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 배치를 위한 미국과 한국 정부 사이의 부지 공여 절차가 마무리됐습니다. 이에 따라 사드 배치는 한국에서 차기 대통령 선거가 실시되는 다음달 이후 완료될 전망입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외교부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위한 주한미군지위협정 상의 부지 공여 절차가 20일 완료됐다고 밝혔습니다.
경북 성주군 성주골프장 부지를 주한미군에 넘겨 사드를 배치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이에 따라 주한미군은 사드 배치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시설구역과 환경분과위의 세부 협의가 최근 완료되면서 한국 국방부와 주한미군이 19일 부지 공여 승인을 주한미군지위협정 합동위에 요청했고, 20일 승인을 받음으로써 사드 부지 공여 절차가 완료됐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지난 2월 28일 경기도 남양주의 군용지와 맞바꾸는 방식으로 성주골프장을 롯데 측으로부터 넘겨받았으며 주한미군지위협정에 따라 부지를 미군 측에 공여하는 절차를 밟아 왔습니다.
한국 측이 주한미군에 공여한 부지 면적은 약 30만㎡ 규모입니다.
주한미군은 사드 부지 지형 등에 관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본격적으로 기지설계 작업을 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드 기지설계가 완료되면 한국 측이 기지 공사를 하게 되는데, 주한미군지위협정에 따르면 한국 측은 미군기지가 들어설 부지와 함께 기반시설도 제공해야 합니다.
이에 따라 한국 국방부는 사드 부지에 대한 환경영향 평가도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입니다.
주한미군은 기지공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사드 장비와 병력을 배치할 계획입니다.
미군은 지난달 6일 미 텍사스 포트 블리스 기지에 있던 사드 요격미사일 발사대 2기를 경기도 오산기지로 옮겼으며 현재 사드 장비 운송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들 장비는 사드 부지와 가까운 경북 왜관 미군기지에서 대기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본격적인 사드 장비의 반입은 다음달 이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사드 배치 완료 시점은 물리적으로 다음달 9일 차기 대통령 선거 이후가 될 전망입니다.
한국 국방부 문상균 대변인도 지난 17일 기자설명회에서 사드 배치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문상균 대변인 / 한국 국방부] “현재 진행되는 상황으로 봐서는 단기간 내에 마무리되기는 쉽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올해 중 사드를 배치해 작전운용한다는 게 미-한 군 당국의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국방부 군비통제차장을 지낸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북한의 도발 위협으로 한반도가 불안정한 지금 상황에서 사드 배치의 본격화는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문성묵 통일전략센터장 / 한국국가전략연구원] “결국 북한 핵, 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우리 한-미 간의 그동안 협력과 노력, 이런 것들이 이제 가시적으로 결실을 맺어 가는 과정이고 또 우리는 가급적 최대한 빨리 배치를 하겠다는 입장을 가지고 왔기 때문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봐야겠죠.”
성주 골프장에 배치될 사드 포대는 차량형 이동식 발사대 외에도 레이더와 요격미사일, 차량형 교전통제소, 발전기, 냉각기 등으로 편성됩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