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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문답] 안보리 새 대북제재결의 2375호 주요내용과 특징


미국 뉴욕의 유엔 본부 건물 (자료사진)
미국 뉴욕의 유엔 본부 건물 (자료사진)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응한 유엔 안보리의 새 대북제재 결의 2375호.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함지하 기자와 더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북한의 핵실험 8일 만에 채택된 결의 2375호, 핵심 내용 그리고 특징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소개해 주시죠.

기자) 네, 새 결의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북한의 섬유 수출을 전면 금지하는 조치와 북한으로 들어가는 원유와 석유 정제품의 판매에 상한선을 뒀다는 점입니다.

진행자) 먼저 섬유 수출을 살펴볼까요? 섬유라고 한다면 북한이 만든 의류도 포함이 되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결의 2375호에 섬유 수출 금지를 명시한 조항에는 직물과 부분적 혹은 완전히 완성된 의류 제품도 포함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최근 언론들은 중국 기업들이 북한 업체들에 의류 생산을 위탁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하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중국 기업들의 주문을 받아 의류를 만들던 북한 업체들에 제약이 가해지게 됐습니다.

진행자) 섬유를 통해 벌어들이는 금액이 얼마나 됐나요?

기자) 유엔주재 미국 대표부는 북한이 지난 3년 간 연 7억6천만 달러를 섬유와 관련된 수출을 통해 벌어들였다고 밝혔습니다. 또 한국의 무역진흥기구인 ‘코트라’는 지난해 북한의 수출품 중 의류가 차지하는 비중은 27.5%였다고 발표했습니다. 더욱이 전체 수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던 석탄 등 광물이 본격적으로 제재된 이후, 의류 수출 비중은 더욱 늘어나고 있었는데요.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북한의 대중 수출 순위에서 '편물을 제외한 의류'(HS코드 62)는 수출액 약 2억 2천만 달러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진행자) 섬유 수출 제한으로 북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얼마나 될까요?

기자) 의류 관련 품목은 지난해를 기준으로 북한의 5대 수출품목에서 2개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앞서 안보리가 5대 수출품 중 석탄과 철광석, 수산물의 수출을 막지 않았습니까? 결국 이번 섬유 제재로 북한의 5대 수출품이 모두 금지된 겁니다. 실제로 미국대표부는 이번 제재로 지난 2016년 북한의 공개된 수출액 가운데 90%, 즉 27억 달러를 옥죄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전면 금지된 섬유와 달리, 북한의 원유 수입량에는 상한선이 생겼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새 결의는 액화천연가스(NGL)와 천연가스의 개발과정에서 나오는 액상탄화수소의 북한 판매를 전면 금지했습니다. 그러나 당초 전면 금지될 것으로 알려졌던 정제된 석유 제품은 연간 200만 배럴의 상한선이 그어졌습니다. 올해 10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는 50만 배럴까지로 정해졌고요. 정제된 석유 제품은 연 450만 배럴이 북한으로 유입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원유의 경우 지난 12개월 판매치로 알려진 400만 배럴을 넘어서는 양을 북한으로 수출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북한은 약 30%에 달하는 원유와 석유 관련 제품을 수입하지 못하게 됐다고 미국 대표부는 밝혔습니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발언을 하고 있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발언을 하고 있다.

진행자) 앞서 말씀하셨지만, 기존에 공개됐던 내용보다는 다소 완화된 것이군요?

기자) 네. 앞서 저희 ‘VOA’는 지난 6일 미국이 작성한 결의안 초안 내용을 보도했었는데요. 당시 초안에는 원유와 정제된 석유 제품의 전면 금지 조치가 담겨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에 반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의견이 반영됐고, 이후 초안 수정 작업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공개된 초안에서 달라진 부분은 또 어떤 게 있나요?

기자) 가장 눈에 띄는 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빠졌다는 점입니다. 당초 초안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에 대한 자산동결과 여행금지 조치가 포함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결의에는 이 두 사람은 물론,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과 김기남 선전선동부 부장까지 빠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고려항공에 대한 자산동결 내용이 삭제됐고요. 아울러 북한 노동자들을 사실상 전면 금지한다는 내용도, 신규 노동자를 추가하지 못하는 것으로 다소 완화됐습니다.

진행자) 그 밖에 주목해야 할 조치도 소개해 주시죠.

기자) 네. 공해상에서 북한 선박을 검색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다만 초안에는 북한 선박을 검색할 때 군사력을 이용할 수 있다고 했지만 이번 결의에 그 내용은 빠졌습니다. 그렇지만 선박이 대북제재 결의 위반 품목을 실은 것으로 의심되는 경우, 유엔 회원국이 선박이 등록된 국가의 동의를 얻어 검색을 할 수 있도록 했고요. 만약 선박의 등록국이 이를 거절하거나, 선박이 거부할 경우, 안보리가 문제의 선박을 제재할 수 있는 조치가 포함됐습니다.

진행자) 중국과 러시아 등이 주장했던 대화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6자회담에 대한 안보리 지지를 재확인하는 한편, 6자 회담의 재개도 촉구하고 있습니다. 또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 또한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제 새 제재의 틀은 짜여졌고, 앞으로 어떤 부분을 주목해야 하죠?

기자) 우선 각 유엔 회원국들이 이번 결의를 어떻게 이행하는 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원유와 석유 관련 제품의 경우, 안보리 대북제재 위원회가 별도의 웹페이지를 만들어 각 양을 표시하도록 했는데요. 제대로 된 양을 기입하려면, 북한에 석유 등을 공급 혹은 판매한 나라가 정확한 양을 보고해야 합니다. 이런 부분이 주목됩니다.

진행자) 이전 결의들과 마찬가지로 이행보고서 제출 의무가 따르죠?

기자) 맞습니다. 채택 90일 안에 각 유엔 회원국들이 결의 2375호에 대한 이행보고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각 나라들이 2375호와 관련해 어떤 조치를 취할 지 가늠해 볼 수 있게 될 전망입니다. 또 얼마나 많은 나라가 참여할 지도 큰 관심사입니다.

지금까지 함지하 기자와 함께 새 대북 제재 결의 2375호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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