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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해설] 트럼프 대통령 이란 합의 불인증과 북한 핵 


지난 1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대이란 정책에 대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 1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대이란 정책에 대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이란의 핵 합의 준수에 대한 인증을 거부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북한 핵 문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들은 이번 결정이 북한을 염두에 둔 것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반도 주요 뉴스를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미국의 니키 헤일리 유엔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에 대해 `북한에 보내는 완벽한 메시지’라고 말했는데요. 무슨 의미인가요?

기자) 헤일리 대사의 발언은 북한과의 핵 협상이 이뤄질 경우 절대로 어정쩡한 합의는 없을 것이란 점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줄곧 지난 2015년 7월, 이른바 P5 플러스 원. 즉, 미국 중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등 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이 이란과 맺은 핵 합의가 1994년의 미-북 간 `기본합의’ 처럼 허점투성이라고 비판해 왔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앞으로 북한과 합의를 위한 합의를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얘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임 행정부 시절의 미-북 간 대화나 합의를 부정적으로 평가해 온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인데요, 헤일리 대사의 발언은 미국이 앞으로 북한과의 핵 합의 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 폐기’ 외에 다른 방안은 고려하지 않을 것이란 의미로 풀이됩니다. 북한은 이번 결정에서 “미국이 매우 까다로운 합의를 기대할 것이란 점을 배워야 할 것”이라고 말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발언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두 합의를 거론하며, 부정적으로 평가해 왔다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이 `폭스 뉴스’ 기고문에서 밝힌 내용인데요, 헤일리 대사도 `이란이 제2의 북한이 되지 않도록 트럼프 대통령이 확실히 하려 하고 있다'고 이번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의 이번 결정이 북 핵 문제 해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견해도 만만찮은 것 같습니다.

기자) 무엇보다, 북한 내 강경파의 입지를 강화시켜 북 핵 문제의 외교적 해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란과의 핵 협상은 몇 년에 걸쳐 진행된 다자간 외교 노력의 결과물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나 협상을 더욱 꺼리는 명분을 제공할 것이란 지적입니다.

진행자) 앞으로 이란 핵 문제가 주요 외교안보 현안으로 부각될 경우 이 역시 북 핵 문제 해결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요?

기자) 네, 트럼프 행정부는 출범 이후 줄곧 북 핵 문제를 최우선 외교안보 현안으로 다뤄왔고, 바로 이 때문에 북 핵 문제에서 어떤 형태로든 결말을 보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없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두 가지 핵 문제가 겹칠 경우 북 핵 문제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미국은 전통적으로 중동 지역에 우선순위를 두고 대처해 왔기 때문에 이란 핵 문제가 북 핵에 우선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에 대해 이란과의 핵 협상에 참여했던 독일과 영국, 프랑스,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 모두 비판적이지 않습니까. 이런 기류가 북 핵 공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요?

기자) 그럴 수 있습니다. 이들 나라들은 미국의 결정과 관계없이 이란과의 핵 합의를 계속 준수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이들은 정상 간 전화통화 등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강력히 만류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번 일을 계기로 미국과 갈등이 빚어질 경우 북 핵 문제 공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입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과 파리기후변화협약, 유네스코 탈퇴에서 드러난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는 이미 국제사회의 적잖은 반발을 불러왔는데요, 여기에 이란의 핵 합의 준수 여부에 대한 불인증이 더해지면서 자칫 북 핵 공조가 약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한반도 주요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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