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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본 미북정상회담, 나이에서 GDP까지 대부분 대조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세계적인 관심 속에 싱가포르에서 나란히 마주 앉게 됐지만, 양측의 상황을 숫자와 통계로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가 납니다. 정상 간의 나이 격차는 물론 경제와 군사력 규모를 사실상 비교하기가 힘듭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1946년생인 트럼프 대통령의 나이는 올해 만 71세. 생일이 6월 14일이기 때문에 곧 72살이 됩니다.

반면 1984년 1월생으로 알려진 김정은 위원장의 나이는 34살로 40세인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트럼프 주니어)과 81년생인 장녀 이방카보다 더 어립니다.

나이만 보면 두 정상은 아버지와 아들뻘이 되는 셈입니다.

또 두 정상 모두 체구가 크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키가 190cm로 장신인 반면 김 위원장은 170cm로 추정돼 20cm 이상 차이가 납니다.

김 위원장이 평양에서 싱가포르까지 이동한 거리는 4천700km, 미 수도 워싱턴에서 싱가포르의 거리는 1만5천500km로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위해 세 배의 거리를 더 비행했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을 위해 싱가포르 정부가 스스로 부담한 금액은 1천500만 달러.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가 확인한 이 금액은 대부분 보안 비용이지만, 싱가포르 언론들은 북한에 대한 지원도 포함됐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의 숙소인 세인트 레지스 호텔의 최고 귀빈실은 하루 숙박료가 7천~9천 달러, 트럼프 대통령이 묵는 샹그릴라 호텔 귀빈실도 평균 7천500달러에 달합니다.

미국은 국제관례대로 이번 정상회담 비용을 스스로 부담했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항공기를 중국에서, 호텔 등 여러 부대 비용은 싱가포르 정부에 상당 부분 의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미-북 정상회담을 취재하는 싱가포르 언론과 외신 기자들은 3천 명에 달합니다.

정상회담의 겉모습은 대등하지만, 미국과 북한의 주요 통계를 보면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큰 격차가 납니다.

세계은행이 지난 4월에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은 2016년 기준으로 18조6천240만 달러. 압도적인 세계 1위입니다.

북한은 통계가 없어 보고서에 언급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280억 달러, 미 중앙정보국(CIA)은 구매력 기준(PPP)으로 최대 400억 달러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GDP 규모만 무려 640배 이상 차이가 납니다.

인구는 미국이 지난해 기준으로 3억2천500명, 북한은 2천500만 명으로 13배.

군사력도 큰 격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미 국방부가 지난 2월 미 의회에 제출한 2019 회계연도 예산안은 6천860억 달러, 다른 부처가 국가 안보 목적으로 제출한 예산을 합하면 7천 160억 달러에 달합니다.

하지만 북한은 국방비를 발표하지 않아 정확한 통계를 알 수 없습니다. 다만 한국의 민간단체인 한반도선진화재단은 지난해 보고서에서 83억 달러로 추정했으며 미 정부도 80억 달러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미 국방비와 비교하면 82배 차이가 나지만, 북한이 군 현대화 작업을 거의 못 하는 것을 볼 때 실질적인 규모는 훨씬 더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북한은 그러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지출은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미 국무부가 지난해 발표한 2016 세계 군비지출 무기 이전 보고서를 보면 북한은 구매력 기준으로 GDP의 23.3%를 국방비에 투입했습니다.

국가 전체 살림살이의 거의 4분의 1을 국방비에 쏟아 붓는 것으로 11.4%로 2위인 오만보다도 두 배 이상 차이가 납니다.

이 때문에 유엔과 서방 세계 관리들은 북한 정권이 국민의 민생과 보건, 복지, 교육, 사회기반시설 확충에 써야 할 국가 자금을 정권 유지를 위해 무기 개발에 허비해 주민들의 고통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해 왔습니다.

반면 미국의 GDP 대비 국방비 지출은 평균 3.5~4%, 유럽은 대부분 2% 미만, 한국은 2.6% 정도입니다.

병력은 미군이 지난해 기준으로 128만 명, 예비군 80만 명, 북한은 119만 명, 예비군 60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미 국무부 보고서는 특히 북한은 2016년 기준으로 전체 노동인구 1천450만 명 가운데 군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8.1%에 달해 세계에서 가장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때문에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는 지난 2010년 워싱턴에서 한 강연에서 북한의 젊은이들이 한창 일을 할 나이에 군대에서 허송세월을 보내며 인권을 탄압받고 있다고 지적했었습니다.

[녹취: 황장엽 전 비서] “북한에서 (정권에 대항해) 일어날 수 있는 게 누구인가? 군대입니다. 아무리 세뇌 교육을 자꾸 해도 군대는 원한이 뼈에 사무쳐 있거든. 한창 공부할 나이에 10년, 13년씩 김정일을 위해 죽는 연습만 하다 끝나게 되면 또 탄광 등에 보내 또 그 생활을 하게 하거든. 일생을 망치게 한다고. 이 보다 더 큰 인권 유린이 없어요.”

군인들의 임금과 병영 환경 등 복지도 미국과 북한의 상황을 비교하기 힘듭니다.

미 육군에 따르면 특수 수당을 제외한 육군 장교들의 평균 연봉은 지난해 기준으로 8만 달러, 대위는 연차에 따라 5만에서 8만 달러, 상사 5만~7만 달러, 병장은 2만8천~3만8천 달러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북한 사병들은 봉급이 없고 장교와 부사관들도 북한 돈 수천~수만 원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열악해 군수품 비리와 부패가 매우 심각하다고 전직 북한군 출신 탈북민들은 증언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북한 정권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를 하면 미국의 민간 기업들과 외국의 대대적인 투자로 북한 주민들의 삶이 개선되고 번영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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