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으로 조기 실시되는 이번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은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이번 대선은 과거와는 달리 지역주의가 약화됐다는 평가입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한국의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9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실시됩니다.
한국의 19대 대통령 선거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따라 당초 예정보다 반 년 이상 앞당겨 실시됩니다.
이에 따라 이번 선거에 출마한 주요 후보들은 정권 교체와 새로운 정치구도 형성 등을 놓고 저마다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하는 가운데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과 관련해서는 한국 정부의 주도적 역할론을 강조했습니다.
문재인 후보는 북 핵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는 ‘진짜 안보’가 필요하다며 6자회담과 같은 다자외교를 강조했습니다.
문재인 후보의 지난달 23일 TV 토론회 내용입니다.
[녹취: 문재인 후보 / 더불어민주당] “다자외교를 주도해 나가면서 북한 핵을 완전하게 폐기하고 남북관계를 대전환 해 낼 복안이 있고 자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홍준표 후보는 핵무장론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굳건한 미-한 동맹 아래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해 미국의 전술핵을 한반도에 들여오겠다는 겁니다.
안철수 후보는 북 핵 6자회담 재개와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4자 평화회담 주도를 내걸었습니다. 또한 미-한 동맹을 바탕으로 중국을 설득하는 외교적 노력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안철수 후보 / 국민의당] “한-미 동맹을 공고히 하고 중국 정부를 적극 설득해서 대북 제재에 동참하기를 요구할 겁니다.”
유승민 후보는 이 땅에 절대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며 대통령이 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략을 논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한반도 안보 위기와 관련해 문재인 후보는 전시작전통제권 조기 환수를 비롯해 남북평화협정, 북-미 관계 정상화 등 포괄적 해결론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홍준표 후보는 북 핵 한반도 안보 위기는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 당시 미화 70억 달러 이상을 북한에 퍼줬기 때문이라며 북한 김정은의 눈치를 보며 구걸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유승민 후보 역시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북한으로 흘러 들어간 돈으로 북한이 2006년 10월 1차 핵실험을 했다고 거들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19대 대선에서는 지역주의와 색깔론이 과거에 비해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한 여론조사 기관이 지난 1~2일 이틀간 유권자 천 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1%가 이번 대선에서 지역주의가 약해졌다고 답했습니다.
경상도와 전라도 등 지역에 따라 투표 성향이 갈리던 이전 선거보다 지역주의가 크게 약해졌다는 겁니다.
실제 올해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경우 모두 정당의 정치적 기반은 호남, 즉 전라도인 반면 후보들의 출신 지역은 경상도에 속하는 부산으로 지역별 ‘묻지 마 투표’ 경향이 이전 대선에 비해 약해졌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선거운동 막바지에 홍준표 후보의 지지율 상승 현상에는 영남 지역의 보수 성향 표가 집결했다는 분석도 있어 선거 결과에 어떻게 반영될지 주목됩니다.
정치평론가인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객원교수입니다.
[녹취: 박상병 객원교수 / 인하대 정책대학원] “기존의 진영논리를 대변했던 지역주의, 이른바 호남과 영남의 대치관계도 사실상 붕괴됐습니다. 19대 대선은 지역주의가 상당부분 완화된 첫 대통령 선거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9일 대통령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반드시 지정 투표소를 찾아 투표해야 하며 투표하러 갈 때는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등 신분증이 필요합니다.
아울러 올해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영문 알파벳 등의 기호가 표시된 투표 인증사진을 사회관계망 서비스, SNS에 게시하거나 문자메시지를 통한 전송이 가능해졌습니다.
다만 기표소 안에서 투표용지를 촬영해 SNS에 올려서는 안 되며 투표소로부터 100m 안에서 투표참여를 권유하는 행위도 금지됩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