전과 중동의 불안정, 미국의 선거에까지 개입한 공격적인 러시아를 꼽았습니다.
이에 더해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첫 해에 미국까지 닿을 수 있는 핵무기 탑재 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도 시급한 위협으로 지적했습니다.
미국의 금융, 경제전문 인터넷 매체인 `마켓워치'도 9일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직면하게 될 도전과제들을 제시했습니다.
`마켓워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문을 걸어 잠그고 미국 국내 현안들에만 집중하고 싶겠지만, 여러 국제 분쟁의 화염이 미국을 집어삼키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매체 역시 수니파 무장단체 ISIL 격퇴와 그 뒷처리를 첫 째 현안으로 꼽았고, 러시아의 공격적인 행보를 그 다음으로 꼽았습니다.
세 번째 현안은 핵 무장한 북한입니다. `마켓워치'는 북한이 실질적인 핵억제력을 갖추기 위한 마지막 단계에 진입했다며, 다음 미국 대통령의 외교정책유산의 성패는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달려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현재 상태로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할 가능성은 암담할 정도로 낮다고 `마켓워치'는 지적했습니다. 또, 미국의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 가능성도 낮다며, 이는 북한 내 목표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마켓워치'는 현 상황에서 미국이 취할 수 있는 최대의 선택은 북한과 직접 대화를 여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의 핵 능력을 인정해주기 위해서라거나,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설득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니라, 이렇게 소통이 없으면 심각한 오판을 내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이 매체는 미국이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 군사력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 런 움직임이 북한 문제에 대한 중국의 협조를 끌어내는 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