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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국은 훌륭한 파트너, 사드는 반대"...필리핀 반군 대화 난항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8일 베이징에서 진행된 '양회' 기자회견 도중 주먹을 쥐어보이고 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8일 베이징에서 진행된 '양회' 기자회견 도중 주먹을 쥐어보이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과 ‘훌륭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면서, 미국과 중국 양 측이 서로 다른 것을 인정하고 나아가자고 말했습니다. 오늘(8일) 중국과 세계로 생중계된 ‘양회’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밝혔는데요. 회견 내용,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얼마전 필리핀의 이슬람 반군이 독일인 여행가를 납치해 참수한 일이 있었는데요. 필리핀 정부가 지역 반군조직들을 통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 살펴보고요. 이어서, 오늘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세계 50여개국 여성들이 총파업을 벌이고 있는 이야기,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오늘(8일) 기자회견을 열었군요?

기자) 네. 지난주부터 약 2주 일정으로 중국 베이징에서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와 전국정치인민협상회의(정협)를 함께 진행하는 ‘양회’가 열리고 있는데요. 오늘 ‘중국 외교정책과 대외관계’를 주제로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중국 전역과, 위성을 통해 세계로 생중계됐는데요. 왕이 외교부장이 직접 나서서, 최근 국제정세 대한 의견과 향후 중국의 대외정책 방향을 설명했습니다. 회견 내용을 한마디로 정리해드리면, 왕 부장은 미국에 대해서 다소 유화적인 태도를 보인 반면, 북한을 상대로는 핵 포기를 요구하면서 한반도 문제에서 중국이 중재자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 대해서 유화적인 태도를 보였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왕 부장은 오늘 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 새 정부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지에 대해 “중·미 양국은 완벽하게 양호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 양 측은 정치체제의 다름을 인정해야 할 강력한 이유가 있다”면서 협력 분위기를 만들어나갈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혔습니다. 왕 부장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달 9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전화통화에서 불충돌, 불대항, 상호존중, 협력공생의 원칙에 공동인식을 이뤘다며, 두 나라는 ‘상호공생’ 관계를 도모해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중 관계가 다소 불편해졌는데, 협력하자는 뜻을 밝힌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왕 부장은 “중·미는 점점 광범위한 공동이익을 갖는데, 우리 사이에 협력 수요는 불일치보다 훨씬 크다”며 “한쪽의 성공이 다른 한쪽의 손실 위에 만들어져선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직후, 타이완이 중국에 속해있다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의문을 제기하고, 중국의 환율 조작 혐의를 지속적으로 제기하면서, 두 나라 관계가 불편해지지 않았습니까? 또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군사시설을 구축하는 데 대해 미국이 항공모함을 파견해 해당 해역을 통과하게 하면서 긴장 국면이 조성되기도 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시진핑 주석과의 통화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하겠다고 밝힌 이후, 환율조작 의혹을 비롯한 무역과 남중국해 문제 등은 대화와 협력으로 풀어나가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됩니다.

진행자) 북한을 상대로는 핵 포기를 요구했다고요?

기자) 네. 왕 부장은 오늘 회견에서 한반도 문제와 관련, “핵 보유가 안보를 가져올 수 없다. 무력 동원은 출로가 아니다”라며 북한이 핵을 포기해야한다고 강조했는데요. “한반도 핵 문제 주요 당사국은 북한과 미국이다. 한반도 문제 해결은 한 손 만으로 불가하고 두 손이 마주쳐야한다”며 미국의 역할을 역시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북한이 대화를 해야한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왕 부장은 “우리(중국)는 ‘길닦이’로 한반도 문제를 협상담판 해결의 길로 돌려 놓을 것”이라면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의 중재자 역할을 자임했는데요. 이어 왕 부장은 중국이 “그동안 미국, 한국과 접촉해 6자회담 추진에 전력을 다했다”면서, 북한이 핵개발을 강행하면서 2008년 12월 이래 사실상 중단된 미국과 남·북한, 중국, 일본, 러시아의 공동 대화를 재개시킬 것을 다시 한번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중국에게 북한을 상대로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미국을 다녀간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면담한 자리에서 ‘중국이 북한에 대해 무언가 해야한다’고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한 것으로 보도됐는데요.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도 북한 핵· 미사일 문제에 대해서 중국의 역할론을 꾸준히 강조해왔습니다. 하지만, 왕이 외교부장의 오늘 발언은 일단 북한 핵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문제에서, 대화를 중재하는 선에서 중국의 역할을 제한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한편, 왕 부장이 북한에 핵포기를 요구하기도 했지만, 한반도 문제에 미국과 한국의 책임도 있다고 주장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왕 부장은 한쪽에서는 북한이, 다른 한쪽에서는 미국과 한국이 각각 한반도 긴장을 높이고 있다며, 양측을 속도를 늦추지 않고 마주 달리는 열차에 비유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한국에서 진행중인 미국과 한국 두나라의 합동군사 훈련에 대해 “초 대규모의 군사연습”으로 “부딪힐 준비를 하는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즉각 중단을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에 대해서 위협적인 발언도 했다고요?

기자) 네. 왕 부장은 미국과 한국이 진행하고 있는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 배치가 “잘못된 선택”이라면서 “결연히 반대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사드의 관측 범위는 한반도를 훨씬 넘어서고, 그래서 중국의 안보를 위협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있는 사실”이라고 주장한 뒤, 이 때문에 “한국 안보도 위험하게 한다"고 위협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오늘(8일) 회견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미국과 한국을 비롯해 왕 부장이 언급한 당사국들의 반응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중국 내부에서는 왕 부장이 북한의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 중단을 촉구하긴 했지만, 북한의 행위에 대한 제재나 압박보다는 주변국들의 대화 노력만을 일방적으로 강조했다는 점에서 편파적이었다는 일부 반응이 있습니다. 인터넷 사회연결망 ‘웨이보’에는 ‘왕 부장이 중국 외교부장인지 북한 외교부장인지 모르겠다’는 주제의 글이 높은 호응을 받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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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필리핀 정부가 이슬람 반군 조직을 통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요?

기자) 네.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IL을 추종하는 필리핀 무장반군이 지난달 독일인 요트 여행가를 참수하는 사건이 있었는데요. 이처럼 외국인들을 납치해 잔혹한 범죄 일삼고 있는 반군 조직과의 대화에 필리핀 정부가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어려움이 있나요?

기자) 필리핀 인구가 1억200만명이 넘는데요. 7천100개가 넘는 섬들로 구성된 나라라서, 중앙 정부의 통제력이 전체 인구에 효과적으로 미칠 수 없는 환경입니다. 그래서 남부 섬들에는 이슬람 무장 반군들이 자체적인 세력을 형성해서 주민들을 통제하는 한편, 정부에 저항하는 동시에 돈벌이를 위해 외국인들을 상대로 납치와 살해를 저지르고 있는데요. 지난해 6월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후 일종의 연방국가 형태로 행정체계를 재편하면서 지역 무장세력에 부분적인 자치권을 보장하는 대신, 조직 범죄를 비롯한 폭력 행위를 멈출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들 무장 조직은 정부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고 있는 형편입니다. 자신들이 차지하고 있는 지역에 대한 자치 권한을 전면적으로 보장해 달라는 게 반군조직들의 요구입니다.

진행자) 필리핀 의회에서도 반군조직에 자치권을 주는데 부정적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4년 대표적 반군조직인 ‘모로 이슬람 해방전선(MILF)’과 정부가 평화협정을 맺었는데요. 의회는 협정 승인을 거부했습니다. 협정 추진 과정에서 MILF와 필리핀 특전사 병력이 전투를 벌여 44명의 장병이 숨진 사건이 의회 내 여론을 부정적으로 돌려놓는 계기가 됐습니다.

진행자) 어떤 무장조직이 필리핀에서 세력을 형성하고 있나요?

기자) 앞서 소개해드린 ‘모로 이슬람 해방전선(MILF)’과 ‘모로 민족 해방전선(MNLF)’, 그리고 ‘아부 샤야프’가 필리핀 3대 무장 반군 조직으로 꼽히는데요. 지난 1960년대부터 이들 무장반군에 살해된 사람이 12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들 조직 가운데 ‘아부 샤야프’는 테러단체로 지정됐기 때문에, 필리핀 정부는 MILF와 MNLF를 상대로 일부 자치권과 평화를 맞바꾸는 협상을 재개했는데요. MILF와는 일부 합의를 이뤘지만, 나머지 세력과의 대화 노력에는 이렇다 할 진척이 없는 형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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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오늘(8일)이 ‘세계 여성의 날’이군요?

기자) 네. 오늘은 유엔이 지정한 제98주년 ‘세계 여성의 날’입니다. 1908년 열악한 작업장에서 화재로 숨진 여성들을 기리기 위해 미국 노동자들이 궐기한 날을 기념해서,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해 정해진 날인데요. ‘여성 없는 하루’ 총파업이 세계 50여개국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떤 식으로 파업이 진행되나요?

기자) 지난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일정에 맞춰 워싱턴DC를 비롯한 미국 주요도시에서 열린 ‘여성행진’ 주최 측이 이번 총파업을 세계 각 지역에서 주도하고 있는데요. 주최 측은 오늘(8일) ‘여성 없는 하루’에 동참하는 방법을 세 가지로 정리했습니다. 빨간색 의상이나 소품을 착용하고, 경제 활동이나 가사 노동을 하지 않으면서, 여성이 운영하는 작은 회사나 가게들의 제품을 사는 겁니다. 일을 쉴 수 없는 여성은 빨간색 소품을 활용해 총파업 동참 의사를 표현합니다. 여성이 세계 곳곳의 경제와 사회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알리는 것이 이번 총파업의 목표라고 주최 측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파업에 나선 여성들은 집회를 열고 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여성 없는 하루’에 동참하는 여성 노동자들이 해당 지역 시간으로 오후 3시에 일터를 떠나 집회를 열고 있는데요. 여성 차별에 반대하고 양성 평등을 촉구하는 시위가 미국과 유럽 주요 도시와 한국 등 아시아 각국에서도 벌어지고요, 낙태금지 반대 집회를 비롯해 여성의 인권 향상을 위한 다양한 행사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3시에 퇴근하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여성들이 같은 일을 하는 남성들보다 봉급도 적고, 부족한 대우를 받고 있기 때문에 통상 직장인들의 퇴근시간인 6시나 5시가 아닌, 3시에 직장을 나설 수 있어야 공정하다는 상징적인 표시입니다.

진행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 여성의 날’ 축하 메시지를 냈다고요?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늘(8일) 아침 인터넷 사회연결망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나는 여성들에 대한 막대한 존경심을 갖고 있으며, 그들이 우리 사회와 경제에서 필수적인 부분을 담당하고 있음을 존중한다”고 밝히고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미국과 전세계에서 여성들의 중대한 역할을 치하하는 일에 나와 함께 동참해달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는 ‘여성없는 하루’ 총파업과 관련해서, 흥미로운 이야기 거리도 있었다고요?

기자) 네. 미국의 상징물 가운데 하나인 뉴욕 ‘자유의 여신상’의 조명이 어제(7일) 밤 갑작스럽게 꺼졌습니다. 자유의 여신상 몸 전체를 비추던 조명이 횃불과 왕관 부분만 제외하고 소등된 건데요. 자유의 여신상도 ‘여신’이니까, 여성으로 볼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자유의 여신상이 ‘여성 없는 하루’ 총파업에 동참했다는 이야기가 인터넷 사회연결망에 계속해서 올라왔습니다.

진행자) 진짜 그런 건가요?

기자) 미국 신문 USA투데이가 사실을 확인해본 결과, 누군가 의도적으로 조명이 껐던 건 아니고요. 미 국립공원관리청(NPS)이 허리케인 복구작업의 일환으로 긴급 보조 발전기를 작동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시적인 정전 사태였습니다. 하지만 불 꺼진 자유의 여신상을 보는 것도 흔치 않은 일이기 때문에 이 모습을 사진에 찍어 인터넷에 공유하는 일이 오늘 새벽까지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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