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는 오늘(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핵 도발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함께 비핵화가 전제되지 않은 대화 주장은 남남갈등을 유도하려는 선전공세에 불과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한국 정부는 1일 발표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올해 신년사에 대해 전체적으로 구체성이 떨어지고 새로운 비전 제시가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핵 강국’과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의 개발 마감 단계’ 등을 언급한 점에 대해서는 핵 도발을 지속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김 위원장의 ‘선제공격 능력 언급’은 과거 신년사에는 없었던 표현인 만큼 핵 능력에 대한 과시를 표출한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한국 정부는 아울러 북한이 향후 정세를 관망하며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관측했습니다.
한국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의 2일 기자설명회 내용입니다.
[녹취: 정준희 대변인 / 한국 통일부] “핵과 관련해서 핵 강국이라든지, ICBM의 마감 단계라든지, 선제공격 능력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언급함으로써 핵 도발을 지속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보여줬다고 봅니다.”
정준희 대변인은 또 대남 분야에서는 한국의 복잡한 정치정세를 활용해 통일전선전술 책동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북한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아울러 남북한 당국과 각 정당단체, 각국 동포들이 참가하는 ‘전민족인 통일대회합’ 개최를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지난해부터 나왔던 표현이라며 통일전선전략의 일환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정 대변인은 지금 이 시점에서 비핵화 대화가 아닌 대화는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비핵화 대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기존 한국 정부의 입장을 강조했습니다.
정 대변인은 북한의 신년사에 경제발전 5개년 전략이 거론되긴 했지만 구체적인 수치나 내용이 제시되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경제 부문에서 성과를 올리지 못한 점은 이례적으로 김 위원장의 ‘자아비판’으로 이어졌다고 밝혔습니다.
정준희 대변인은 김정은 위원장의 ‘자아비판’이 성과 부진에 대한 비난을 완화하고 인민을 중시한다는 인간적인 면을 부각시켜 대중적 기반을 넓히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한민구 한국 국방부 장관은 북한의 신년사와 관련해 국방 분야의 성과를 강조했지만 경제나 민생 등의 분야에 성과가 없다 보니 그런 것 같다면서 지난해 못지않게 대비태세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한 장관은 다만 현재로선 대륙간탄도미사일이든 장거리미사일이든, 우주발사체든 뭐든 간에 발사가 임박한 징후는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군 당국도 북한이 신년사에서 ‘ICBM 시험발사 준비사업 마감 단계’를 언급한 데 대해 특정 의도가 내포됐을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까지는 특이동향이 포착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 노재천 대령의 2일 기자설명회 내용입니다.
[녹취: 노재천 대령 /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로 구체적으로 칭한 것도 나름대로 어떤 의도하는 바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한-미가 현재 발사 가능한 장소로 분석하고 있는 지역 일대가 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노재천 대령은 북한의 ICBM 기술 수준에 대해서는 북한이 지난해 3월부터 수 차례에 걸쳐 대출력 고체로켓 엔진 지상사출시험 등 기술 고도화 노력을 해오고 있지만 구체적 수준을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