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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북한 작황조사 무산…식량사정 4년째 파악 못해"


지난 7월 북한 평양-원산 고속도로가 지나는 상원군에서 주민들이 소를 끌고 밭일을 하고 있다.
지난 7월 북한 평양-원산 고속도로가 지나는 상원군에서 주민들이 소를 끌고 밭일을 하고 있다.

유엔의 북한 내 작황 조사가 올해도 무산됐습니다. 4년째 북한 주민들의 정확한 식량 사정을 파악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김현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올해도 유엔에 작황 조사를 요청하지 않았다고 유엔 식량농업기구 FAO가 밝혔습니다.

산드라 페라리 식량농업기구 대변인은 11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11일 현재 북한 당국으로부터 올해 작황조사를 위한 어떠한 요청도 받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식량농업기구와 세계식량계획 WFP는 북한 당국의 요청이 있을 경우에만 작황 조사를 위해 북한에 실사단을 파견하고 있습니다.

작황 조사는 일반적으로 본격적인 추수 직전이나 추수 시기에 실시됩니다. 올해의 경우 9월 중순부터 옥수수 수확이 시작되기 때문에 늦어도 9월 말까지는 실사단이 북한에 도착해야 하지만 11일 현재 북한 당국으로부터 어떠한 요청도 없었다는 게 페라리 대변인의 설명입니다.

식량농업기구는 지난 1955년부터 세계식량계획 WFP와 함께 매년 한 두 차례 실사단을 북한에 파견해 작황과 식량안보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 왔습니다.

방북 조사는 이후 2000년대 들어 4차례 중단되기도 했지만 2010년부터 2013년까지는 3년 연속 조사가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2014년과 2015년, 2016년에는 북한당국의 요청이 없어 무산됐습니다.

유엔의 작황 조사는 실사단이 현지 관리들과 협동농장 관계자들을 만나고, 수확 또는 재배 중인 곡식을 점검해 수확량과 식량 부족분을 산출하는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아울러 식량 사정이 취약한 지역을 선정해 병원과 개별 가구 등을 조사하고, 이를 토대로 주민들의 식량 섭취량과 확보 경로, 영양 상태 등을 파악합니다.

앞서 식량농업기구 ‘세계정보, 조기 경보국’의 크리스티나 코슬렛 아시아 지역 담당관은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작황 조사 없이도 북한 농작물 수확량은 어느 정도 추정할 수 있지만, 구체적 실상을 아는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코슬렛 담당관] “We can pretty well estimate the yields without CFSAM, but without entering the county, we can’t assess remotely food security situation in DPRK… ”

식량 부족에 시달리는 지역과 계층, 부족 식량 종류와 지원 품목 등 북한 주민들의 전체적 식량 상황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한국의 북한 농업 전문가인 권태진 GS&J 인스티튜트 북한 동북아연구원장도 11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비슷한 우려를 전했습니다.

[녹취: 권태진 GS&J 인스티튜트 북한 동북아연구원장] “북한에 들어가보기 전에는 전혀 북한 곡물 생산량에 대한 정보 자체가 전혀 거의 없는 상태죠. (작황 조사는) 북한 정부로부터 신뢰할 만한 정보를 얻고 정보가 맞는 것인지 눈으로 확인하는 절차를 하는 거니까 (올해 작황 조사가 이뤄지지 못하니) 올해 내에는 북한 작황을 알기 어려워 지는 것이죠. ”

한편 식량농업기구는 앞서 7월 발표한 ‘북한 식량농업 세계정보 조기경보 체계 보고서’에서 올해 가뭄이 2001년 이래 가장 심했다며 올 가을 쌀 등 주요작물의 피해가 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식량농업기구의 당시 자료는 6월 말까지 인공위성을 통해 분석한 정보를 토대로 작성된 것이어서 이후 상황은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 농무부 경제조사서비스는 최근 발표한 ‘쌀 전망 보고서’에서 북한이 올 가을 추수에서 지난해와 같은 수준인 도정 후 기준으로 160만t의 쌀을 생산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미 농무부의 네이든 차일즈 수석 연구원은 앞서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이 같은 전망은 8월까지의 북한 날씨와, 강우 형태, 위성 사진, 농자재 현황, 관개 상황, 대체 작물 재배 실태와 식량 가격 등을 토대로 한 결과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네이든 차일즈 미 농무부 수석 연구원] “The forecast was a multi-agency effort involving analysts from the Foreign Agricultural Service, the Economic Research Service, and the Farm Service Agency. Several factors were considered in making the production forecast…”

차일즈 수석 연구원은 올해 북한의 쌀 수확량은 지난 5년 간 평균 북한의 쌀 수확량보다는 낮지만 가뭄으로 큰 피해를 입은 2015/2016 양곡연도에 비해서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VOA 뉴스 김현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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