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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유엔 인권이사회서 북한 비판 "김정남 암살, 정권 성격 보여줘"


지난달 27일 스위스 제네바의 유럽 유엔본부에서 개막한 제34차 유엔 인권이사회 정기이사회 (자료사진)
지난달 27일 스위스 제네바의 유럽 유엔본부에서 개막한 제34차 유엔 인권이사회 정기이사회 (자료사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씨 피살 사건은 북한 정권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고 한국 당국이 밝혔습니다. 반면 북한은 한국 정부가 이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제네바주재 한국대표부의 최경림 대사는 9일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 회의에서, 북한 정권의 인권 유린과 관련한 최근 사례로 김정남 씨 피살 사건을 지적했습니다.

[녹취: 최경림 대사] “The recent chemical weapon murder in the Kuala Lumpur airport clearly demonstrate the regime’s…”

일본 '후지TV'가 공개한 지난달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 CCTV 영상. 북한 지도자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가운데)이 두 여성으로부터 독극물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격을 받은 직후 공항 보안 관계자와 얘기하는 모습이 보인다. 김정남은 이후 공항 진료소까지 직접 걸어서 이동했지만 진료소에서 몸 상태가 급격히 악화됐고,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후지TV'가 공개한 지난달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 CCTV 영상. 북한 지도자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가운데)이 두 여성으로부터 독극물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격을 받은 직후 공항 보안 관계자와 얘기하는 모습이 보인다. 김정남은 이후 공항 진료소까지 직접 걸어서 이동했지만 진료소에서 몸 상태가 급격히 악화됐고,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발생한 화학무기를 이용한 살인 사건은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심지어 국제법까지 위반하는 등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하는 북한 정권의 성격을 분명히 보여준다는 겁니다.

최 대사는 북한이 정권 유지라는 과대망상에 집착해 반인도 범죄를 자행하고 있다며, 그 규모와 잔인성이 이미 국제사회가 용납할 수 있는 범위를 넘었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최경림 대사] “It’s paranoia accounts for hundreds of thousands of innocent prisoners……”

북한 정권의 과대망상으로 인해 수 십만 명의 무고한 수감자들과 3만여 명의 탈북자가 발생했다는 지적입니다.

최 대사는 북한 정권에 인권 유린의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는 국제적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며, 최근 발표된 북한인권 유린의 책임 규명에 관한 유엔 전문가그룹의 보고서를 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북한 정권에 인권 유린의 책임을 묻기 위해유엔 인권최고대표와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제네바주재 북한대표부의 한대성 대사는 이날 회의에서 북한은 최근 말레이시아에서 발생한 사건과 무관하다고주장했습니다.

[녹취: 한대성 대사] “The DPRK has no connection with the incident of sudden death of the DPRK citizen in Malaysia……”

북한 말레이시아에서 북한 국적자가 갑자기 사망한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겁니다.

한 대사는 이번 사건은 당사국 간에 해결돼야 할 인도적 사안이라며, 한국이 이번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은 반론권을 통해, 이번 사건에 현지 주재 북한 외교관 1명을 비롯한 북한인 8명이 연루됐다는 말레이시아 당국의 발표를 인용하면서, 이를 통해 북한 정권이 이번 사건에 결정적으로 관여한 것에 의문의 여지가 없다는 결론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일본의 나가오카 칸수케 공사는 이번 인권이사회에 북한인권 결의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나가오카 공사] “Together with EU, Japan is submitting a draft resolution on human rights situation in the DPRK…”

북한의 인권 유린에 대한 책임 규명과 처벌을 계속 추구하기 위해 유럽연합과 함께 북한인권 결의안을 제출할 것이란 설명입니다.

나가오카 공사는 또 북한의 인권 유린 가운데 특히 외국인 납치 문제에 대해 계속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 라이츠 워치도 이날 회의에서 북한의 인권 범죄에 대한 책임 문제를 진전시키기 위한 의미 있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단체는 또 별도로 발표한 성명에서, 유엔 인권이사회가 북한의 인권 유린을 기록하고 보존하는 서울사무소를 강화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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