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후티 반군이 북한의 미사일 기술을 이용해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사거리를 늘렸다는 의혹이 유엔에 의해 제기됐습니다. 이 미사일은 지난해 7월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도시를 공격하는 데 사용됐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예멘의 제재 문제를 감시하는 유엔 안보리의 보고서에 북한이 등장했습니다.
예멘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 패널은 지난달 26일 안보리에 제출한 연례 보고서에서 예멘 후티 반군의 단거리탄도미사일의 액체형 이원추진체가 더 큰 연료 탱크와 산화제 탱크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개선작업이 이뤄졌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 작업은 미사일을 반으로 쪼개 크기가 커진 연료 탱크와 길어진 파이프, 밸브를 추가 하는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데, 이는 북한이 화성-7형과 화성 9형을 변형하면서 택한 방식의 일부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북한 외에 시리아도 자체 시스템을 통해 이런 역량을 갖췄지만, 전문가패널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수거한 액체 이원추진체의 잔여물의 크기를 분석해 후티 반군이 시리아의 방식을 택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후티 반군은 지난해 7월26일 단거리탄도미사일을 사우디아라비아 타이프 지역으로 발사한 바 있습니다.
이후 예멘 전문가패널은 해당 미사일의 잔여물을 수거해 조사를 벌였고, 이 미사일이 무게를 줄여 사거리를 약간 높인 스커드-C 혹은 화성-6형의 개량형일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얻은 겁니다.
앞서 예멘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지난해 2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후티 반군이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목록에 ‘화성-6형’과 모양이 같은 스커드-C 미사일 등을 포함시킨 바 있습니다.
또 현지 언론들은 지난 2015년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주요 군사기지로 발사한 20여발의 미사일이 북한제 스커드-C 혹은 화성-6형이라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전문가패널은 2016년 10월 이후 스커드 미사일을 이용한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이 없었다고 했지만, 1년 만에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기술력이 이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화성-6형이 발사됐다고 확인한 겁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후티 반군은 화성-6형의 액체 이원추진체 외에도 탄두의 무게를 줄이는 등의 개선 작업을 했습니다.
따라서 화성-6형의 사거리는 당초 550~600km로 알려졌지만, 지난해 7월 발사 때는 668km를 날아갔습니다.
북한이 유엔의 예멘 보고서에 언급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해 보고서는 예멘 후티 반군이 북한의 ‘73식 기관총’을 보유한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당시 전문가패널은 이 기관총들이 이란에서 왔으며, 이를 이란에 공급한 나라는 북한이라고 밝혔지만 어떤 유통 과정을 거쳐 이들 무기가 예멘으로 유입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명시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예멘 서부 아덴 만에서도 같은 종류의 기관총이 적발된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당시 다국적 해군으로 구성된 연합해군사령부는 2016년 3월 다량의 무기가 실린 낚시 배에서 북한의 73식 기관총 6정을 발견했습니다.
따라서 전문가패널은 북한의 73식 기관총이 예멘의 후티 반군들에게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