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군 당국은 미국 대통령 선거 등을 앞두고 북한이 전략적인 도발을 할 가능성에 대비해 대북 감시체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미-한 군 당국은 아직까지 도발이 임박했다는 징후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군 당국은 현지시간 오는 8일 실시되는 미국 대통령 선거 전후로 북한이 풍계리 핵 실험장과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구성시 방현비행장 등에서 전략적 도발을 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 전하규 대령의 7일 기자설명회 내용입니다.
[녹취: 전하규 대령 / 한국 합참 공보담당] “미 대선 등 현 국내외 안보 상황을 고려해서 북한이 풍계리와 동창리 접적지역 등에서 전략적, 전술적 도발을 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면밀한 감시체계와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화성-10호’라 불리는 무수단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언제든 발사할 수 있는 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이와 관련해 평안북도 구성시를 포함한 북한 일부 지역에서 무수단 미사일을 탑재한 이동식 미사일 발사차량, TEL의 움직임이 지속적으로 포착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평안북도 구성시에는 북한이 지난달 20일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한 방현비행장이 있습니다.
미국 대선에 맞춰 북한이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북한이 미국 대선 전후로 무수단 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할 경우 차기 미 행정부를 겨냥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부각하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국방연구원 부형욱 박사는 특히 북한이 미국 대선이 실시되는 오는 8일부터 새로운 대통령 취임날인 내년 1월 20일 사이에 ‘미국 길들이기’ 차원에서 반드시 도발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녹취: 부형욱 박사 / 한국 국방연구원] “다음 정부가 클린턴이 되든 트럼프가 되든 미국이라는 나라가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나라이기 때문에 조만간 대북 스탠스가 굉장히 강경하게 나갈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렇게 때문에 이 기간 동안 북한이 (미국) 길들이기 차원에서 ‘우리에게 강하게 나오면 이런 결과가 나올 것이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차원에서 도발이 예정돼 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최대 사거리 3천 500km에 달하는 무수단 미사일은 태평양의 괌 미군기지까지 타격이 가능해 한국과 일본은 물론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으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무수단 미사일은 구 소련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SLBM인 ‘R-27’을 바탕으로 개발돼 지난 2007년 실전배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시험발사는 지난 4월을 첫 시작으로 지난달 20일까지 모두 8차례 실시됐지만 성공한 것은 지난 6월 22일 딱 한 차례 뿐입니다.
때문에 이번 미국 대선 즈음에 굳이 도발을 하지 않더라도 무수단 미사일을 안정적으로 실전운용할 수 있을 때까지 시험발사를 계속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한국국방안보포럼 신종우 연구위원은 북한이 실패를 거듭한 만큼 무수단 미사일의 기술적 성숙도를 충분히 고려한 뒤 시험발사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신종우 연구위원 / 한국국방안보포럼] “한국의 정치 상황이 혼란할 경우 북한이 도발을 안 하는 경향이 과거에 좀 있었어요. 미국 대선 있다면 지금쯤 발사는 하는 게 맞다고 생각을 하고, 지금 당장 안 쏘는 것으로 봐서는 국내 정치적 상황이나 미사일 기술적 성숙도를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미-한 군 당국은 북한이 미국 대선을 전후해 대형 도발에 나설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련 동향을 감시 중이지만 도발이 임박한 징후는 아직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