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두 유력 매체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와 관련해 상반된 북한 문제 해법을 제시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이들은 각각 북한과의 대화와 북한 정권 교체를 주장했습니다. 김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ICBM 발사를 두고 `뉴욕타임스' 신문과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이 각각 대화와 체제 변환을 해법으로 제시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5일자 사설에서 이번 ICBM 발사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은 북 핵 프로그램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것과 북 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중국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북한과의 직접대화가 필요하다는 점은 알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신문은 그러면서 북 핵 문제 해결과 관련해 유일한 희망이 지난 5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미-북 간 비공식 접촉에서 보였다고 평가했습니다. 미 국무부의 고위급 외교관이 참석한 이 접촉의 결과로 북한에 장기 억류됐던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가 석방됐다는 겁니다.
신문은 풀려난 웜비어 씨가 결국 사망했고 북한 정부가 웜비어 씨의 사인에 관해 설명해야 하지만, 북한에 여전히 억류된 다른 미국인 3명을 송환하고 북 핵 프로그램과 미사일 문제 해법의 실마리를 마련하려면 이와 같은 접촉이 계속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 등 정치인들이 협상을 선호하지는 않겠지만, 지금까지의 대북 압박이 실패했고, 대북 군사행동은 큰 피해를 가져온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1994년에 대화로 북한의 핵 개발을 거의 10년 간 동결시킨 제네바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보수 성향의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은 사설을 통해 대북 강경책을 주문했습니다.
이 신문은 5일자 사설에서 이번 ICBM 발사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요구를 계속 거부해 온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미국에 대한 위협이 이제는 긴급한 대응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신문은 일단 북 핵 동결을 위한 대화에 나서라는 주문도 있지만 핵 동결은 언제든 북한이 필요할 때 파기할 수 있는 약점이 있다며, 가장 좋은 방안은 김정은체제 교체를 위한 종합적인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신문은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 미국 정부가 억지력과 미사일 방어체제를 강화하고 한반도 주변국들이 북한과의 관계를 끊도록 설득하며, 북한이 시험발사하는 미사일을 격추하고 북한 내부에 지도부의 범죄를 알리는 정보를 유입시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중국이 문젯거리의 하나임을 미국이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중국과 북한 사이 교역이 올 들어 오히려 증가했고 중국 기업들이 대북 제재를 계속 위반한다는 것입니다.
신문은 중국의 행동은 북한의 위협을 빌미로 미국을 동북아시아에서 밀어내기를 기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의 도움 여부에 관계없이 김정은 정권을 무너뜨릴 강한 전략만이 수 백만 미국인들의 생명에 대한 북한의 위협을 없앨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 김정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