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격적인 중국 방문을 계기로 그의 외교 스타일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올 들어 잇따른 전략적 결정으로 한반도 정세 변화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올 들어 벌어지고 있는 한반도 정세 변화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김 위원장은 새해 벽두 신년사에서부터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남북 고위급 회담 개최,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한국 특사 파견, 한국 정부 특사단과의 만찬, 남북과 미-북 정상회담 성사에 이르기까지 숨가쁘게 이어지고 있는 극적인 상황의 중심 인물입니다. 이번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전격적인 베이징 정상회담으로 전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고 보면, 김 위원장이 올 들어 밝힌 핵 문제와 남북관계, 미국과의 대화 등에 대한 결정은 모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네요?
기자) 무엇보다 비핵화 의지를 밝힌 것이 지금의 정세 변화를 불러왔는데요, 누구도 예상치 못한 중대한 반전이었습니다. 김 위원장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미-한 합동군사훈련에 대한 이해를 표명하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제안하는 등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과는 전혀 다른 의사결정 스타일을 선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김 위원장의 이런 스타일에 대해 대담하면서 치밀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한 가지 예를 들자면, 김 위원장은 한국 정부가 제안한 고위급 회담의 시기와 장소를 아무런 수정 없이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아버지인 김정일 위원장 시절 작은 사안을 놓고도 남북한이 지루한 줄다리기를 벌였던 것과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입니다. 남북정상회담을 판문점 한국 측 지역에서 개최하는 데 동의한 것도 파격적이라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김 위원장의 이런 결정들은 모두 치밀한 전략적 검토 끝에 이뤄진 것이겠지요?
기자) 물론입니다. 시진핑 주석과의 이번 정상회담도 김 위원장의 제의로 열렸는데요, 그 시점이 절묘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과 남중국해, 타이완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과의 관계를 복원해 미-북 정상회담에서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라는 겁니다.
진행자) 김 위원장의 입장에서는 미-북 협상을 앞두고 오랜 동맹인 중국이 큰 힘이 될 것이란 판단을 한 것이군요?
기자) 네, 미국과의 협상이 잘 진행돼 제재가 완화되는 상황에서는 물론, 협상이 잘 안 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더욱 강화되는 상황에서도 중국의 지원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을 여러 차례 만난 시진핑 국가주석의 조언도 김 위원장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진행자) 결국, 김 위원장이 정확하게 판을 보면서 행보를 하고 있다는 것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중앙정보국 CIA는 김 위원장을 `합리적인 행위자’로 파악하고 있는데요, 김 위원장의 최근 잇따른 행보는 이런 분석과 일맥상통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최근 행보가 “예상을 뛰어 넘는 범위”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지금까지 김 위원장의 주요 결정들이 궁극적으로 어떤 목적에서 나온 건가요?
기자) 김 위원장의 지향점이야 말로 미국과 한국 등 핵 문제 당사국들이 가장 주목하는 부분입니다. 일부에서는 김 위원장이 비핵화를 최종 결심하고 미국과의 수교와 평화협정 체결 등을 통해 `정상국가’를 이루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체제 안전보장과 경제를 다음 단계 목표로 설정하고, 이를 위해 서둘러 핵 무력 완성을 선언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도 여전히 많지 않은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에 진정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그와의 정상회담을 결정했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볼 때 5월에 열리는 미-북 정상회담에서 극적인 합의가 이뤄진다면, 김 위원장이 나름의 로드맵에 따라 진행해온 전략적 행보가 결실을 이루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