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에 대한 짐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의 낙관론이 새삼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백악관이 신중한 태도로 선회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배경이 주목됩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매티스 장관이 미-북 정상회담에 대해 무슨 얘기를 했나요?
기자) 매티스 장관은 어제(23일) 기자들에게 “북한과의 협상이 결실이 있을 것으로 낙관할 이유가 많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평소 신중한 것으로 잘 알려진 매티스 장관의 이런 발언은 큰 관심을 모았지만,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시험을 중단하고,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하기로 한 것과 관련이 있겠지요?
기자) 북한의 발표 뒤에 발언이 나온 점으로 미뤄볼 때 그럴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매티스 장관이 `낙관론에 대한 많은 이유가 있다’고 한 건 북한의 공식 발표 외에 공개되지 않은 정보를 토대로 한 것일 수 있습니다. 특히 마이크 폼페오 중앙정보국 CIA 국장의 평양 방문 결과가 주목되는 배경입니다.
진행자) 폼페오 국장의 평양 방문과 관련해 추가로 알려진 내용이 있나요?
기자) 공식 확인된 건 아니지만, 일본 언론의 보도가 눈에 띕니다. 보도에 따르면 폼페오 국장은 평양 방문 중 김정은 위원장과 식사를 포함해 3~4차례 면담했습니다. 사실이라면, 이례적인 일로 보입니다. 특히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이 완전한 핵 포기 의사를 밝혔다는 게 보도 내용입니다. 또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지 않았고, 억류 미국인 3명을 석방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앞서 트럼프 대통령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북한이 비핵화에 합의했다고 밝혔는데,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미국과 한국 정부의 판단이 같은가요?
기자) 문재인 한국 대통령도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 의사를 밝히고 있다고 공개한 바 있는데요, 이런 점에서 비슷한 판단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과 한국은 김 위원장이 한국 정부 특사단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그리고 폼페오 국장에게 한 관련 발언들을 공유하면서, 면밀히 분석했을 겁니다.
진행자) 백악관의 고위 관계자도 폼페오 국장의 방북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빅토리아 코츠 백악관 특별보좌관이 지난 18일 공영방송인 `PBS’와의 인터뷰에서 그런 견해를 밝혔습니다. 코츠 보좌관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가 미국의 목표임을 북한 측에 분명히 전달했고, 북한도 이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으로부터 나오는 `톤’이 `매우 희망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CNN’ 방송은 행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김정은 위원장이 ‘호감이 가는 인물이었고, 정상회담에 대한 준비도 잘 돼 있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김 위원장이 비핵화 의사를 밝히고, 또 관련 조치를 발표한 것들이 낙관론의 근거라고 할 수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의 일본 언론은 지금도 CIA 소속으로 보이는 미국 정부 고위 관리가 평양에서 북한 측과 정상회담과 관련한 조율을 계속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사실이라면 양측 간에 상당히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 중임을 의미합니다.
진행자) 하지만, 미국 언론들은 백악관 관리들이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 상당한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언론들이 전하는 백악관 참모들의 기류는 트럼프 대통령과 매티스 장관의 낙관론과는 대조적입니다. 이들은 또 관리들과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평범한’ 양보에 말려들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우려를 일축하면서도, “북한에 관한 결론을 내리기까지는 먼 길이 남아 있다”며 신중한 견해로 돌아섰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이후에 행정부 관리들도 북한의 움직임에 대해 신중론을 펴고 있지요?
기자) 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의 발언이 대표적 입니다. 샌더스 대변인은 미국이 `순진하지 않다”며, “올바른 방향으로의 일부 조치를 보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을 방문 중인 수전 손튼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지명자도 성명 만으로는 “우리를 설득하기에 충분치 않다”며 북한의 구체적인 행동을 촉구했습니다. 미-북 정상회담에 대한 조심스런 낙관론이 바뀐 건 아니지만 기대치를 조정하면서 좀더 신중한 모드로 전환한 것이 두드러집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