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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북-중 매체 설전, 양국 관계 근본 변화 아냐”


중국 정부 초청으로 지난 3월 방중한 북한 리길성 외무성 부상(왼쪽)이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중국 정부 초청으로 지난 3월 방중한 북한 리길성 외무성 부상(왼쪽)이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북한과 중국의 관영매체들이 최근 상대국 정부를 비난하며 설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일부에서 북-중 관계가 근본적으로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미국의 전문가들은 그런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김정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워싱턴의 연구기관인 스팀슨센터의 윤 선 선임연구원은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중국을 대놓고 비난하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윤선 선임연구원] “There are definitely some changes between..."

두 나라 사이에 뭔가 변화가 있지 않고는 북한이 이런 식으로 중국을 비난하지는 않는다는 설명입니다.

워싱턴의 또다른 연구기관인 대서양위원회의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대중국 비난이 자신들에 대한 중국의 압박을 겨냥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매닝 선임연구원] “I think in North Korean Perspectives..."

북한 측의 비난은 개인 명의의 논평 형식을 취했지만 중국에 대한 북한 정부의 불만을 그대로 전했으며, 이는 핵무기 포기를 압박하는 중국 정부에 대한 반발이라는 것입니다.

미 해군분석센터의 켄 고스 국장은 중국 관영매체들의 최근 주장은 한반도 문제에서 중국 정부의 변화를 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고스 국장] “From China's point of view..."

북한에 더 이상 도발하지 말라고 경고하면서 어길 경우 이전과는 달리 미국 정부에 동조해 대북 제재를 강화할 것이란 중국 정부의 입장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고스 국장은 북-중 두 나라가 서로 관영매체를 동원해 상대방에 대한 압박을 시도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내 전문가들은 두 나라 관영매체 간 공방을 근거로 북-중 관계에 근본적으로 문제가 생겼다고 보는 건 무리라는 견해를 보였습니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북한에 대한 중국의 자세가 변한 것이 분명하다고 북한 문제 전문가인 고든 창 씨는 강조했습니다.

[녹취: 창] “At this moment the ralationship is getting worse..."

새로 들어선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측에 강한 대북 압박을 주문하고, 여러 가지를 생각한 중국 정부가 이에 따라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근본적으로 변한 것이 없다고 브루킹스연구소의 리처드 부시 선임연구원은 지적했습니다.

[녹취: 부시 선임연구원] “I can't say..."

중국이 대북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꾼 건 절대 아니라는 겁니다.

윤 선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도 중국 `환구시보’가 '북-중 상호원조조약'까지 들먹였지만, 현 시점에서 '조-중 원조조약' 파기 같이 두 나라 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꿀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녹취: 윤선 선임연구원] “Whether this fundamentally change the foundation..."

점진적인 변화는 있겠지만 중국이 북한을 포기하는 것 같은 일은 없을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북-중 관계에서 최근 점진적 변화가 있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하면서도, 이것이 근본적인 변화로 이어질지 말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3일 '김철'이란 개인 이름으로 '조-중 관계의 기둥을 찍어버리는 무모한 언행을 더이상 하지 말아야 한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실었습니다.

이 통신은 논평에서 북-중관계의 '붉은 선'을 중국이 난폭하게 짓밟으며 서슴없이 넘어서고 있다며 중국 당국을 격렬하게 비난했습니다.

이에 대해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북한과 논쟁하지 말고, 북 핵 보유에 타협하지 마라'는 논평에서 북한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

VOA 뉴스 김정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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