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 간 북한 관련 화제성 뉴스를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 시간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의 `완전 파괴'를 언급하는 등 강한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이에 대해 해외에 거주하는 탈북자들은 다양한 반응을 내놨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전세계 190여개 나라 정상들이 모인 뉴욕의 유엔총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9일 취임 후 첫 기조연설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약 5분에 걸쳐 북한 정권을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특히 “미국은 엄청난 힘과 인내심을 갖고 있다"며,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 한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시키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Rocket Man is on a suicide mission for himself and for his regime."
이어 핵·미사일 개발에 몰두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부르며, 그가 “자신과 자기 정권을 위해 자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세계 최대 강국 미국 대통령의 이런 초강경 발언에 대해 국제사회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는데요, 해외에 거주하는 탈북자들도 다양한 견해를 밝혔습니다.
탈북자들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수밖에 없다’고 밝힌 부분에 주목했습니다.
1990년대 말 탈북해 현재 영국에 거주하고 있는 유럽북한인권협의회 간사 박지현 씨입니다.
[녹취: 박지현] “트럼프 대통령 연설 전에 트위터에 ‘로켓맨이 잘 있냐’ 하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전화통화한 이야기 보고 무슨 이야기를 할까 궁금했는데, 파멸, 자살행위 이런 너무 강한 말을 하시는 거예요. 이전에 미국 대통령들은 이렇게 까지는 말을 안 했거든요.”
박지현 씨는 북한 정권과 국제사회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반기면서도 우려도 감추지 않았습니다.
[녹취: 박지현] “속 시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북한에 김 독재자 외에 수많은 북한 주민도 살고 있는데, 북한 자체를 파멸시키면 주민들은 어떻게 되나 불안함도 들고 생각이 교차되더라고요..”
박 씨는 또 미국 정부의 대북정책을 지지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주민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은 점이 가슴 아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이 국제사회가 북한을 더욱 고립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3년 전 미국에 입국한 탈북 남성 김마태 씨는 북한에 ‘받는 소는 소리 없이 받는다’는 속담이 있다며, 북한 사람들은 행동을 취하게 전에 큰 소리를 내는 법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마태] “원래 조선 속담에 받는 소, 소가 받을 때 소리 없이 받잖습니까. 너무 허풍적이지 않는가.. 생각도 들어갑니다.”
김 씨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말에 대한 신뢰를 쌓지 못한 대통령이 아니냐며, 강한 경고로 들리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마태] “북한에 대한 경고로 의미가 해석될 수 있는데, 좋기는 하지만 그게 허황한 소리로 들리지 않겠는가, 원래 미국 대통령들은 실제로 행동에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제재를 하긴 했지만 영향을 미치지 못했단 말입니다.”
김 씨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북한을 고립시키려는 메시지라는 점에서는 공감하지만 북한에 압박은 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은 북한 주민들도 겁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2011년 미국에 입국한 탈북 남성 로버트 최 씨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그동안 북한의 도발 수위가 계속 높아져온 점을 감안하면 상식적인 내용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오히려 한국의 대통령들이 유엔에서 트럼프 대통령 같은 메시지를 전했어야 했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녹취: 로버트 최] “한국의 지도자들은 그렇게 강한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는 것이 아쉽고요, 미국은 강하게 이야기 함으로서 미국의 안보를 위해서 중요하고 세계 평화를 위해 그냥 강하게 어필했을 뿐이라는 거죠.”
로버트 최 씨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중국과 러시아 두 나라를 겨냥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로버트 최] “북한을 동조하는 나라들에 대한 경고 메시지가 있을 거 같아요. 중국이나 러시아가 실제적으로는 제재한다고 말로 하지만 하나도 안 했잖아요. (중국과 러시아도)긴장하겠죠. 긴장하고 있고 주시하겠죠.”
최 씨는 중국이 북한의 붕괴나 파괴를 바라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로버트 최] “김정은을 적당히 지켜주고 같은 공산국가니까, 그런데 미국은 계속 그렇게 잡고 있으면 미국이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것을 보여준 거죠. 북한에 대해서.”
최 씨는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총회 발언이 단순한 경고에 그칠 것 같지 않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분명 전임 대통령들과는 다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