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가 북한의 해외 노동자 송출을 금지하는 내용의 대북 제재 법안을 채택했습니다. 북한 정권 유지와 핵과 미사일 개발에 사용되는 자금줄을 봉쇄하겠다는 건데요, 현재 북한은 최대 40여개 국에 12만 명의 노동자를 파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해외 노동자 파견국과 규모에 대해서는 조사기관마다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올해 3월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한 북한인권보고서에서, 한 때 적어도 45개국이 북한 노동자들을 수용한 것으로 보고됐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의 오경섭 북한인권연구센터 부센터장은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열린 국제회의에서, 북한이 전세계 20~40여개 국에 11만~12만여 명의 노동자를 파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오 부센터장은 북한 노동자가 러시아에 3만 명, 중국에 7~8만 명, 쿠웨이트에 4~5천 명, 아랍에미리트연합에 2천 명 등 11만 명에서 12만3천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그러나, 서울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정보센터 부설 북한인권기록보존소의 윤여상 소장은 지난해 3월, 북한이 해외에 파견한 근로자가 세계 20여개 국에 5~6만 명이라고 밝혔습니다.
윤 소장은 북한이 파견한 인력은 중국과 러시아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중동, 몽골, 아프리카 등 20여개 국가가 확인되고 있다며, 여기에 소규모 인원을 파견한 국가를 포함하면 40여개 국가라고 덧붙였습니다.
미 국무부는 지난해 8월 의회에 제출한 ‘북한인권 증진 전략보고서’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체류하는 23개 국가를 구체적으로 밝혔습니다.
또 올해 3월 발표한 북한인권 보고서에서는 5-8만 명으로 추산되는 북한 노동자가 러시아와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에서 노동에 종사하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미 의회 산하 미중경제안보검토위원회는 지난해 10월 공개한 연례 보고서에서, 2016년 8월 기준으로 중국에서만 북한 노동자 7~8만 명이 일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정권은 이들 해외 노동자들을 통해 10억 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마르주키 다루스만 전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지난 2015년 보고서에서, 북한이 해외 노동자 송출을 통해 연간 12억 달러에서 23억 달러를 벌어들인다고 밝혔습니다.
미 국무부는 대부분의 경우 북한 정부가 해외 노동자들의 총수입의 70-90%를 가져가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실소득은 월 100 달러 정도라며, 북한 정부는 이를 통해 연간 10억 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