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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트럼프 국정연설, 대북압박 미국민 공감대 형성 주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국정연설에서 북한에 억류됐다 숨진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의 가족을 소개하자 의원 등 참석자들이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국정연설에서 북한에 억류됐다 숨진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의 가족을 소개하자 의원 등 참석자들이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대북 압박정책에 대한 미국민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주력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제재를 통한 압박으로 비핵화를 이루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표명했다는 설명입니다. 서울에서 김현진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북한 정권의 잔혹성을 강조하며 최대 압박 정책을 강조한 점에 주목했습니다.

최대 압박정책에 대한 미국민의 공감대를 끌어내는 데 주력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한국 국책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소장을 지낸 고려대 남성욱 교수입니다.

[녹취: 남성욱 교수] “미국 국민들에게 공감대를 넓히는 퍼포먼스 스타일의 연설을 했다. 웜비어 부모,형제 속에서 눈물 흘리는 장면, 탈북자 지성호 씨도 그렇고 미국민들의 공감대 형성에 매우 주력했죠.”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북한에 억류됐다가 혼수 상태로 풀려난 뒤 일주일 만에 숨진 미 대학생 오토 웜비어를 언급하며 북 핵 위협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북한 정권의 잔혹한 속성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이날 합동회의장에 참석한 웜비어 가족을 소개하며 이들이 “세계를 위협하는 위험한 존재에 대한 강력한 증인”이라고 말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

아울러 약 3분의 시간을 할애해 북한에서 기차에 실린 석탄을 훔쳐 식량을 구하다가 달리는 기차에서 떨어져 다리를 잃은 탈북자 지성호 씨 사연을 상세히 소개했습니다.

이춘근 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연설이 북한 정권에 대한 잔혹성을 고발하는데 초점을 맞추며, 미국민들이 최대 압박정책을 지지하지 않을 수 없도록 하는 장면을 연출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이춘근 위원] “상당히 감정적이었잖아요. 미국 국민들에게 북한이라는 나라를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는 그 사실 자체보다도 도덕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나라라는 것을 확실히 표명한 거죠. ”

새로운 대북 전략을 제시하기 보다는 기존의 최대 압박정책을 부각시키며 미국민들의 동조를 얻어내는 데 집중했다는 게 공통된 생각입니다.

한국 연세대학교 통일연구원 봉영식 박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 옵션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이를 우회적으로 강조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녹취: 봉영식 박사] “군사 옵션을 얼마나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는가, 최근 들어 가능성이 높아졌다, 트럼프 대통령도 최대 압박을 가하겠다는 메시지를 반복하고 있는 것이죠.”

남북 장성급회담 대표를 지낸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도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행정부와 비교를 통해 군사 옵션을 구체화 시켰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문성묵 센터장]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군사 옵션을 사용하겠다는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결국 과거 정부의 조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필요시에는 군사적 옵션도 쓸 수 있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이해가 되죠.”

이를 통해 북한이 평창올림픽 이후 비핵화 대화에 나와야 한다는 점을 강하게 표명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남성욱 교수입니다.

[녹취: 남성욱 교수] “결국은 평창이 끝나면 북한이 비핵화에 나오도록 최대 압박을 해야한다는 거죠. 평창올림픽 기간이 끝나자 마자 비핵화 쪽으로 한국과 북한이 서로 인식을 해야 한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메시지를 전하는 거죠. ”

문성묵 센터장은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를 이끌어내려는 한국 정부의 입장을 고려해 어느 정도 발언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문성묵 센터장] “제가 볼 때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노력, 평창 동계올림픽을 염두에 두고 발언의 수위나 표현을 조금 조절했다고 생각해요. 한국 정부를 존중한 거죠.”

하지만 미국은 동시에 핵 문제에 대한 진전이 없다면 미국의 대비 태세나 압박과 제재는 변함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공식적으로 천명했다고 문 센터장은 강조했습니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도 국정연설과 함께 미국이 한반도 인근에 전략자산을 강화하고 있는 것을 함께 봐야 한다며, 이는 최대 압박을 통해 북한을 비핵화 대화로 끌어내려는 미국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연설보다 더 중요한 것은 괌과 주일 미군기지 동향을 보면 미국의 전략무기들이 속속 전진배치되고 있거든요.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이면에 차근차근 북한에 대한 군사적 압박은 더 강화되고 있고 미국의 전략무기들은 최대로 전진배치되고 있는 상황이죠.”

전문가들은 평창올림픽 이후 북한이 비핵화 대화에 진정성을 보이지 않는다면 이 같은 대북 압박 기조는 미국 국민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한층 더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김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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