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7일부터 이틀간 한국을 국빈방문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일정이 특별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바로 비무장지대 방문 여부 때문인데요. 비무장지대는 남북한이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중무장한 병력과 화력으로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한반도 분단의 상징적인 현장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비무장지대 방문 여부가 왜 특별한 관심사가 된 건가요?
기자) 이 문제를 놓고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들 사이에서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는 언론보도 때문입니다. 미국의 유력 매체인 `워싱턴 포스트’ 신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보좌진들은 현 시점에서 대통령의 비무장지대 방문이 적절한지 여부를 놓고 치열한 논란을 벌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과거에 한국을 방문하는 미국 대통령들은 예외 없이 비무장지대를 방문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비무장지대는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 방문했고요, 이어 1960년에 대통령 자격으로 방문한 게 처음입니다. 이어 린든 존슨, 제럴드 포드, 지미 카터, 로널드 레이건, 아버지 부시, 빌 클린턴, 아들 부시, 그리고 바락 오바마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미국 대통령들의 방한 일정에는 늘 비무장지대 방문이 포함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왜 트럼프 대통령의 비무장지대 방문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건가요?
기자) 잘 아시다시피 북한의 핵. 미사일 도발과 위협,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나서 상호 험담을 주고 받는 이례적인 상황이 빚어지면서 한반도가 일촉즉발의 긴장 상태에 처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한 병력이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비무장지대를 방문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비무장지대 방문 찬성과 반대 쪽 논리를 좀 소개해 주시죠?
기자) 찬성론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이 북한에는 경고를 보내고, 한국에는 미국의 굳건한 방위공약을 재확인하는 의미가 있다는 주장입니다. 반면 반대론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이 이미 높아질 대로 높아진 한반도 긴장 상태를 더욱 고조시킬 뿐 아니라 안전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과거에도 미국 대통령의 비무장지대 방문이 이번처럼 논란이 됐던 적이 있었나요?
기자) 조지 W. 부시 대통령 때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2002년 방한 직전에 북한을 `악의 축’이라고 비난했는데요, 이런 부시 대통령의 방문이 북한을 더욱 자극할 것이란 주장이 제기됐었습니다. 결국 이런 점을 감안해 부시 대통령은 남북 간 협력을 상징하는 비무장지대 내 경의선 도라산역을 방문했고, 연설에서는 미국이 북한을 침공할 의사가 없으며, 대화를 원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역대 대통령들이 비무장지대를 방문하면 뭘 했나요?
기자) 앞서 말씀 드린 대로 북한에는 도발 가능성을 경고하고, 한국에는 방위공약을 재확인했습니다. 가령 클린턴 대통령은 1993년 비무장지대 방문 중, “북한의 핵무기 사용은 북한의 종말을 의미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또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지난 4월 방한 중 찾은 비무장지대에서 “북한은 내 얼굴에서 결의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비무장지대 방문을 일정에 포함시키느냐 여부는,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의 대북 메시지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겠네요?
기자)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워싱턴 포스트’ 신문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와 한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비무장지대 방문이 한반도 긴장 상태를 더욱 고조시킬 것을 우려해 반대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방문 일정에서 제외한다면 대북 경고나 위협 보다는 좀더 유화적인 메시지를 보내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을 겁니다.
한반도 주요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