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는 정황이 민간위성에 포착됐습니다. 병력과 차량들이 지난해 11월 말부터 모이기 시작했는데, 어제(23일) 찍힌 위성사진에선 규모가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시간으로 23일 오전 10시16분 평양 미림비행장 북쪽에 위치한 광장을 찍은 위성사진에 열병식 준비로 추정되는 대규모 움직임이 확인됐습니다.
‘VOA’가 이 지역을 찍은 ‘플래닛’의 위성사진을 살펴본 결과 광장 곳곳에는 병력으로 보이는 군인들이 줄을 지어 이동을 하고 있고, 차량 수백 여대도 광장 한 켠에 주차돼 있습니다.
해당 광장은 과거에도 열병식이 열렸던 곳으로 최근 한국 합동참모부는 이곳에서 북한이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또 한국 언론들은 북한이 건군절을 한국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기 하루 전날인 2월8일로 변경했으며, 이날 열병식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같은 장소를 찍은 1월 사진에선 병력들이 좀 더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이 확연하게 드러납니다.
11일 오전 10시15분에 찍힌 사진에는 병력으로 보이는 20여개의 점 형태의 무리가 광장 중심부에 도열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후 오전 10시44분에 찍힌 위성사진에는 앞 두 줄에 모여 있던 병력들이 왼쪽 도로로 이동하고 있었습니다.
30분 간격으로 찍은 위성사진을 통해 대열의 이동 장면이 확인된 겁니다.
21일에 찍은 두 장의 위성사진 역시 흐릿하긴 하지만 30분 사이에 대열이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수백 여대의 차량은 지난해 11월 말부터 이 장소로 집결하기 시작해 12월 말에 현재의 대형을 갖춘 것으로 추정됩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21일 해당 장소에는 차량이 한 대도 없지만 같은 달 27일에는 주차공간의 4분의 1을 차량들이 채우고 있습니다.
이후 12월27일까지 일부 차량들이 이동을 한 흔적을 보였지만 전체적인 차량 대수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12월31일 사진에는 최근 사진처럼 주차공간 전체를 차지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해당 광장의 북서쪽 지역인 이 곳은 과거 북한이 열병식을 준비할 때 차량 수백 여대가 주차됐던 공간입니다.
위성사진 분석가이자 군사전문가인 닉 한센 스탠포드대학 국제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은 23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한센 연구원] “So this is getting geared up for a really…”
병력들과 차량이 운집해 있고, 과거 이 장소가 열병식에 쓰인 전례로 볼 때 북한 당국이 매우 큰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한센 연구원은 화질이 좋은 또 다른 위성사진 서비스를 토대로 점 형태로 모여 있는 병력이 점 하나 당 40~50명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해당 광장의 남쪽에는 도열해 있는 항공기들도 포착됐다며, 이들이 열병식 때 동원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