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한국 군 당국의 평가 결과 북한이 지난 26일 쏜 발사체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또 일부 미사일 전문가는 북한이 이번에 ‘저각 발사’를 시도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이 지난 26일 발사한 발사체가 단거리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의 발사체 발사 직후 300mm 방사포 또는 단거리 발사체라고 잠정평가한 지 사흘 만에 나온 미-한 군 당국의 중간평가입니다.
북한은 지난 26일 오전 강원도 원산과 가까운 깃대령 일대에서 단거리 발사체 3발을 발사했으며 이 가운데 2발은 250여 km를 비행했고 1발은 발사 직후 폭발했습니다.
한국 군 관계자는 북한 발사체의 고도와 사거리 등 초기 정보만을 분석했을 때는 300mm 방사포에 가장 가까운 것으로 평가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당시 청와대는 북한 발사체가 개량된 300mm 방사포로 추정되며 정확한 특성과 제원에 대해서는 한국 군 당국이 정밀분석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이 쏜 발사체의 최고 고도가 약 50여 km로, 발사 각도도 평상시와는 달랐다고 밝혔습니다.
때문에 북한이 발사각을 최대한 끌어올린 고각발사가 아니라 저각발사를 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한국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이춘근 연구위원은 지난 26일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일반적인 탄도미사일 치고는 고도가 낮았다면서 새로운 미사일일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이춘근 선임연구위원 / 한국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일반적인 스커드나 이런 것들을 사거리 짧은 것을 낮은 각도로 일부러 쐈는지, 아니면 새로운 미사일인지 그 것을 좀 봐야 해요. 단거리 새로운 것을 쏠 수도 있죠. 단거리 미사일 같은 경우에는 좀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게 고체 추진제를 쓰는 단거리 미사일 같은 게 있을 수 있거든요.”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김동엽 교수 역시 저각발사를 언급하며 전체적으로 방사포보다는 탄도미사일, 그리고 KN-02 보다는 스커드 계열 미사일일 가능성에 주목했습니다.
김 교수는 이어 북한 미사일이 250여 km를 날아가면서 고도가 50km 나왔다는 것은 북한이 미사일로 무언가 새로운 운용전술을 만들기 위한 의도였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김동엽 교수 /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일반적인 고도보다 더 낮게 단시간 내에 목표물에 접근할 수 있는 방식이라고봐야겠죠. 그렇게 되면 기존에 있는 추력이 좋은 미사일을 이용해서 발사를 정상적으로 발사하는 게 아니라 멀리 날아가는 각도가 30-40도 정도 된다고 하면 더 낮은 25도 정도의 각도로 탄도가 날아가게 만들어서 거리가 짧게 하고 시간도 짧게 만드는 거죠. 그래서 250km 정도를 50km 고도로 날아가면 3-4분이 채 안 걸리거든요. 우리가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고요.”
김 교수는 아울러 북한의 이번 미사일 도발이 주한미군 사드 배치와 관련돼 있을 가능성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사거리 250km의 미사일을 50km 고도로 발사했을 경우 종말단계에서 결국 사드의 요격 고도 40~150km를 벗어나게 된다는 겁니다.
[녹취: 김동엽 교수 /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사드의 배치를 염두에 두고 또 우리의 대응을 염두에 두고 북한이 지금 기존에 가지고 있는 탄도미사일을 저각발사 통해서 발사 고도를 낮추고 날아오는 시간도 단축해서 우리가(한국이) 방어하는 것을 어렵게 하는 제한을 가하려는 의도로 이런 실험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보는 거죠.”
한편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이 쏜 발사체가 300mm 방사포든,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든 모두 도발로 간주된다며 만약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한다면 뼈저리게 후회하도록 완벽히 응징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