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 간 북한 관련 화제성 뉴스를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 입니다. 미 서부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탈북자의 자녀가 미식축구, 풋볼 특기생으로 전액장학금을 받고 대학에 진학합니다. 미국 프로풋볼 선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입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나는 미국 프로풋볼팀에 들어갈 것이다. 나의 부모님의 자랑이 될 것이다.”
올 여름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박민호 군의 방 벽에 걸린 11개의 문구는 모두 풋볼 선수로서의 각오와 목표를 말하고 있습니다.
“학교 역사상 최고의 공격 라인맨이 될 것이다”라고 적은 박민호 군이 최근 미국 내 16개 대학에서 풋볼선수 특기장학생으로 합격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민호 군은 미국 프로풋볼 NFL 선수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꿈울 이루기 위해 지난 3년여 동안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았던 민호 군은 학교 풋볼팀 훈련이 끝나면 매일 3시간에서 4시간 씩 혼자 훈련했습니다.
이런 노력의 결과는 지난 7일 민호 군을 면접한 미시간주 헤일즈대학교 풋볼 코치에게 큰 인상을 심어줬습니다.
무게가 100킬로그램인 역기를 벤치프레스, 즉 등을 대고 누워 역기를 드는 시범을 50초 만에 24회 실행한 겁니다.
이 장면을 민호 군의 아버지 박명남 씨가 영상에 담았는데요, 영상은 100킬로그램 짜리 역기를 순식간에 들어올리는 민호 군의 모습이 담겼습니다.
키 190센티미터에 체중은 130킬로그램인 민호 군은 벤치프레스의 경우 최고 192킬로그램 무게를 들어올리고, 역기를 어깨에 매고 일어서는 스퀏은 235킬로그램까지 들어올릴 수 있는데요, 로스앤젤레스 라팔마의 존 에프 케네디 고등학교 풋볼팀에서 공격선과 수비선에서 활약하고 있는 민호 군은 자신의 역할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녹취: 박민호] “I play offensive of line and deffensive of line , offensive line is that you protecitve the guy throwing the ball and runing the ball..."
쿼터백과 러닝백을 상대팀의 수비수로부터 보호하고, 수비선에서는 상대팀의 쿼터백과 러닝백을 공격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몸싸움에서 이겨야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민호 군의 실력이 미국 대학교들의 눈에 들었고, 민호 군은 학비와 기숙사비는 물론 운동에 필요한 일체의 비용을 전액 지원해 주기로 한 헤일즈대학교로 결심을 굳혔습니다. 민호 군은 학교 풋볼 코치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서명한 날 심경에 대해 "대학교 학비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안도감을 느꼈는데, 그 이유는 부모님이 얼마나 힘들게 돈을 버는지 알기 때문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민호 군은 학교 측이 “학교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고, 학교가 찾고 있는 선수이며, 바로 경기에 투입할 수 있을 것’ 이라고 자신을 영입한 이유를 설명했다고 말했습니다. 헤일즈대학교는 1844년 설립된 학교로, 전미대학체육협회 NCAA 디비전 2군에 속합니다.
민호 군이 풋볼선수가 되기로 마음 먹은 건 고등학교 2학년을 마친 뒤였는데요, 당시 풋볼 선수를 직업으로 삼겠노라고 결심했습니다. 민호 군이 풋볼경기에 선수로 뛰는 것을 좋아하는 이유는 자신이 강하다는 것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녹취: 박민호] “When I play the football, I feel I am stronger than others..”
민호 군이 좋아하는 미국의 프로풋볼 선수는 로스앤젤레스 램스팀의 흑인 선수 아론 도날드인데요, 이 선수를 좋아하는 이유는 NFL 선수로서 뛰어나지 않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더 크고 무거운 선수들과의 대결에서 밀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민호 군은 이 선수처럼 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민호 군은 달라스 카우보이 팀을 가장 좋아하고, 이 팀 선수가 되고 싶지만 현재로선 NFL선수만 되면 좋겠다는 심정인데요, 대학교에서 경영학 수업을 병행해 향후 사업가가 될 준비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디어에 대한 관심도 남달라서 ESPN 같은 스포츠 전문 방송에서도 일 해보고 싶습니다.
민호 군은 자신이 용기를 잃었을때 아버지가 용기를 북돋아주고 늘 믿어주고 곁에 있어줬다면서, 그것이 너무나 고맙고, 아버지를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이런 마음은 성인이 될 때까지 한국 이름만을 고집하는 것을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녹취: 박민호] “My name is so unique, and my father gave me this name, I think my father told me the meaning is hope..”
자신의 이름은 흔하지 않고 아버지가 지어준 이름이라며, 아버지가 희망이라는 의미로 '민호'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민호 군은 1999년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러시아 요리사 출신 탈북자인 아버지를 따라 3살부터 미국에서 자랐습니다.
민호 군의 아버지는 한국 국적자란 이유로 지난 15년 간 망명 신청을 하며 노동허가를 연장해 세 가족이 합법적인 신분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박 씨는 자신의 아들은 미국 학교에서 미국스포츠를 하며 미국 사람으로 자랐다며 자신의 평생의 소원과 희망은 아들의 행복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에서 택시기사, 북한 강사, 음식점 요리사 등을 거쳐온 박 씨는 2년 전 사고로 부상을 입은 뒤로는 건강 문제로 마땅한 직업이 없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자신의 `아메리칸 드림'을 이뤄주고 있는 아들이 고맙다고 말합니다.
[녹취:박명남] “벽에다가 영어로 써붙였더라고요. 번역해보니까 부모한테 자랑스러운 자식이 되겠다고.. 고맙더라고요.”
박 씨는 아들 민호 군이 부모와 자신만을 위해 살기를 바라진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명남] “북한에도 자식이 있는데, 얘가 좀 큰일을 해서, 모든 사람에게 모범적인 삶을 살아서 어디가서 손가락질 받지 않고, 북한에서 온 자식.. 그런 소리 안들게 잘 좀 자라줬으면 좋겠어요. 더도 말고.. 절도 말고 지금처럼만 잘 자라서. 우리가 가졌던 꿈을. 우리가 하지 못했던 일을 얘가 꼭 성취해서 모든 사람들, 특히 북한에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이 됐으면 좋겠어요.”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