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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해설] 미-북 관계 '대립 지속' vs '돌파구 마련', 대북특사 결과 달려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고위급 대표단이 한국 방문을 마친 지난 27일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를 거쳐 북한으로 귀환하고 있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고위급 대표단이 한국 방문을 마친 지난 27일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를 거쳐 북한으로 귀환하고 있다.

한국 정부가 미국과 북한 간 대화 중재의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사는 미국과 남북한 정상 간 간접대화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셈이어서 주목됩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최근의 남북 간 움직임을 보면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에 특사를 파견키로 한 건 놀라운 일이 아닌 것 같은데요?

기자) 네, 문 대통령의 특사 파견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을 특사로 서울에 보냈을 때부터 예상됐던 일입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번 특사 파견이 김여정 특사에 대한 답방 형식으로 이뤄지는 것임을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문 대통령이 특사를 파견하는 목적은 미-북 간 대화 중재라고 봐야겠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통화에 관한 보도자료에서 특사 파견이 `북한 고위급 대표단 방남시 논의했던 내용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당시 남북한 고위 인사들의 협의가 미-북 간 대화 재개 방안에 집중했던 건 잘 알려진 일입니다.

진행자) 문 대통령의 특사는 김정은 위원장을 면담하게 될 텐데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트럼프 대통령의 간접적인 대화가 이뤄지게 되는 셈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사는 비핵화 문제에 관한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의 입장을 설명하고, 김 위원장의 답변을 듣게 될 겁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올 들어 네 차례의 전화통화를 통해 이미 서로의 입장을 상세히 파악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사 파견에 대한 문 대통령의 설명에, “북한의 반응과 거기서 있었던 일에 대해 우리에게도 잘 공유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2005년 6월 노무현 한국 대통령 특사로 평양을 방문한 정동영 통일부장관(왼쪽)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면담 뒤 가진 오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지난 2005년 6월 노무현 한국 대통령 특사로 평양을 방문한 정동영 통일부장관(왼쪽)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면담 뒤 가진 오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진행자) 서울을 방문했던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 돌아간 지 이틀 만에 대북 특사 파견이 공개됐는데요, 한국 정부의 움직임이 매우 빨라진 느낌이 드는데요?

기자)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입니다. 한국 정부로서는 특사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의 입장을 전달 받은 뒤, 이에 대해 다시 미국 측과 조율을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런 과정을 미-한 연합군사훈련이 재개되는 4월 초 이전에 마무리 하려면 서둘러야 한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북한이 특사를 받아들인 걸 보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 최소한 부정적인 건 아니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남북관계 개선에 대해 `강령적 지시’를 내릴 만큼 관심이 큰 상황입니다. 하지만 미국과의 협상에 나서지 않으면 이 또한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비핵화 협상에 대해 전향적인 결단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없지 않습니다. 말할 것도 없이 이번 특사 파견의 성패는 김 위원장에게 달렸는데요, 그의 답변 내용에 따라 한반도 정세가 미-북 간 일촉즉발의 대립 상태로 되돌아 갈지, 아니면 극적인 돌파구를 맞을지 결정될 전망입니다.

진행자) 문 대통령의 대북 특사가 언제쯤 방북하게 되나요?

기자) 문 대통령은 `조만간’ 파견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요, 이르면 다음주 안에 이뤄질 수도 있습니다. 특사는 미-북 간 대화 재개 방안 외에 남북 간 정상회담, 이산가족 상봉, 민간 차원의 교류협력, 인도주의 지원 문제 등 다양한 관심사들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진행자) 문 대통령이 누구를 특사로 파견할 예정인가요?

기자) 특사 선정에서 중요한 건 남북한과 미-북 관계 현안에 정통하면서 문 대통령의 의중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문 대통령이 서울을 방문한 김여정 특사를 면담할 때 배석했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가운데 한 명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진행자) 남북한이 과거에도 특사를 교환한 적이 있었나요?

기자) 한국의 김대중 대통령 정부 이전까지는 회동 자체를 비밀에 부치고 이뤄지는 밀사 교환이 있었습니다. 공식적인 특사 교환은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2년에 임동원 당시 청와대 특보를 파견한 것이 처음이었습니다. 이후 노무현 대통령 시절인 2005년과 2007년에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김만복 국정원장이 각각 특사로 평양을 방문했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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