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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차관보 타이완 방문...'사이버공격' 러시아 신규제재


마리 로이스 미국 국무부 차관보(왼쪽에서 두 번째)와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왼쪽에서 세 번째)이 12일 '미국재타이완협회(AIT)' 준공식에 참석했다.
마리 로이스 미국 국무부 차관보(왼쪽에서 두 번째)와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왼쪽에서 세 번째)이 12일 '미국재타이완협회(AIT)' 준공식에 참석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타이완에서 미국대표부 역할을 하는 ‘미국재타이완협회’ 새 청사가 완공됐습니다. 마리 로이스 미 국무부 차관보가 오늘(12일) 준공식에 가고, 타이완 쪽에선 차이잉원 총통이 직접 참석했는데요. 중국 외교부는 ‘엄중한 유감’을 표시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전산공격을 사유로 러시아에 추가 제재했고요. 이어서, 베트남에서 반 중국 시위가 커지는 가운데, 경제특구법안 처리를 연기한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타이완에서 미국을 대표하는 조직의 새 청사가 준공식을 했군요?

기자) 네. 미국은 타이완과 공식 외교관계가 없기 때문에, ‘미국재타이완협회(AIT)’라는 조직이 이익 대표부 역할을 하는데요. 타이베이 시내에 새 청사가 완공됐습니다. 오늘(12일) 준공식을 했는데요. 중국과 타이완, 양안 긴장이 높아진 상황에서, 미국이 타이완과의 관계를 다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과 ABC뉴스 등 주요 매체들은 해설했습니다.

진행자) 준공식에 미국 정부 고위급 인사가 참석했다고요?

기자) 네. 마리 로이스 미 국무부 교육·문화 담당 차관보가 현장에 갔고요. 킨 모이 AIT 소장, 제임스 모리아티 AIT 이사장 등 관계자들이 모두 참석했습니다. 지난 3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서명을 통해, 미국 정부 관료들이 타이완을 방문해 당국자들과 교류할 수 있도록 한 ‘타이완여행법’이 발효됐는데요. 로이스 차관보는 2015년 이후 타이완을 찾은, 미국 정부 최고위급 인사입니다.

진행자) 미 국무부 차관보가 공식행사를 위해 타이완을 방문한 것만으로도 특별한 일이네요.

기자) 맞습니다. 타이완 언론에서는 장관급이 올 것으로 기대했다가 다소 실망한 논평도 있었는데요.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은 미북 정상회담 장소인 싱가포르에 머물렀기 때문에, 로이스 차관보의 참석이 최선이었던 것으로 ‘자유시보’는 설명했습니다. 로이스 차관보는 에드 로이스 미 하원 외교위원장 부인인데요. 정무적으로도 상당한 힘이 실린 인물로 이 신문은 해설했습니다.

진행자) 로이스 차관보가 준공식에서 연설도 했다고요?

기자) 네. “AIT 새 청사는 단순한 콘크리트 건물이 아니라, 21세기 미국과 타이완 파트너십(동반자관계)의 힘과 활력을 상징한다”고 로이스 차관보는 말했습니다. 상당한 의미를 부여한 건데요. 함께 현장에 간 그렉 하퍼(공화·미시시피) 미 하원의원은 조만간 더 급이 높은 미국 정부 인사가 타이완을 방문할 것이라고 현지 언론에 말했습니다. 그래서, 오는 9월 예정된 청사 현판식에는 미국 정부 장관급 이상이 참석할 것으로 현지 매체들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12일) 준공식에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이 직접 참석했다고요?

기자) 네. 차이잉원 총통은 이번 주 들어 인터넷 ‘트위터’에 잇따라 글을 올리며, AIT 새 청사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는데요. “미국과 타이완은 자유롭고 개방된 민주주의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고, AIT 새 청사 준공은 이를 지키는 공동 노력의 일환”이라고 오늘(12일) 행사에서 말했습니다. 별도 성명도 냈는데요. 미국과 타이완 관계가 지금처럼 유망한 적이 없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차이 총통은 준공식 현장에서 로이스 미 국무부 차관보와 귓속말을 하면서, 친밀한 분위기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중국 외교부는 AIT 새 청사 준공과 고위급 인사 파견에 대해, 미국 정부에 ‘엄중한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겅솽 외교부 대변인은 오늘(12일) 정례브리핑에서 “타이완 문제에 대한 약속을 준수할 것을 미국에 촉구한다”면서, 이 일로 미-중 관계가 훼손되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타이완 문제에 대한 약속’이란, 타이완은 독립국가가 아니라 중국의 일부라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가리키는데요. 이밖에 중국 관영 매체들은 미국이 ‘도발’을 했다며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여행법 발효, 미국재타이완협회 새 청사 준공, 미국과 타이완 관계에 굵직한 일들이 이어지고 있군요.

기자) 거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반년 만인 지난해 6월에는 타이완에 13억 달러 규모 무기판매를 승인했고요. 올 2월에는 미국과 타이완의 방위산업체들이 교류를 재개했습니다. 미 국방부는 타이완 군에 디젤엔진 잠수함까지 판매 교섭할 수 있도록 지난 4월 허용했는데요. 최근에는 타이완을 중국 영토로 인식할 수 있도록 표기·분류 방식을 바꾸라고 중국 정부가 각국 항공사들에 요구하자,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나서, “전체주의적이고 이치에 맞지 않는 발상(Orwellian nonsense)”이라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우고 있는데, 이에 대한 미국 정부의 태도가 바뀐 건가요?

기자) 그렇진 않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 전후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켜야 할지 의문이라고 했다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 후 “존중하겠다”고 입장을 정리했습니다. 최근 미국 정부가 다양한 경로로 타이완 쪽에 힘을 실어주는 것은, 통상·외교 현안 등에서 대 중국 관계에 지렛대로 활용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주요 외신들은 분석합니다.

진행자) 마지막으로, ‘미국재타이완협회’가 구체적으로 어떤 조직인지 짚어보죠.

기자) 미국은 중국과 수교하면서 지난 1979년 타이완과 단교했습니다. 그래서 대사관도 철수했는데요. 비자발급을 비롯한 영사업무를 포함, 현지에서 미국의 이해에 관계된 모든 일을 처리하는 조직이 ‘미국재타이완협회(AIT)’입니다. 비영리 민간기구로 분류되지만, 미 국무부 승인에 따라 450여 명 관계자가 근무 중이고요. 새 청사에 문을 여는 ‘해병대의 집’ 홍보시설 경비를 위해 현역 미군 10여 명이 현지에 상주할 예정입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부 장관이 지난 2일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 회의 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부 장관이 지난 2일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 회의 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듣고 계십니다. 미국이 러시아에 새로운 제재를 부과했군요?

기자) 네. 러시아와 관련된 기업 5곳, 개인 3명에게 미 재무부가 어제(11일) 신규 제재를 가했습니다. 미국을 상대로 러시아군과 정보당국이 벌인 전산공격에 관여한 사유인데요. 이들은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의 전산공격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했고, 이를 통해 미국과 동맹의 안보를 위태롭게 했다고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기관과 개인들입니까?

기자) '디지털 시큐리티'와 '크반트 연구소', 그리고 '다이브테흐노세르비스’가 제재 대상 러시아 기업들이고요. 디지털 시큐리티와 관련된 외국 업체 'ERP스캔', '엠베디'도 포함됐습니다. 개인 3명은 다이브테흐노세르비스 관계자인 알렉산드르 트리뷴, 올렉 치리코프, 블라디미르 카간스키인데요. 이들은 미국 기관과 개인들과 거래가 금지되고, 자산까지 동결됩니다. 미 당국은 이번 제재를 통해 러시아의 전반적인 전산공격 능력과, 해저 통신망을 이용한 수법이 약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들이 어떤 전산공격을 했다는 거죠?

기자) 지난해 ‘낫페티야’라는 랜섬웨어(악성전산프로그램)가 우크라이나 정부기관과 기업들을 타격한 뒤 유럽과 아시아를 거쳐 미주까지 수십억 달러 피해를 입힌 일이 있었는데요. 백악관은 지난 2월, 낫페티야 공격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했습니다. “응당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백악관 대변인이 밝혔는데요. 이번 제재 대상자들은 낫페티야 공격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의 대 러시아 제재가 계속 확대되고 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인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뒤, 미국은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와 함께 러시아를 제재하고 있는데요. 지난 2016년 미국 대통령선거에 러시아 정보기관이 전산공격으로 개입한 일이 드러나면서 바락 오바마 행정부가 연방보안국(FSB)을 제재했습니다. 올해 들어서도 2월과 3월, 러시아 기관과 개인들이 제재 명단에 추가됐고요. 4월에는 알루미늄 생산업체 ‘루살’ 등 러시아 주요 기업 14곳과 신흥재벌 24명이 목록에 올랐는데요. 이후 러시아 경제에 악영향이 이어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진행자) 이번 신규제재에 대해 러시아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러시아 기업과 개인들의 반응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외국 업체인 ‘ERP스캔’과 ‘엠베디’는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ERP스캔 측은 “러시아 ‘디지털 시큐리티’의 자회사로 출발하긴 했지만, 지난 2014년부터 네덜란드 기업이 됐다”며, 제재를 받을 활동을 한 일이 없다고 언론에 밝혔습니다. 또한 엠베디 측은, “직원 일부가 러시아 디지털 시큐리티에서 일한 적이 있는데, 회사가 생기기 전의 일”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당국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러시아 정부와 의회는 미국의 잇단 제재 부과에 계속 반발하고 있는데요. 지난 4일, 미국과 서방을 상대로 광범위한 제재 권한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주는 법규를 발효시켰습니다.

외국인 투자자에게 최장 99년 간 토지임대를 허용하는 '경제특구법'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베트남 하노이에서 행진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에게 최장 99년 간 토지임대를 허용하는 '경제특구법'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베트남 하노이에서 행진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베트남 정부가 논란많은 경제특구 설치 법안 표결을 연기했군요.

기자) 네, 베트남 국회가 11일, 경제특별구역신설 법안 표결을 당분간 연기하기로 했습니다. 원래 이 법안은 오는 15일 표결에 부칠 예정이었는데요. 하지만 전국 곳곳에서 이에 반대하는 항의 시위가 벌어지고, 폭력사태로까지 이어지자 좀 더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10월까지 이를 연기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시위대가 경제특구신설 법안을 반대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원래 이 법안은 지난해 베트남 정부가 내놓은 건데요. 베트남 3개 지역에 특별경제구역을 설치하고 외국의 자본을 적극 유치해서 국가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특별경제구역의 토지를 최대 99년까지 외국 투자자에게 임대해줄 수 있다고 규정한 조항이 특히 논란이 됐는데요. 시위자들은 결국은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한 중국인들의 손에 베트남 토지가 넘어가게 될 것이라면서 중국인들에게는 단 하루도 베트남 땅을 빌려줄 수 없다며 반발했습니다.

진행자) 시위가 꽤나 격렬했던 것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베트남 곳곳에서 벌어진 시위는 10일부터 11일 새벽까지 이어졌는데요. 일부 지역에서는 시위대가 오토바이를 타고 몰려들어 관공서에 돌을 던지고 불을 지르기도 했습니다. 현지 경찰은 물대포와 최루탄을 동원해 시위대 해산을 시도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충돌이 벌어져 경찰관 수십 명이 다치기도 했습니다. 베트남 경찰은 시위자 100여 명을 검거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와중에 일단 베트남 국회가 법안 표결을 연기하기로 하면서 한걸음 물러난 모양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응우옌 티 낌 응언 베트남 국회의장이 11일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시위자들이 법안의 본질을 잘 못 이해했을 수도 있다면서, 냉정을 되찾고 공산당과 국가의 결정을 믿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응언 의장은 특히 국회는 법안을 논의할 때 국민의 의견을 듣고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현재 베트남 정부는 현행 최대 70년으로 제한하고 있는 외국인 토지 임대 규정에 맞춰 임대 기간을 조정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에 대해서 중국은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하노이 주재 중국 대사관은 이날(11일) 대사관 웹사이트에 '반중국적인 불법 집회'가 벌어졌다고 밝히고, 중국 정부는 향후 사태를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노이 주재 중국 대사관은 또, 베트남에서 고조되고 있는 반중국 정서를 우려해, 베트남 현지 중국인들에게 외출시 안전에 유의해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진행자) 베트남과 중국 관계, 사실 오래전부터 썩 매끄러운 사이는 아니었죠?

기자) 맞습니다. 양국은 국경을 접하고 있으면서, 역사적으로 오랜 불신과 갈등의 관계가 이어져 왔습니다. 중국이 베트남을 1천 년 동안 지배한 적도 있고요. 1979년에는 양국 간에 전쟁이 벌어지기도 했는데요. 베트남은 특히 최근 중국과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서 관련국들 가운데 가장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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