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 앞으로 다가온 한국의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각 후보 진영의 선거운동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선거운동이 어떤 방법으로 이뤄지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선거운동은 자신의 의견 또는 소속 정당의 정책을 선전하며 지지를 호소하는 것을 말합니다.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이 여러 지역에서 국민들과 만나 자신을 뽑아달라고 호소하는 겁니다.
한국의 제19대 대통령 선거 공식 선거운동 기간은 지난달 17일 시작돼 선거 전 날인 이달 8일까지 총 22일입니다.
한국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먼저 후보자들은 각 도시, 지역별로 전국에 339개의 선거연락소를 설치하고 약 4천 명의 선거사무원을 선임해 선거운동을 할 수 있습니다.
선거운동 첫 날인 지난달 17일 지역마다 후보자들의 얼굴과 이름이 적힌 선거홍보용 현수막이 내걸렸습니다.
[Effect] 문재인 / 유승민 후보 사운드
각 후보의 이름과 기호가 적힌 옷을 입은 선거운동원들이 지하철역과 버스정류장, 전통시장 등 인파가 몰리는 곳에서 본격적인 선거운동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후보자들은 또 선거벽보나 선거공보 등 인쇄물이나 시설물을 이용해 선거운동을 할 수 있습니다. 후보자 한 명이 전국에 3천 400여 개의 현수막을 거리에 게시할 수 있습니다.
본격적인 선거운동 개시와 함께 최근 들어서는 방송이나 신문을 이용한 선거운동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습니다.
지난 15대 대선 당시 후보들 간 TV토론회가 도입되면서 후보들은 발품을 들이지 않고 유권자들에게 얼굴과 정책을 알릴 수 있게 됐습니다. TV를 통해 토론이나 연설, 광고를 선보이는 ‘미디어 유세전’이 자리를 잡은 겁니다.
[Effect: TV 토론회 사운드] “(심상정 후보) 다 좋은데 단설유치원을 더 이상 짓지 않겠다 이것 때문에 학부모들이 걱정이 많으세요.” (안철수 후보) “한 마디로 유치원 교육을 무상교육하자는 겁니다. 그래서 마치 초등학교의 공립과 사립의 큰 차이가 없듯이 부모님들 부담을 덜어드리자는 게 핵심입니다.”
한국의 유권자들은 이 TV토론회를 통해 후보들의 공약과 정책 방향을 제대로 알고 또 검증할 수 있기 때문에 TV토론회의 역할은 갈수록 비중이 커지고 있습니다.
또 방송광고는 TV, 라디오 방송 별로 1회 1분 이내에서 각 30회씩, 신문광고는 오는 7일까지 70회 이내에서 가능합니다.
여기에다 후보자와 후보자가 지명한 연설원이 1회 20분 안에서 방송 별로 각 11회씩 방송연설을 할 수 있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는 기호 1번 문재인 후보와 기호 3번 안철수 후보가 각각 법정 최대 횟수인 44회를, 기호 2번 홍준표 후보는 11회의 방송연설을 신청했습니다.
다만, TV에서 방송 연설을 한 번 하는 데는 미화 약 35만 달러, 라디오방송 연설의 경우 3만 달러 정도 비용이 들어 군소후보들에게는 부담입니다.
역시 가장 대중적인 선거운동은 거리 유세전입니다.
[Effect] 안철수 후보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큰 대로변이나 길거리에서 대통령 후보가 직접 나와 자신을 홍보하는 겁니다.
거리 유세는 역세권뿐 아니라 대학가, 시내 한복판, 전통시장, 야구장 등 인파가 몰리는 곳이면 어디서나 이뤄집니다. 공개장소에서의 연설, 대담은 오전 7시부터 밤 10시까지 가능합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남상덕 주무관의 설명입니다.
[녹취: 남상덕 주무관 / 한국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연설-대담 차량을 이용해서 돌아다니면서 연설원도 할 수 있고 후보자 당사자도 할 수 있고 연설원은 그 날에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이면 누구든지 연설을 할 수 있거든요. 후보자 누구누구는 어떠한 이유에서 찍어주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할 수 있고요.”
인터넷과 이메일, 문자 메시지를 이용한 선거운동도 활발합니다.
올해 1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음성, 화상, 동영상이 포함된 문자메시지 발송도 가능해졌습니다. 문자를 통해 유세 일정을 알리고 유권자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겁니다.
특히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SNS, 사회관계망 구축 서비스를 이용한 온라인 선거운동도 상당히 치열해졌습니다. 시간이나 공간적 제약을 극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실제로 후보자들은 유세현장을 SNS를 통해 생중계하고 있습니다. 기호1번 문재인 후보의 ‘문재인 TV’가 대표적입니다.
[Effect] 홍준표 후보 SNS 사운드
기호 2번 홍준표 후보는 특유의 거침없는 발언을 엮은 ‘홍카콜라’ 시리즈를 SNS에 올려 주목을 끌고 있고 검사 시절 활약상을 담은 인터넷용 짧은 만화-웹툰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기호 3번 안철수 후보는 가상현실 기법을 활용해 차별화에 나섰습니다. 유세 현장을 360도 입체영상으로 촬영해 생중계하고 있습니다.
기호 4번 유승민 후보는 ‘SNS 지지선언: 힘내라 유승민’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으며 기호 5번 심상정 후보는 공식 SNS 계정을 통해 자신의 일상을 공개하는 등 유권자에게 다가가는 모습입니다.
이와 관련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남상덕 주무관은 최근 다양한 SNS를 활용한 선거운동 방식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남상덕 주무관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자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선거운동을 하는 방법이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에 최근 방송이나 라디오, SNS와 관련된 선거운동 방법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어서 대통령 선거에 22일이라는 선거운동 기간 동안 후보자가 자신을 효율적으로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해서 최근 페이스북, 트위터 등 선거 운동 방법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한편 한국에서의 이러한 다양한 선거운동으로 불편을 호소하는 일도 늘고 있습니다. 선거운동 자동차에 설치된 확성기 장치 등에서 나오는 소음, 거리 유세에 따른 교통체증, 원치 않는 문자메시지 등이 대표적입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경찰 측은 피해신고가 접수되면 현장에 출동해 소리를 낮추도록 하거나 교통체증 발생 시 차량을 이동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법률 규정에 벗어나지만 않으면 누구나 자유롭게 자신의 정견을 밝히고 지지를 호소할 수 있는 선거운동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바뀌고는 있지만 민주적인 정부를 구성하는 기초라는 점에서 한국의 대통령 선거는 진정한 민주주의의 출발점이자 핵심입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