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뉴스해설] 트럼프 대통령, 자신의 결정 충실히 따를 인물들로 외교안보 '친정체제' 구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 백악관에서 열린 '차기 세대' 청소년 포럼에 참석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 백악관에서 열린 '차기 세대' 청소년 포럼에 참석하고 있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임명된 존 볼튼 전 유엔대사가 북한 문제 등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안보 정책 전반에 미칠 영향이 주목됩니다. 볼튼 전 대사는 북한 문제 등에서 가장 강경한 목소리를 내 온 인물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외교안보 현안과 관련해 대통령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직책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국가안보보좌관은 대통령의 외교안보 관련 결정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좌하는 역할을 합니다. 하루에도 몇 차례, 수시로 대통령과 현안에 대해 긴밀히 논의하는 자리인데요, 이런 점에서 국무장관이나 국방장관 보다 영향력이 더 크다고 할 수 있고, 흔히 외교안보 사령탑으로 불립니다.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

진행자) 볼튼 전 대사를 강경파라고 하지만, 전임 맥매스터 보좌관도 특히 북한 문제에서 강경파로 꼽히지 않았나요?

기자) 네, 이에 대해서는 주요 언론들의 평가가 흥미롭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그를 `슈퍼 매파’로 지칭했고, `AFP’ 통신은 `최강 매파’ (arch hawk)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강경파인 맥매스터가 퇴진하면서, 북한 문제에서 훨씬 더 강경한 인물이 들어섰다는 겁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볼튼 전 대사를 임명한 건 북한 보다는 중국이나 이란 문제에 초점을 맞춘 것이란 관측이 많습니다.

진행자) 맥매스터 보좌관도 대북 강경파로 꼽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일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결정했는데요?

기자) 바로 그 부분이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정책에서 주목할 대목입니다. 다시 말해,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직접 중요한 결정을 내리고 있는 점입니다. 가장 가까운 사례가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와 관련한 최근의 `소동’ 입니다. 보좌관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푸틴 대통령의 4선 당선에 대해 `축하의 말을 하지 말 것’을 거듭 조언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듣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사전에 전혀 논의되지 않았던 정상회담 개최도 제안했습니다.

진행자) 그러고 보면, 미-북 정상회담도 트럼프 대통령의 `독단적’인 결정이었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른바 `워싱턴 기득권’과는 거리가 먼 인물입니다.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이나 국무부 관리들에만 의존했다면 정상회담은커녕 미-북 간 실무 차원의 대화 마저 `아직 때가 아니다’라는 조언을 들었을 수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강경파로 꼽히는 마이크 폼페오 중앙정보국 CIA 국장을 국무장관에 내정하고, 이어서 볼튼 전 대사를 안보보좌관에 임명한 것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자신의 정책 노선을 충실히 따를 인물들로 `친정체제’를 구축한 것으로 봐야 합니다. 대통령이 결정하면, 이를 강하게 추진하라는 겁니다. 폼페오 국무장관 내정자가 미-북 정상회담 성사에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이어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회의적이었던 견해도 바꾼 것이 좋은 사례입니다.

진행자) 볼튼 전 대사 역시 이미 결정된 미-북 정상회담이 성공하도록 하는 데 주력할 것이란 얘기군요?

기자) 네, 실제로 볼튼 전 대사는 국가안보보좌관에 임명된 직후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그동안 한 발언은 다 지난 일이고, 중요한 건 트럼프 대통령이 하는 말과 내가 그에게 하는 조언”이라고 말했습니다. 자연인으로서 개인적인 의견을 냈던 때와는 달리 국가안보 현안들에 대한 발언에 신중을 기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진행자) 볼튼 전 대사는 과거 현직에 있을 때부터 북한 문제에 깊이 개입해 왔지요?

기자) 볼튼 전 대사는 조지 부시 행정부 시절 공화당 내에서도 우경화 된 이른바 `네오콘’의 일원입니다. 국무부 차관으로서 북한의 핵 개발을 저지하기 위한 대북 해상차단의 기본개념인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 PSI를 입안했습니다. 북한이 처음 핵실험을 감행한 2006년에는 유엔대사로, 유엔 안보리의 첫 대북 제재 결의인 1718호 채택을 주도했습니다.

진행자) 새 보좌관에 볼튼 전 대사가 임명된 건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그다지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 같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볼튼 전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결정을 `매우 과감한 움직임’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북한의 관심사인 경제 지원이나 평화협정 체결에 대해서는 `필요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북한에 대한 인식이 워낙 확고하게 강경한 만큼 그런 맥락의 발언을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