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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리비어 전 부차관보] “폼페오 방북, 비핵화 진정성 파악하는데 긍정적”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가 지난 12일 상원 외교위 인준 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가 지난 12일 상원 외교위 인준 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 지명자의 방북은 북한이 무엇에 대해 미국과 협력할지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가 밝혔습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18일 VOA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미북 정상회담 성사 여부는 폼페오 지명자가 확인한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달렸다며 진정성이 없다면 회담이 열릴 이유조차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미북 회담에서 동맹국의 안보 문제를 배제하고 미국에 대한 위협만을 언급하는 것은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김영남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폼페오 지명자가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을 만났습니다.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리비어 전 부차관보) 여러 이유로 꽤 중요했다고 생각합니다. 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만약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간의 회담이 열리게 된다면 이를 사전에 준비하는 만남이 무조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습니다. 고위급이나 양측의 지도자들을 직접 대변할 수 있는 급에서 말이죠. 어느 누구도 미국의 대통령이 제대로 된 준비 없이 북한과의 회담에 나서는 걸 원하지 않습니다. 대통령을 대변할 수 있고 국가 안보 문제를 다룬 경력도 있는 폼페오 지명자가 김정은을 만났다는 건 중요한 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폼페오 지명자의 방북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에 나서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까요?

리비어 전 부차관보)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이 회담 준비가 부족한 상황을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준비에 나선 것 같습니다. 북한의 지도자를 다루는 데 있어 적절한 전략과 접근법을 구상하려 노력하고 있는 거죠. 북한 지도자가 미국과의 관계에 있어 어떤 것은 할 준비가 돼 있고 어떤 것은 안 돼 있는지 확인하려면 직접 접촉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폼페오 지명자가 방문해 이런 만남을 가졌고 이런 점이 조금 명확해졌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긍정적인 부분이죠. 하지만 회담을 앞두고 어떤 사안들은 이뤄내지 못할 것을 알게 된 건 부정적 측면입니다. 회담을 진행할지 말지에 대한 최종 결정은 여기에 달렸습니다.

기자) 많은 전문가들은 정상회담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고 최고위급에서 진행하는 이른바 ‘톱 다운’ 방식에 우려를 제기했었습니다. 이번 방북으로 그런 우려가 줄어들었다고 보십니까?

리비어 전 부차관보) 어느 정도의 우려는 해소시킬 것으로 봅니다. 폼페오 지명자가 평양을 방문하기 전에 매우 준비를 많이 했을 것이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좋은 일이죠.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준비가 돼 있는지 여부에 대해선 아직 의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독서를 싫어하고 과거 대통령들처럼 회담 준비를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성격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저는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에 앞서 준비가 돼 있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만 하는 많은 이유 중 하나는 김정은이 아주 잘 준비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보다 준비가 덜 돼선 안 됩니다.

기자) 폼페오 지명자는 김정은을 만나 정상회담 의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보통 회담에 앞서 열리는 만남들에서는 어떤 것들이 논의됩니까? 어떤 것을 논의했을까요?

리비어 전 부차관보)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를 제가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비핵화 문제가 가장 중요한 의제였기를 바랍니다. 미국과 북한은 전통적으로 비핵화에 대한 해석에 매우 큰 차이를 보여왔습니다. 저희는 과거 북한이 한반도의 비핵화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을 들어왔지만 이는 미국이 생각하는 비핵화가 아니었습니다. 제가 폼페오 지명자에게 조언을 할 수 있다면 비핵화에 대한 의미와 해석에 대해 공통된 입장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북한의 핵무기는 미국의 동맹국들뿐만 아니라 미군 기지들, 그리고 이제는 미국에게도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핵무기보다 더 중요한 의제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미북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을 낮게 내다보셨는데요. 폼페오 지명자의 방문을 통해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십니까?

리비어 전 부차관보) 지금과 같은 적극적인 준비 과정을 보면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17일 플로리다 마라라고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기자회견을 하면서 회담이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북한이 폼페오 지명자를 만나 모든 우려되는 사안들에 대해 큰 진전을 보일 준비가 돼 있는지 여부를 명확히 했었는지가 중요합니다. 하지만 북한이 폼페오 지명자를 만나 비핵화로 나아갈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면 저는 회담을 가질 필요성 자체에 큰 의문이 듭니다.

기자) 폼페오 지명자는 최근 인준 청문회에 출석해 누구도 미북 정상회담을 통해 포괄적 합의에 도달할 것이라는 환상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미북 정상회담의 목표를 미국에 대한 핵 위협을 막는 것이라고 했는데요. 이는 새로운 미국의 대북 정책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리비어 전 부차관보) 저도 폼페오 지명자의 이런 발언을 듣고 불편했습니다. 회담의 목적은 미국에 대한 북한의 위협을 막는 것이라며 역내 동맹국이나 파트너 국가들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는데요. 그 발언이 미국은 과거 정권들에서 북한과 협상했던 것과 똑같이 접근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면 큰 실수라고 생각합니다.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북한과 대화를 했지만 결국 끝에 가선 북한이 비핵화에 진지하지 않았던 것을 확인한 과거 방식 말입니다. 회담의 목적은 북한의 핵 위협을 제거하는 게 돼야 합니다. 미국의 안보 문제를 다른 국가들과 갈라놓아서는 안 됩니다. 동맹을 갈라 놓는 건 북한이 오랫동안 추구한 목표였고 이런 함정에 빠져서는 안 됩니다.

기자) 한국 정치권에서는 평화협정 체결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리비어 전 부차관보) 어떤 의제들이 논의될지에 대한 많은 추측이 나오는 가운데 한국 당국자들은 북한과의 평화협정 체결 문제를 언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과거 한국과는 평화협정을 체결할 의사가 없다고 밝혀왔기 때문에 저는 이 점을 매우 흥미롭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평화협정을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봅니다. 북한이 핵무기를 가진 상황에서 평화협정을 논의하는 대화를 한다는 것은 현 상황에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에 미국은 핵을 가진 북한과는 절대 평화협정을 체결하지 않을 것으로 보며 한국도 절대 그렇게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기자) 한국 내 일각에서는 핵 문제와 인권 문제를 같이 해결하려고 하면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 저는 핵과 인권 문제가 동시에 다뤄지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회담에서 언급할 수 있는 의제와 우려들은 다양합니다. 저는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을 갖는다면 인권 문제를 제기하기를 바랍니다. 미국인 억류 문제나 납북 피해자 문제 등이 될 수 있겠죠. 북한과의 어떤 대화에도 인권 문제가 다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북한 사람들은 듣기 싫어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언급하지 않는다면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을 줄 수 있습니다. 남북 정상회담에서도 인권 문제가 다뤄지길 바랍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한국은 회담에서 인권 문제를 다루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이 부분이 우려가 되고 실망스럽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부차관보로부터 폼페오 지명자의 방북이 미북 정상회담에 끼칠 영향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대담에 김영남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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