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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해설] 시기적으로 특별한 관심 끄는 유엔 사무차장의 방북


 제프리 펠트먼 유엔 사무차장(가운데)이 5일 관계자들과 함께 평양 국제공항에 도착해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제프리 펠트먼 유엔 사무차장(가운데)이 5일 관계자들과 함께 평양 국제공항에 도착해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로 한반도 정세가 크게 악화된 가운데 유엔의 제프리 펠트먼 정무담당 사무차장이 평양을 방문했습니다. 펠트먼 차장의 방북은 북한이 국면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뤄져 특별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펠트먼 유엔 사무차장의 이번 방북은 특별히 그 시점 때문에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잘 아시는 대로 현재 한반도 정세는 북한의 지난달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로 다시 크게 악화됐고, 미-북 간 대화 가능성은 꽉 막혀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부에서는 이번 ICBM 발사로 핵 무력 완성을 주장한 북한이 국면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펠트먼 차장이 이번 방북을 통해 북 핵 문제와 관련해 미-북 간 중재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기자) 이에 대해서는 펠트먼 차장의 방북이 북한 측 요청으로 이뤄진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펠트먼 차장은 그동안 유엔이 북 핵 문제의 중재역을 맡을 용의가 있다는 점을 강조해 왔습니다. 실제로 펠트먼 차장은 지난달 30일 열린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유엔이 북한과의 교착 상태에 대한 정치적 해결책을 찾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려면 미국 등 북 핵 당사국들의 요청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기자) 물론입니다. 펠트먼 차장의 이번 방북은 미국 정부와의 협의를 거쳐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방북 직전 베이징에서 리바오동 중국 외교부 부부장과 만났고, 한국 정부와도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펠트먼 차장은 미 국무부 근동담당 차관보를 지낸 미국인으로, 미국 정부의 입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인물입니다.

진행자) 북한 측은 펠트먼 차장의 이번 방북을 자신들의 오랜 주장을 부각시키는데 활용하려 할 텐데요.

기자) 그럴 수 있습니다. 북한은 올 들어 매우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항변하는 서한을 유엔 안보리에 보냈습니다. 서한은, 가령 미-한 연합군사훈련이 진행될 때는 이 문제를 의제로 다룰 것을 요구하는 등, 대부분 미국을 비난하거나, 자국에 대한 안보리의 대북 결의나 성명을 반박하는 내용입니다. 따라서 펠트먼 차장의 이번 방문을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 하는 기회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진행자) 어쨌든 펠트먼 차장의 방북을 통해 북 핵 문제가 국제사회에서 다시 한 번 주목을 받게 된 건 분명하지요?

기자) 중요한 건 북한이 펠트먼 차장을 통해 현재의 위기 상황을 완화할 수 있는 입장을 밝힐지 여부입니다. 북한이 유엔 안보리 등 국제사회의 제재로 인한 어려움을 강조하면서, 대북 지원을 호소하고 나설 가능성은 큽니다. 그러나 유엔이 금지한 핵과 미사일 도발 등 정치군사 문제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힐지는 미지수입니다.

진행자) 유엔의 입장에서도 북한에 전달할 메시지가 있을 텐데요.

기자) 네, 무엇보다 북한이 안보리 결의를 준수할 것과, 대화를 통한 핵 문제 해결에 협조하도록 촉구할 겁니다. 펠트먼 차장은 또 구헤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울러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보입니다. 유엔은 그동안 줄곧 인권 실태를 파악할 수 있도록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의 방북을 허용할 것을 북한 측에 요청해 왔습니다.

진행자) 펠트먼 차장이 김정일 국무위원장을 면담하게 될까요?

기자) 만일 그렇게 된다면 북 핵 문제의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겁니다. 하지만 국가원수급 예우를 받는 유엔 사무총장이라면 몰라도, 김 위원장이 펠트먼 차장을 면담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합니다. 김 위원장은 유일한 동맹국인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의 특사 조차 면담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유엔의 고위 관계자가 북한을 방문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인도주의 활동을 담당하는 부서의 관계자가 평양을 방문한 사례는 종종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무총장 다음의 최고위직인 정무담당 사무차장의 방북은 지난 2010년 당시 린 파스코 씨에 이어 7년 만에 처음입니다. 펠트먼 차장은 전세계 정치군사 현안들을 평가, 분석해 유엔총회와 안보리에 보고하는 일을 합니다.

진행자) 펠트먼 사무차장의 방북과 관련해 유엔이 공식 발표한 내용이 있었지요?

기자) 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에 따르면 펠트먼 차장은 5일부터 8일까지 닷새 일정의 방북 기간 중 리용호 외무상과 박명국 외무성 부상을 만나 “상호 이해와 우려 사안들”에 대해 논의할 예정입니다. 펠트먼 차장은 또 평양에 주재하는 유엔 관계자들과 외교사절들을 면담하고, 북한 내 유엔 사업현장도 방문한다고 두자릭 대변인은 밝혔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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