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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북-중 긴장 관계 틈타 대북 관계 강화'


지난 201년 7월 북한-러시아 협력 사업으로 건축된 라진항 부두에서 석탄 선적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 201년 7월 북한-러시아 협력 사업으로 건축된 라진항 부두에서 석탄 선적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북한과 중국 관계가 긴장 상태에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대북 관계를 강화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서방의 압력에 대한 지렛대로 활용하려 한다는 지적입니다. 김정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의 전략정보 분석업체인 `스트랫포'(Stratfor)가 최근 '러시아가 북한에서 기회를 잡다' (Russia Seizes an Opportunity in NOKOR)란 제목의 보고서를 냈습니다.

보고서는 북-중 관계가 점점 악화하는 가운데 러시아가 북한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이 북한의 핵무기를 막으려고 대북 제재 강화를 고민하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이득을 취하려 한다는 것입니다.

중국은 북한의 6차 핵실험을 막기 위해 북한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습니다. 이런 중국의 압박을 의식한 듯 북한 관영매체는 중국 정부를 강하게 비난했고, 이에 중국 관영매체가 북한을 비난하는 논평을 내는 등 현재 북-중 관계는 긴장 상태에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는 대북 관계를 강화해 대서방 관계에서 지렛대로 사용하려 한다고 `스트랫포'는 분석했습니다. 대북 관계를 이용해 서방과의 관계에 영향력을 미치겠다는 것입니다.

미국을 포함한 서방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크림반도 합병을 이유로 러시아를 제재하고 있고, 이로 인해 러시아는 현재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있습니다.

러시아가 최근 여러 분야에서 북한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 입니다.

러시아와 북한은 최근 라진 항과 블라디보스토크 항을 연결하는 정기 여객화물선 노선을 신설했습니다. 두 나라는 또 북한 항구를 이용한 러시아 물자 운송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북한 노동자 송출도 눈길을 끕니다. 러시아는 약 3만2천 명인 자국 내 북한 노동자를 더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노동자 송출은 북-러 경협에서 가장 성공한 분야입니다.

이밖에 지난 1월에는 러시아철도청 대표단이 북한을 찾아 라진-하산 철도 개선 문제를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러시아는 또 중국이 대북 제재의 하나로 연료 공급을 중단할 경우 대신 북한에 연료를 공급할 뜻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러시아는 그동안 북한에 연료를 꾸준히 수출해 왔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이 미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에 대한 '완충국가'(Buffer state)로 남기를 원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강화되는 상황에 북-러 관계로 맞설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한편 러시아가 북한과의 관계에서 중국이 그동안 해왔던 역할을 완전하게 대체하기는 힘들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다만 북한에 압력을 가하려는 미국의 계획에 대북 관계를 이용해 일정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보고서는 또 대북 관계 강화에서 기대하는 대서방 지렛대 역할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VOA 뉴스 김정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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