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에서 열리고 있는 북한자유주간 행사에서 탈북자들이 북한 고아들의 실태에 대해 증언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고아들에 대한 정확한 통계자료가 없고 이들에 접근할 수 없는 것이 문제라며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김현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자유주간 행사 나흘째인 26일, 조지타운 대학에서 북한 고아 문제와 관련된 행사가 열렸습니다.
북한에서 고아원과 관련된 일을 했던 탈북자 김지영 씨는 북한 고아들의 영양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아 성장발달이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탈북자 김지영] “고아원에는 7살짜리 애들 키가 남한의 2~3살짜리 애들 정도 밖에 자라지 못한 애들이 대다수입니다. 유엔에서 참관을 오면 고아원에서 제일 허약한 아이들을 돌아보게 하는데요, 그 아이들의 영양 상태는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입니다.”
김 씨는 유엔이 고아원에 지급한 식량이나 옷, 물건 등이 장마당에 팔려나가고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녹취: 탈북자 김지영] “이런 환경을 보고 유엔에서 지원이 많이 들어왔는데요, 분유나 옷 등 지원 물자가 들어오면 고아원을 운영하는 분들이 이런 것을 팔아 자신의 생계를 유지하고 아이들의 생계를 유지하고, 이런 방식으로 시스템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김 씨는 특히 이들 고아가 8살 때부터 농사나 건설 일에 동원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환경을 견디지 못하는 아이들이 `꽃제비’가 돼 거리에서 생활할 수밖에 없으며, 이들에 대한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2014년 북한을 탈북한 강혁 씨는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시절 부모를 잃고 고아원에 보내진 사촌동생이 영양실조로 죽었다며, 유엔이 지원하는 물자가 고아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탈북자 강혁] “저희 사촌동생이 2년 만에 죽었어요. (고아원에) 거기 가서. 유엔에서 수많은 지원을 해줬는데, 공급이 제대로 고아원에 갔다면 그 애들이 죽지 않았겠죠. ”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북한이 어린이 보호에 관한 국제협약에 가입했지만, 실제로 북한 고아들은 전혀 보호를 받지 못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고아들에 대한 통계자료가 거의 없고, 이들에 대한 접근이 불가능해 국제사회가 이들을 돕는 데 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칼라튜 사무총장] “Due to the lack of access and data, there is very little that can be for them at least in North Korea. ”
북한 고아들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이들에 대한 접근과 통계자료 구축 등 구체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설명입니다.
수전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는 시리아 난민의 경우에 죽은 3살 짜리 아이 사진이 국제적 반향을 일으켰지만, 북한의 경우는 같은 일에 대해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며 안타까워했습니다.
숄티 대표는 지난 2013년 라오스에서 탈북 청소년 9명이 강제 북송됐을 당시, 미 의회에서 에드 로이스 의원과 엘리엇 앵글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갖고 이들의 안전을 위해 호소했고, 얼마 뒤 북한은 이들의 얼굴을 방송에 공개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수잔 숄티 대표] “But I bring this up, because raising this issue was what saved their lives and we need to continue to talk about this…”
바로 이런 것이 국제사회가 북한 고아 문제에 관심을 갖고 목소리를 높여야 하는 이유라는 설명입니다.
북한자유주간 닷새째인 27일에는 한국 외교부의 이정훈 북한인권대사가 주최하는 세계탈북자총회가 열릴 예정입니다.
VOA 뉴스 김현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