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들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고 주장하는 발사체에 큰 관심을 보이며 비중있게 보도했습니다. 미국의 대응 방안이 현실적으로 매우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제기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언론들은 북한이 주장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소식을 속보로 전하면서, ICBM 진위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습니다.
‘AP 통신’은 “ICBM을 시험발사했다는 북한의 주장이 사실일 경우, 북한은 잠재적 핵 재앙의 기폭장치로 여겨졌던 레드 라인 (금지선)을 넘은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ICBM 여부와 상관 없이 북한이 미국 알래스카를 공격할 수 있게 됐고, ICBM 범주에 들어갈 수 있는 기술적 진보를 이뤘다는 전문가들의 발언을 소개했습니다. 그러나 ‘지구 어느 곳이라도 타격할 수 있다’는 북한의 주장은 현실과 거리가 먼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 역시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해 북한의 미사일이 실제 미 본토에 다다를 수 있는지 여부에 집중했습니다.
미사일 전문가인 참여과학자연대의 데이비드 라이트 박사는 이 신문에, 미사일이 578 마일을 비행하는데 37분이 걸렸다면, 이는 1천7백 마일 이상의 고도에 도달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성능은 하와이나 미국 48개 주에 도달하기엔 충분하지 않지만, 적어도 알래스카 전역에는 도달이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신문은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이 신속하고 꾸준히 진전하고 있는 것과는 별개로 긴 비행시간이 북한이 핵을 탑재할 정도로 복잡한 ICBM 기술을 갖춘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ICBM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 성공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고 보도했습니다.
‘NBC’ 방송은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북한 무기 전문가 조셉 뎀프시 연구원의 발언을 토대로,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이 진보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뎀프시 연구원은 이 방송에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이건, ICBM이건 상관 없이, 지금까지 시험한 것 중 가장 긴 시스템”이라면서 “이는 북한이 진전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시험발사의 파장과 미국의 대응 방식에 대해서도 다양한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비관적이었습니다.
‘CNN’ 방송은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대한 선택지가 많이 남지 않았다는 전문가들의 발언을 소개했습니다.
‘미국을 위한 진보’의 애덤 마운트 선임연구원은 “정말 어려운 질문은 (이번 사태를 토대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너에 몰려, 전쟁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느낄지 여부”라면서, 미국의 어떤 전술이나 어떤 지렛대도 이전과 같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마이클 모렐 전 중앙정보국 CIA 부국장은 ‘CBS’ 방송에 출연해, 더 이상의 좋은 선택지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모렐 전 부국장은 군사 공격의 경우 제2의 한국전쟁을 불러일으키고, 동시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변국들에게 핵무기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동시에 외교적 행동 또한 김 위원장이 핵 프로그램 포기를 놓고 협상을 할 리가 전혀 없기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모렐 전 부국장은 밝혔습니다.
‘AP’ 통신도 “미국과 한국의 공격으로 북한 지도부를 제거할 수 있겠지만, 이는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중무장된 국경 인근에 살고 있는 많은 한국인을 죽일 수 있다”며 북한에 대한 무력공격이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