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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리시 상원의원] “김정은, 정상회담 실패하면 대재앙…핵무기 포기 대가는 ‘한반도 평화’가 유일”


제임스 리시 상원의원. (자료사진)
제임스 리시 상원의원. (자료사진)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비핵화 논의에 실패한다면 대재앙이 따를 것이라고 제임스 리시 상원의원이 경고했습니다. 미국이 북한의 핵무기 포기 대가로 줄 수 있는 건 ‘평화와 평온’ 외에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차기 상윈 외교위원장으로 유력시되는 리시 의원을 이조은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의 초청을 수락했습니다.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리시 의원) 매우 긍정적인 발전이라고 봅니다만, 너무 기뻐하기에 앞서 미국은 과거 북한과의 협상에서 매우 안 좋은 경험을 했던 걸 알아야 합니다. 따라서 이번엔 북한이 약속을 잘 지키는지 기다려볼 겁니다. 이번엔 시작 자체가 다릅니다. 관리들이 아닌 두 정상이 직접 만나니까요. 또 대화를 대가로 북한에 주어지는 게 아무 것도 없었다는 점입니다. 과거 북한은 식량과 연료, 돈, 제재 완화 등을 대가로 요구했고, 미국은 이를 북한에 제공했습니다. 이후 대화가 얼마나 형편없이 끝났는지 모두 잘 알고 있죠. 다신 그렇게 되지 않을 겁니다. 그렇다면 북한은 왜 미국과 대화를 하고 싶어할까요? 정말 이 문제를 풀고 싶기 때문일 겁니다. 북한이 평화적 해법을 찾고 있다면, 미국이야말로 기꺼이 그렇게 할 파트너입니다.

기자) 김정은이 과연 비핵화 약속 등에 진지할까요?

리시 의원) 김정은의 진정성은 모릅니다. 말보다는 행동입니다. 김정은이 독재자로서 정말 힘이 있다면 이 일을 이뤄낼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린 그에게 그런 기회를 주고자 합니다.

기자) 정상 회담은 보통 실무 선을 먼저 거치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바로 김정은 위원장과 직접 만나는데 대한 우려도 있습니다.

리시 의원) 뭐든지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고 특히 트럼프 대통령에 관한 것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부정적인 것만 찾아내려는 사람들이죠. 관리들 대신 두 정상이 직접 만나 해결을 시도하는 게 왜 문제인지 모르겠습니다. 이와 다른 방식으론 실패해봤습니다. 70년 넘게 실패하고도 똑같은 방식을 계속 고집해 다시 실패한 상황에서, 다른 접근 방식을 시도하는 게 왜 잘못된 것인지 이해하기 힘듭니다. 지금은 평범한 상황도 아니고 평범한 사람들을 상대하는 것도 아닙니다. 미국은 이미 과거에 형편없는 결과를 봤습니다.

기자) 두 정상 간 만남이 실질적인 비핵화 협상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요?

리시 의원) 그건 아직 모르겠습니다. 두 정상의 만남이 어떻게 되는지에 따라 결정될 문제입니다. 정상 간 논의가 이뤄진 뒤에야 어떻게 흘러갈지 감을 잡을 수 있을 겁니다. 북한의 핵무기와 관련된 복잡하고 기술적인 세부 내용을 합의하려면 먼저 논의가 필요하겠죠.

기자) 미-북 정상 회담의 의제는 무엇이 돼야 하고 어떻게 풀어나가야 한다고 보십니까?

리시 의원) 두 정상도 뭘 들고 나가야 할지 확신이 없을 겁니다. 이 회담은 두 정상의 만남이고 양측 모두 만나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이뤄진 것입니다. 그냥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한다고 봅니다. 문제가 무엇인지는 모두 알고 있습니다. 의제는 상식적인 겁니다. 김정은이 결론을 내고 싶다고 말한 한반도 비핵화는 미국과 전 세계가 원하는 것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 얘기를 해야겠죠. 문제는 어떻게 그 결과에 도달하느냐에 관한 겁니다. 이 부분에 대해 논의할 겁니다.

기자) 실질적인 협상이 이뤄진다면, 핵무기 포기의 대가로는 북한에 뭘 제공해야 할까요?

리시 의원) 북한에 줄 수 있거나 줘야 하는 대가가 있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김정은은 (체제) 안정이 보장됐다고 느끼지 않는다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미국은 북한 정권 교체를 추진하지 않는 것이 정책이라고 거듭 밝혀왔습니다. 김정은이 가장 원하는 것이죠. 비핵화는 김정은이 체재유지를 위해 택할 수 있는 가장 최고의 길입니다. 김정은이 대화를 하려는 목적도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이루기 위해서라고 했습니다. 바로 이것이 김정은이 받을 수 있는 엄청나게 큰 대가죠. 이 이상 더 무엇을 요구할 수 있겠습니까.

기자) 북한이 핵무기 포기를 대가로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데요. 어느 수준까지 수용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리시 의원) 평화와 평온 말고 다른 대가가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평화와 평온 자체가 엄청난 대가죠. 재정적 대가에 대한 것과 관련해 얘기할 준비는 안 됐지만, 그런 방향으로 나가선 안 됩니다.

기자) 북한 미사일이 미 본토까지 도달할 수 없도록 하는 선에서 적당히 타협하는 게 가장 현실적 방도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리시 의원)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오랜 시간 진행돼 온 것은 맞습니다. 그런데 과거에 북한은 핵 프로그램 일부를 해체한 적이 있습니다. 이란도 핵 합의에 따라 그런 적이 있고요. 따라서 해결이 너무 늦었다는 비판이 있다면,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기자) 비핵화 첫 단계가 동결이라면, 완전한 검증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북한엔 알려진 것 외에도 비밀 농축시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리시 의원) 좋은 질문입니다. 그런데 더 이상 1990년대가 아닙니다. 미국은 거의 모든 것들을 검증할 수 있는 수단과 방법, 재원이 있습니다. 검증은 반드시 필요할 겁니다. 미국은 이를 적절하게 검증할 수 있다고 확신하며 이는 여러 문제들 중 최소한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중요한 문제는 북한의 비핵화 여부 입니다. 그렇다면 그때 검증을 위한 조건들을 나열해볼 수 있습니다.

기자) 북한과의 논의가 실패한다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보십니까?

리시 의원) 현재로선 생각하고 싶지 않은 질문입니다. 우리는 과거 이 문제가 어떤 방향으로 풀렸는지 알고 있습니다. 이번에 실패한다면 다시 그 방향으로 향할 것입니다. 결과는 대재앙적일 것이고, 생각해보는 것조차 고통스럽습니다. 실패 이후를 얘기하기 전에 이번에 한 번 시도를 해봅시다.

지금까지 제임스 리시 상원의원으로부터 미-북 정상 대화 전망과 미국의 대북 정책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이조은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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