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서해 최전방 서북도서 전초기지를 비롯한 군 부대를 잇따라 방문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이런 움직임이 국지도발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박병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연평도에서 서북쪽으로 4.5km 떨어진 갈리도 전초기지와 북동쪽으로 6.5km 지점에 있는 장재도 방어대를 잇달아 시찰했다고 13일 보도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군사 행보에 나선 것은 이로써 이달 들어 벌써 4번 째입니다.
지난 4일 북한 관영매체에 김 위원장이 한국 정부와 군 요직 인사 제거를 위한 특수작전 대대를 시찰했다는 소식이 보도된 뒤 제1344군 부대 관하 구분대방문 그리고 서해 백령도에 근접한 마합도 포병부대 시찰이 이어졌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도발 가능성은 언제나 있다며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았습니다.
김 위원장의 특수부대 시찰에 대한 한국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의 지난 4일 반응입니다.
[녹취: 정준희 대변인/ 한국 통일부] “도발을 계속하겠다는 의지의 표출이라고도 봅니다. 또 한 가지는 북한의 내부 군에 대한 독려 그런 측면도 있고 그 다음에 어떤 특수부대 등 여러 가지 다양한 군사력을 강화시키려는 그런 의도도 같이 내포되어 있다(고 봅니다).”
특히 마합도와 갈리도, 장재도 등 남북이 대치하는 서해 최전방을 잇달아 시찰하는 데 대해서는 한국 내 정치 상황과 맞물려 경계해야 할 점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세계북한연구센터 안찬일 소장입니다.
[녹취: 안찬일 박사/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최근 한국의 정치 실정, 즉 대통령 하야니 탄핵이니 하는 그래서 100만 시위가 있다… 이런데 북한은 뭔가 착각을 하고 이것이 무슨 자신들이 바라는 대남혁명의 분위기가 성숙되고있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김정은 최고사령관이 최전선까지 나와서 부화뇌동하는, 즉 내부적으로 정세를 긴장시키고자 하는 그런 의도가 담겨 있는 것입니다.”
북한이 한국 내 정치적 상황과 미국의 정권교체기를 틈 타 존재감을 과시하고 대남 압박과 위협을 강화하려는 노림수가 깔려 있다는 분석입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김동엽 박사는 핵 억지력 뿐아니라 재래식 억지력 차원에서의 대남 위협을 통해 한국의 북한정책에 압박을 주려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특히 `조선중앙통신'에 13일 보도된 김 위원장의 갈리도와 장재도 시찰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이 있은 지 만 6년을 열흘 앞둔 때 이뤄져 위협의 강도가 다릅니다
북한이 최근 갈리도에 122mm 방사포를 배치하고 사격 진지를 새로 구축한 뒤 김 위원장이 이 곳을 시찰한 것은 사실상 처음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점에서 김 위원장의 이번 시찰이 실제 국지도발의 전조일 가능성에 한국의 전문가들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병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