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중국이 김정은 집권 이후 껄끄러워진 관계를 청산하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는데 대해 전문가들은 양국의 복잡한 이해 관계에서 접점을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한반도 전쟁을 막고, 미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해 서로가 필요하다는 계산이 맞아 떨어졌을 뿐, 진정한 관계 회복은 어려워 보인다는 진단입니다. 안소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을 찾은 중국 예술 공연 실황을 나흘 연속 전한 북한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김정은이 부인 리설주와 직접 공연을 관람하고,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에게 예술단을 보내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중국 예술단의 방문이 중국과의 친선을 계승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도 전하며 중국과의 친선 다지기에 공을 들였습니다.
이는 지난 14일 ‘태양절’ 행사 참석을 위해 북한에 도착한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의 환대 모습에서도 엿보입니다.
북한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이 쑹 부장을 직접 공항에서 영접하고 김정은과 함께 공연을 보며 환담도 나눴습니다.
지난해 시 주석 특사 자격으로 방북하고도 김정은을 만나지 못한 채 돌아가야 했던 때와는 대조적입니다.
지난 달 25일 중국도 베이징을 방문한 김정은 내외를 국빈급으로 예우하며 소원했던 관계를 회복하려는 듯 보였습니다.
이처럼 김정은 집권 이후 껄끄러웠던 북한과 중국이 남북 정상회담, 5월이나 6월 초에 열릴 것으로 보이는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밀착 관계를 조성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전문가들은 시기적으로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양국의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진 것일 뿐, 골이 깊은 양국이 관계를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백악관 NSC 선임보좌관을 지낸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부소장입니다.
[녹취: 그린 부소장] “I think Xi Jin Ping despises Kim Jong Un, and I think that Kim Jong Un terrifies of China, and I don’t think there is any love, but both of them have convergence of interests in weakening of mountain pressure on North Korea, weakening the US alliance strengthening with South Korea and generally getting America out of the way.”
그린 부소장은 김정은을 경멸하는 중국 시주석과 중국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김정은 사이에 애정은 없지만, 대북 제재를 느슨하게 하고, 미-한 동맹을 약화시켜 미국의 방해를 없애는 것이 두 나라 모두의 이익에 맞아떨어진다는 설명입니다.
카톨릭 대학의 앤드루 여 교수는 북한이 역내 국가들과 외교적 관여에 나서면서 당분간은 북한과 중국이 조심스럽게 관계 회복을 시도할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6년 동안 정상간 회동이 이뤄지지 않는 등 악화된 양국 관계가 서로에게 얼마나 깊은 신뢰를 주는 사이로 발전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여 교수]”You have to remember that, the relationship was pretty bad, neither leaders haven’t met for 6 years, But I think both sides are moving cautiously toward to repairing that relationships, especially as North Korea becoming much more engage the diplomatic way with other regional players.”
펜실베이니아 대학에서 중국법과 정치학을 가르치는 자크 들린 교수 역시 최근 움직임이 북한과 중국 관계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오지 못할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중국 지도부는 이웃 나라에 도발을 일삼는 북한 정권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 것을 외교 정책 상의 문제로 본다는 설명입니다.
[녹취:들린 교수]“I don’t think we will see profound shift in either direction between China and North Korea. The frustration with North Korea has been building for a long time. Policy makers saw North Korea something as foreign policy problem for China being closely align with the regimes that provoking neighbors.”
북한의 전통적 우호국인 중국이 유엔 재제 등 대북 압박에 나서며 북한에 등을 돌리기 시작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들린 교수는 중국의 최우선 대북 전략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막는 것이며 이는 북한 붕괴, 정권 교체를 야기할 미국의 간섭을 뜻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중국은 한국 주도의 ‘한반도 통일’과 이 과정에서 미국의 간섭을 원치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들린 교수]”Chinese strategy towards North Korea is driven primarily by an attempt to avoid bad case scenario. For China it is avoiding a problem that could be created by US intervention on North Korea by disorderly collapse of North Korean regime. China is trying to manage that problem and trying to avoid more of crisis between US and North Korea that we were seeing few months ago.”
이 때문에 중국은 수개월 전 북한 내 군사 옵션이 대두되며 긴장 국면을 맞은 미-북 관계 속에서 한반도 전쟁을 막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고, 미국의 대북 강경책에 힘을 보태는 것이 해결책이었다는 것이 들린 교수의 설명입니다.
여 교수는 예측 불가능한 트럼프 대통령과 지난 7월부터 더 많이 언급되기 시작한 “군사 옵션”이 중국을 불안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여 교수]”It’s the fact that Trump’s unpredictableness with talk more about the military options starting from last July, I think that made Chinese nervous that could be some kind of miscalculation.”
그린 부소장은 군사 충돌은 국경 지역에 직접적 영향을 주고 미한 동맹을 강화시키는 만큼 중국으로선 점증하는 긴장을 낮추고 싶었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그린 부소장] “I think Beijing just wants to basically reduce the growing sense of tensions which is risky for China, because conflict will affect them directly on the border, but it is also risky for China because they don’t want to see US alliances get stronger. So they are trying to find ways to minimize the chance of the war.”
하지만 북한과의 대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해서 군사 옵션이 사그라든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그린 부소장] “South Korean government broke out with this summit, all of the sudden, no one is talking about anymore, but if the summit goes badly, between Trump and Kim, then military strike would come back.”
그린 부소장은 한국 정부의 정상회담 소식 발표로 갑자기 누구도 군사 옵션을 언급하지 않는 상황이 됐지만, 미북 정상회담이 실패하면 군사적 타격 논의가 다시 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