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60일째 미사일 도발을 하지 않으면서 미국과 북한 간 대화 가능성이 다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한반도 주요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북한이 마지막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게 두 달 전이었군요?
기자) 네, 북한이 마지막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게 지난 9월15일이었으니까, 내일(14일)로 꼭 60일이 됩니다.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모두 14차례에 걸쳐 19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는데요, 한 달에 2-3번꼴로 미사일을 발사한 겁니다. 발사 간격은 짧게는 3일에서 길게는 29일이었으니까, 두 달째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고 있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북한이 두 달째 미사일 도발을 하지 않았다고 해서 미-북 간 대화 개시를 점치는 건 성급하지 않은가요?
기자) 맞습니다. 미국은 이미 같은 사안에 대한 그릇된 평가로 낭패를 본 적이 있기 때문에 매우 신중한 입장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17일째 미사일 도발을 하지 않고 있던 지난 8월22일, “북한이 우리를 존중하기 시작한 사실을 존중한다”며 “뭔가 긍정적인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었고요, 또 같은 날 틸러슨 장관도 “북한이 자제하고 있어 기쁘다”며 “우리가 바라던 신호의 출발점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이 발언이 나온 지 사흘 만에 3발의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미-북 간 대화 가능성이 어떤 맥락에서 나오는 건가요?
기자)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발언이 계기가 됐는데요, 조셉 윤 특별대표는 북한이 60일째 미사일 도발을 하지 않는다면 `미-북 간 대화 시작을 위한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틸러슨 장관이 기자회견에서 이에 공감의 뜻을 밝히면서 좀더 힘을 얻고 있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실제로 대화와 관련한 구체적인 움직임이 있습니까?
기자) 겉으로 드러난 움직임은 없습니다. 그러나 미 행정부 고위 인사들의 발언은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노력을 엿보게 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시아를 순방 중인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발언의 강도를 낮추면서, 자신의 순방 활동에 대해 인신공격성 비방을 가한 북한에 대해 대응 톤을 크게 낮춘 것이 주목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친구가 되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북한과의 대화 노력이 `시간 낭비’라고 했던 것과는 크게 다른 분위기인 것 같군요.
기자) 네, 틸러슨 장관도 트럼프 대통령이 달라졌다고 인정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로 서울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미-북 간 대화와 관련해 `모종의 움직임을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틸러슨 장관은 북한과 메시지를 주고 받을 수 있는 2-3개 채널을 가동하고 있다고 거듭 확인하면서, 미-북 양측이 서로 대화를 할 때가 됐다고 할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렇지만 북한은 달라진 게 없어 보이는데요.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비난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지요. 미 국무부에 따르면 북한은 여전히 대화를 위한 어떠한 진지한 신호도 보여주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미국에 대한 북한의 비난 강도가 종전에 비해 약하고, 또 보복 조치도 언급하지 않고 있다며 주목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60일 간 추가 미사일 도발을 하지 않고 있는 게 미-북 간 물밑접촉에 따른 것이라면,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을텐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러나 이는 확인이 어려운 부분이고요. 그 보다는 기술적 필요에 따라 미사일 발사를 중단하고 있을 것이란 관측도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틸러슨 장관이 “김정은은 내일이라도 미사일 추가 발사로 우리를 놀라게 할 수 있다”고 한 것은 바로 이런 점을 지적한 것입니다. 결국, 현 시점에서 미-북 간 대화 재개 여부는 북한의 행동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반도 주요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