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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중국의 대북 제재 완화 의심 사례 드러나…북한인 고용·식당 운영 여전"


"북한 노동자 수 백명 중국으로 건너가 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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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북한의 여성 노동자 수 백 명이 중국으로 건너갔다고 탈북자 단체가 밝혔다. (촬영: 이도원 / 영상편집: 김정호)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최근 중국 방문을 계기로 중국 당국의 대북 제재 완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제재 위반으로 의심되는 움직임이 목격돼 주목됩니다. 일부 지역에서 북한 식당이 문을 닫았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현지에선 이를 부인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함지하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지난 2일 북한 노동자로 추정되는 대규모 인파가 중국 허룽에서 포착됐습니다.

탈북난민인권연합 김용화 회장이 'VOA'에 제공한 동영상에 등장한 이들 노동자들은 대부분 여성들로, 작은 손가방을 맨 채 줄을 맞춰 이동하고 있었습니다. 인원은 약 400명으로 추정됐습니다.

이 동영상을 촬영한 중국 현지인은 탈북난민인권연합에 이날 포착된 북한 노동자들과 대화를 나눈 결과 이들이 전자제품 공장에서 일하기 위해 중국을 찾았으며, 며칠 뒤 추가 노동자들이 중국에 도착할 예정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현지인] “화룡(허룽)까지는 버스 타고 들어온 것 같아요. 와 하고 걸어 지나가더란 말입니다. (김일성 배지 다 달았나?) 다 달았지요.”

유엔 안보리는 지난해 9월 제재 결의 2371호를 채택하면서 해외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 규모를 당시 수준에서 더 늘리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추가 도발을 감행하자 결의 2375호를 통해 기존 노동자의 허가증 갱신을 불허했고, 이후 2397호를 통해 내년 말까지 모든 북한 노동자를 추방하도록 명시했습니다.

이런 조치에 맞춰 중국 국가외국전가국은 지난해 9월 공고문에서 북한 국적자에 대한 노동허가가 기존 건수를 넘어서지 못하도록 했으며, 이후 추가 공고문을 통해 추가 노동허가를 전면 금지했습니다.

그러나 중국 현지인은 이번에 목격된 노동자들은 대부분 신규 고용인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주장의 진위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사실일 경우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에 대한 위반 사례가 발생한 겁니다.

대북 제재 결의 위반이 의심되는 움직임은 또 다른 곳에서 포착되고 있습니다.

북한인권단체 '노체인'의 정광일 대표는 지난 2일 'VOA'와 함께 또 다른 중국 현지 소식통과의 전화통화에서 연길 지역 내 북한 식당들이 여전히 영업 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정광일 대표입니다.

[녹취: 정광일 대표] “실제로 북한에서 식당이 철수한 게 아니고 그냥 영업 중이고 현재까지…”

앞서 일부 언론들은 중국 단둥 지역의 북한 식당들이 대북 제재를 이유로 영업을 중단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최소한 연길 지역에서는 북한 식당이 폐쇄된 경우는 없다는 게 이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해 9월 공고문 55호를 내고, 안보리 결의 이행 차원에서 120일 안에 북-중 합작기업을 폐쇄하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북한 식당들은 대부분 중국 현지 사업가와 합작 방식으로 운영돼 안보리 제재 대상인 '합작기업'이라는 해석이 나왔었습니다.

최근까지 중국은 대북 제재 이행에 적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실제로 최근 'VOA'는 지난 2월 북-중 교역자료를 통해 북한의 대중국 수출액이 800만 달러대에 불과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북한이 중국에 판매한 물품의 총액이 1천만 달러 아래로 떨어진 건 2003년 이래 처음으로, 중국이 대북 제재에 본격적으로 동참한 데 따른 결과로 해석됐습니다.

그러나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면서 중국의 제재가 다소 완화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왔었습니다.

중국 전문가인 문흥호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 직후 'VOA'에 두 정상의 만남이 제재 완화 분위기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었습니다.

탈북난민인권연합과 전화통화를 한 중국 현지인은 “김정은이 돌아간 이후 (중국 정부의 제재 단속이) 많이 느슨해졌다”면서 안보리 제재 품목인 북한산 해산물 수입도 조만간 허용될 것이라고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 현지인은 공식 무역이 아닌 밀수는 계속돼 왔다고 밝혔습니다.

'VOA'는 5일 중국 정부에 이번 사안에 대해 문의한 상태로, 현재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편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29일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분위기가 제재 완화로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국제 의무를 다할 것이라는 중국의 의지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대답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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