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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대북 추가제재 수단 충분…송금망 끊고 원유 공급 차단해야”


지난 3월 유엔 안보리에서 더욱 철저한 대북 제재 이행을 위한 결의안을 채택했다.
지난 3월 유엔 안보리에서 더욱 철저한 대북 제재 이행을 위한 결의안을 채택했다.

미국의 대북 선제 타격 논의가 잦아들면서 북한 핵과 미사일 개발을 저지하는 가장 현실적 수단으로 제재 압박 강화가 다시 부각되고 있습니다. 전쟁을 피하면서 북한을 옥죌 수 있는 제재 방안엔 어떤 게 있는지 백성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제재 전문가들의 논리는 대북 제제가 소용 없다는 일각의 인식을 일축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녹취: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 “No one should say that there’s nothing more that we can do as far as sanctions go…”

미 하원 외교위원회 자문관인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는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대북 압박을 위해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불법 행위를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 역시 전세계 금융망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흐름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입니다.

[녹취: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 “Even the most reclusive regime, criminal organization or terrorist group is tied to the global financial order. Dirty money eventually flows across borders and, given that the U.S. dollar serves as the global reserve currency, 95 percent of all international financial transactions are denominated in dollars…”

검은 돈도 결국 국경을 지나가고, 국제 금융거래의 95%가 달러로 이뤄지는 만큼 아무리 폐쇄적인 정권이나 범죄조직, 테러세력이라 하더라도 세계금융질서에 묶여 있다는 지적입니다.

브루스 벡톨 안젤로 주립대 교수는 이런 환경을 이용해, 북한이 확산 활동을 통해 얻은 수익을 다시 확산에 전용하는 악순환을 끊는 것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제시했습니다.

[녹취: 브루스 벡톨 교수] “Proliferations in places like Africa, almost dozen countries in Africa, mostly sub-Saharan Africa, the Middle East…”

북한은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 국가들과 중동의 이란, 시리아, 그리고 예멘의 후티 반군, 하마스, 헤즈볼라 등 무장정파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확산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어 이를 겨냥한 조치가 보강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지난 수 년 간 관련 첩보를 수집해온 벡톨 교수는 북한이 이란과 거래를 시작하면서 아프리카의 모잠비크, 콩고민주공화국 출신을 중개인으로 활용해 이들에게 15~30%의 수수료를 떼어주고 거액의 자금을 중국, 싱가포르, 베트남 등 은행에 예치하는 식으로 돈세탁을 해왔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앙골라, 콩고민주공화국, 모잠비크 등에 무기류를 판매하고 받은 대금을 현지 은행에 예금한 뒤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들 은행에 차명으로 개설한 복수의 계좌로 옮겨 정권의 필요에 따라 다양한 경로를 통해 북한으로 현금을 유입시킨다고 덧붙였습니다.

벡톨 교수는 이 같은 불법 활동에 대응하기 위해선 충분한 재원을 갖춘 대규모 국제 반범죄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루스 벡톨 교수] “So the way to go after them for that kind of activity is we have to have a large scale, well-resourced, international anti-crime network ourselves…”

북한 자금과 연루된 은행, 거래 내역, 접촉선, 현지 책임자, 돈의 흐름을 면밀히 추적하기 위해선 우수한 분석력뿐 아니라 정부 간 공조체제 등 막대한 노력이 필요한 만큼 최대한 빨리 관련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는 겁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기존 제재 중에서도 근본적인 수단들에 무게를 뒀습니다. 유엔 안보리 결의 2270호에 명시된 대로 북한이 선박을 제3국에 등록해온 관행을 완전히 중단시키고, 각국이 북한과 연루된 자국 기업에 벌을 주지 않을 수 없도록 유엔 결의와 미국 법을 철저히 준수토록 강제하는 방안입니다.

[녹취: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 “There are countries in the world that are allowing reflagging of North Korean freighters, there are countries that are not fully vetting businesses on their soil…

여기에 중국 등 북한을 지원하는 제3국도 제재 대상으로 삼는 ‘세컨더리 보이콧’도 중요한 이행 수단으로 거론됩니다.

앤드류 여 미국카톨릭대 교수는 특히 대북 제재를 위반하는 중국 기업을 더 자주 지목하거나 해당 업체 명단을 공개함으로써 해외 투자자들이 이들 기업들과의 거래를 꺼리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동시에 미국은 중국 정부가 자국법을 적용해 북-중 기업간 불법 행위를 처벌하도록 적극 유도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벡톨 교수는 이 과정에서 중국 정부가 아니라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을 추적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루스 벡톨 교수] “We are not going after the Chinese government, we are not saying that the Chinese government did anything wrong, we are saying companies within their borders are violating the sanctions…”

중국 출신인 윤 선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은 단둥 훙샹그룹의 경우와 같이 제재 위반 증거가 확실하고 당국자를 기소하지 않는 한 중국 정부는 관련 기업의 처벌에 협조할 것이지만 미국이 중국 정부를 겨냥할 경우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때마다 대북 제재 수위가 대폭 강화됐지만 새롭게 압박을 가할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 “There are any number of things that can be done including…”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는 북한을 국제송금망인 ‘스위프트’에서 배제시켜 현금유입을 차단하고, 북한 관광 관련 거래를 중지시키며, 북한의 식량 수출을 금지시키는 방안들을 제시했습니다.

또 북한의 해외노동자 파견 금지를 추진하고, 생계 목적일 경우 석탄 등 광물 수출을 허용하는 안보리 결의 조항을 수정하며, 대북 원유 수출을 금지하는 조치도 추가 압박 수단으로 제시했습니다.

다만 인도주의 위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생계 예외’를 완전히 없애선 안되고, 식량과 소비재 수송을 위해 북한에 휘발유가 수출되는 것까지 막아선 안 된다는 단서를 달았습니다.

래리 닉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위원은 원유 공급이 막힐 경우 북한의 운송 체계와 공장이 마비되고 군수 부문에 큰 차질을 빚게 된다며 에너지 공급을 차단하는 것이 북한 정권의 현 행보를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압박 수단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미 해군과 해안 경비대 등에 밀수품을 실은 것으로 의심되는 북한 선박을 가로막을 권한을 부여하고, 더 나아가 북한을 드나드는 모든 선박을 검색하는 방안도 새 제재에 추가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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