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주도하는 국제태권도연맹 (ITF)은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한국 무주 시범공연을 올 상반기에 꼭 성사시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는 그럴 분위기가 아니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 체육계 관리가 한국 태권도 당국과의 스포츠 교류를 계속 추진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오스트리아 빈에 본부를 둔 국제태권도연맹 (ITF)의 한 관계자는 28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당초 지난해 가을로 예정했던 ITF 시범단의 한국 무주 방문을 올해 반드시 현실화시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남북관계 경색으로 당장은 상호 교류가 어렵다는 관측이 많지만 1~2달 가량 지나면 방한 일정을 구체화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는 설명입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의 핵실험 여파로 남북 간 민간교류가 막힌 상황에서 비현실적 계획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서로 차이점을 좁혀야 한다”며 “(WTF 측과) 빨리 서로 만나 필요한 협상을 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이어 “시범단에 북한 선수들이 다수 포함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지만 구체적인 세부 사안은 실무접촉을 통해 결정할 문제”라고 덧붙였습니다.
남북한이 태권도시범단의 교차방문을 추진 중이라는 사실은 지난해 9월 장웅 ITF 명예총재의 발언을 통해 처음 알려졌습니다.
장 명예총재는 당시 ‘VOA’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주도하는 세계태권도연맹 (WTF) 조정원 총재가 북한 선수들이 주축이 된 ITF 시범단을 무주에 초청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장웅 ITF 명예총재] “요전에 조정원 총재 선생이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무주에 초청하는 편지를 보내왔고, 올해 10월이나 11월에 성사시켜 보자 하고 보내왔습니다.”
장 명예총재는 WTF측의 초청에 긍정적 답변을 전달했고, ITF 역시 WTF 시범단의 평양 방문을 초청했다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조정원 WTF 총재 역시 다음날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리용선 ITF 총재에게 9월4일 서신을 보내 ITF 시범단을 다음달 서울에 초청하겠다는 뜻을 전했다는 겁니다.
지난 2014년 8월 장웅 총재와 조정원 총재가 발전적 협력을 약속한 의정서에 서명하면서 구체화된 두 연맹 간 이 같은 교류 계획은 그러나 지난 6일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제동이 걸렸습니다.
특히 한국 정부가 북한 핵실험에 대응해 민간 차원의 남북교류를 한시적으로 중단하는 조치를 취하면서 지난해 최고로 활성화된 남북한 간 태권도 협력 역시 큰 차질을 빚게 됐습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29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ITF 측으로부터) 무주 방문과 관련한 제안을 받은 바도 없고 해당 단체가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이라는 말을 들은 적도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또 그런 제안이 들어온다 해도 “4차 핵실험 국면이라는 현 상황에서 유엔의 대북 제재 결과와 국제사회의 동향을 살펴보고, 향후 북한의 태도를 본 뒤에 종합적으로 판단할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