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 하면서 국제사회의 관심은 다시 중국에 모아지고 있습니다. 대북 제재가 실제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중국의 참여가 절대적이기 때문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북한에 대한 원유 공급 중단을 요청했지요?
기자) 네, 원유야 말로 북한의 생명줄이자, 북한에 가장 큰 `고통’을 가할 수 있는 물자라는 판단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대북 제재의 목적을 달성하려면 이 생명줄을 차단하는 것이 절대 필요하다는 겁니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의 표현을 빌리자면 원유 공급 중단은 `북한을 멈추게 하는 핵심 조치’입니다.
진행자) 북한에 원유 공급을 중단되면 어떤 사태가 생기게 되나요?
기자) 원유가 없으면 북한 내 공장 가동과 물자 수송 등 기본적인 산업 활동이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이미 극도로 열악한 북한의 산업 부문이 사실상 마비될 가능성이 크고, 이는 북한 정권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바로 이 때문에 원유 차단은 여느 다른 물자의 유입을 중단하는 것과는 비교하기 어려운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진행자) 원유는 군사 활동과도 직접적인 관련이 있지 않나요?
기자) 맞습니다. 원유가 공급되지 않으면 군 장비를 운용할 수 없고, 이는 곧바로 군대의 기동력과 훈련 등 전투력 저하로 이어지게 됩니다. 원유는 핵과 미사일 개발에도 매우 중요한 물자인데요, 니키 헤일리 대사는 북한이 핵무기를 생산하는 주요 동력이 바로 원유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북한에 제공하는 원유가 어느 정도 규모인가요?
기자) 북한은 원유를 거의 전적으로 중국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2000년대 이전에는 한 해 100만t 넘게 수입한 적도 있지만, 2010년 이후에는 대체로 50만t을 약간 넘는 수준입니다. 중국의 대북 원유 공급은 단둥에서 압록강 바닥으로 연결된 약 32km 길이의 송유관을 통해 이뤄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결국 핵심 관심사는 중국이 대북 원유 공급을 중단할지 여부일 텐데요. 어떻게 전망됩니까?
기자) 중국은 대륙간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북한에 대해 아마도 일정 정도 제재 수위를 높일 겁니다. 문제는 `어느 수준까지’ 제재를 가할 것인가 하는 건데요, 중국 당국이 그동안 이른바 `마지노선’으로 강조해 온 원칙은 제재가 `북한 주민들의 민생과 인도주의 상황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29일 열린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에서도 중국 측 대표는 이런 원칙을 거듭 강조하면서 원유 공급 중단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원유 공급 중단은 미국의 입장에서는 북한에 대한 `마지막 압박 카드’로 보입니다. 미국이 포기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원유 문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이나 헤일리 대사의 발언으로 미뤄볼 때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결국 이 문제를 놓고 미-중 간에 줄다리기가 벌어질 것이고, 양측이 원유 공급 총량을 감축하는 선에서 타협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은 앞서 지난 9월 안보리 결의 2375호 채택을 위한 협상에서는 대북 원유 공급을 현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했었습니다.
진행자) 만일 중국이 미국이 원하는 수준의 조치에 응하지 않을 경우 미국은 어떤 카드가 있나요?
기자) 미국 내 일각에서는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과 은행 등에 제재를 가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오랫동안 제기돼 왔습니다. 또 무역불균형이나 환율 문제와 관련해 중국에 조치를 취하는 방안도 검토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런 조치들은 중국의 보복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에 매우 신중하게 접근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의 전화통화에서 `가능한 모든 수단’을 사용해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도록 해 달라고 했는데요. 원유 공급 중단 외에 다른 수단은 어떤 게 있나요?
기자) 중국 내 북한 노동자를 추방하도록 요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안보리 대북 결의 2375호는 각국이 자국 내 북한 노동자 수를 현 수준에서 동결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중국에는 현재 약 10만명의 북한인 노동자가 파견돼 일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해외에 파견한 노동자의 80%를 넘는 규모인데요, 북한은 이를 통해 연간 수 억 달러를 벌어들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