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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규모 중국산 추가 관세 검토...유럽 난민 분산수용 모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18일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미국국가우주위원회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18일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미국국가우주위원회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연 2천억 달러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매길 수 있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밝혔습니다. 중국 정부는 “미국이 이성을 잃었다”며 과격한 어휘로 비판했습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주세페 콘테 신임 이탈리아 총리와 만나, 지중해를 건너는 난민 수를 줄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고요. 이어서, 4년째 내전 중인 예멘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연합군이 반군 거점에 진입한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 부과 계획을 밝혔군요?

기자) 네.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10% 추가 관세를 검토할 것을 미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했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제(18일) 백악관 성명을 통해 밝혔습니다. “중국이 미국의 지식재산권과 기술을 불공정하게 습득하는 관행을 고칠 뜻이 없는 게 분명해졌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는데요. 이어서, “나는 시진핑 주석과 좋은 관계이고, 많은 현안에 협력할 것이지만, 미국은 더 이상 중국이나 다른 나라들에 이용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불공정 관행을 고칠 뜻이 없는 게 분명하다고 본 이유는 뭐죠?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금요일(15일), 연 500억 달러 중국산 기술제품 1천100여개 품목에 25% 관세부과를 공식 발표했습니다. 중국이 지식재산권 절취와 기술 이전 강요를 통해 차세대 핵심산업 육성책인 ‘중국제조 2025’를 진행하고 있어서, 이를 시정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는데요. 중국은 여기에 즉각 반발했습니다. 당일 상무부 성명을 통해 보복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요. 다음날, 같은 규모인 500억 달러 미국산 농산물과 자동차, 항공기 등 100여 개 품목에 25% 신규 관세 부과를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보복관세를 시행하는 게 옳지 않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 판단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중국이 불공정 관행을 고치지 않고, 대신 “아무 잘못도 없는 미국 기업과 노동자, 농민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18일) 성명에서 비판했는데요. 중국이 500억 달러 보복관세를 실제 발효시키면, 미국 정부의 2천억 달러 관세는 즉각 부과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관계 부처들이 일제히 격한 언사로 비난했습니다. 중국 상무부가 오늘(19일) 성명을 냈는데요. “미국이 이성을 잃고 (2천억 달러) 관세를 실행한다면, 부득이 종합된 조치를 통해 반격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추가 보복을 경고한 건데요. 겅솽 외교부 대변인도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이 최근 중국과 달성한 공동인식(고위급 통상 합의)을 무시하고, 또다시 무역전쟁을 도발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이 때문에 전세계로부터 신뢰를 잃었다. 이성을 되찾기를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관세 계획을 어떻게 보고 있나요?

기자) 중국에서 보복 당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책을 밀고 나가는 것 같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짚었습니다. 미국이 중국에서 수입하는 물품과 용역 규모는 연간 5천100억 달러에 이르지만, 중국이 미국에서 사들이는 액수는 1천300억 달러에 불과하기 때문인데요. 보복관세 효과가 상대적으로 작다는 겁니다. 그 대신, 중국은 미국 기업들의 영업을 제한하거나, 투자·인수합병을 금지하는 방법 등으로 괴롭힐 수 있다고 CNN과 뉴욕타임스는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관세와 보복관세를 주고받더라도 미국 쪽에 유리하다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그렇더라도 우려할 부분은 있는데요. 중국산 수입품에 잇따라 고율관세를 매기면, 고스란히 물건 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에 미국 중산층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해설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트럼프 행정부가 감세와 규제 완화로 얻은 경제 성장세를 둔화시킬 것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는데요. 중국 내에서 미국산 제품 불매 운동이 벌어져 기업 피해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습니다.

진행자) 다른 나라들은 이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나요?

기자) 미-중 두 나라가 이대로 관세를 부과하면, 보복이 보복을 불러 세계경제에 큰 위험 요소가 될 것이라고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우려했습니다. 영국의 BBC도 경제 규모 세계 1 ·2위인 미국과 중국이 연일 치고 받는 상황은, 양국과 교역하는 다른 나라들에게도 좋을 게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오른쪽)가 18일 독일을 방문한 주세페 콘테 신임 이탈리아 총리와 베를린 총리관저에서 만나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오른쪽)가 18일 독일을 방문한 주세페 콘테 신임 이탈리아 총리와 베를린 총리관저에서 만나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듣고 계십니다. 유럽의 대표적인 난민포용주의자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난민 강경책을 일단 보류시키는 데 성공했군요.

기자) 네, 현재 독일 정부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CDU)과 호르스트 제호퍼 내무장관이 이끄는 기독사회당(CSU)의 연립정부로 구성돼 있는데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연정 파트너인 기독사회당이 추진하는 난민 강경책을 2주간 보류하겠다는 합의를 얻어냈습니다. 난민 정책에 강경한 기독사회당이 일단 메르켈 총리의 주장을 받아들여 2주간의 유예 기간을 준 겁니다.

진행자) 자칫 연정이 붕괴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 2017년 치른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4선에 성공했지만 메르켈 총리의 기독민주당이 과반의석을 차지하지 못해, 다른 정당과의 연정이 불가피했는데요. 거의 5개월 넘게 정부 구성을 하지 못하다 올 2월 가까스로 기독사회당과의 연정에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정책적 노선이 달라 불협화음이 적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특히 난민 문제에 관해서는 견해차가 크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호르스트 제호퍼 내무 장관은 지난주, 이르면 18일부터 난민의 입국을 막기 위한 새로운 국경 통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메르켈 총리는 독일이 난민 입국을 거부하게 되면 다른 EU 국가에도 영향을 미쳐 결국 EU의 연합을 무너뜨리게 될 것이라고 주장해왔습니다.

진행자) 현재로서는 일단 메르켈 총리가 2주간의 시간을 유예받은 셈인데, 어떻게 대처할까요?

기자) 메르켈 총리는 이 기간에 유럽연합 회원국들에게 난민들의 분산 수용을 설득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다음주 28일과 29일 브뤼셀에서 EU 정상회의가 열리는데요. 하지만 지금 유럽 전체 분위기가 난민 수용에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에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합니다. 메르켈 총리는 EU 정상들과의 회담 결과를 7월 1일 독일 정부에 보고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메르켈 총리가 벌써 유럽연합(EU) 주요 정상들을 만나기 시작했다고요?

기자) 네. 메르켈 총리는 어제(18일) 베를린을 방문한 주세페 콘테 신임 이탈리아 총리와 회담했는데요. “지중해를 건너 이탈리아에 도착하는 난민 수를 줄이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탈리아는 아프리카· 중동 난민들이 유럽 각국으로 가는 관문으로 통합니다. 그런데 얼마 전 이탈리아 정부가 난민선 입항을 거부한 일 때문에, 프랑스와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연합(EU) 주요 국가들과 외교 마찰이 일기도 했는데요. 메르켈 총리는 난민들이 지중해에 들어서기 전에 시리아에서 망명신청을 처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비판하고 나섰네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메르켈 총리의 기자회견 직후 트위터에 글을 올렸는데요. "난민 문제가 허약한 독일 연정을 이미 흔들고 있다면서 독일 국민이 지도부에 등을 돌리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독일에서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전 유럽에서 수백만 명의 난민을 허용하는 큰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독일 정계에서는 즉각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발언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사실 현재 독일의 범죄율은 25년 만의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유럽에서 난민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최근 몇 주간 더욱 민감해지고 있습니다. 지난주 이탈리아 정부는 난민선이 이탈리아에 상륙하지 못하도록 거부했는데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를 무책임하다고 비난하면서 외교적 설전을 치르기도 했습니다. 또 현재 중도우파와 극우파가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오스트리아 역시, 더 강경한 난민 정책을 취할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현재 독일에는 얼마나 많은 난민이 있습니까?

기자) 지난해 받아들인 난민만 20만 명에 달했는데요. 유럽국가들 중 가장 많은 겁니다. 특히 지금 독일에 있는 난민의 대부분이, 경제적으로 안정되고 일자리도 상대적으로 많은 독일로 가기 위해 다른 유럽 국가들을 경유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편 '유럽망명지원기구(European Asylum Support Agency)'가 18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 국가들에서 망명을 원한 난민수는 70만 명으로 추산됐는데요. 이는 전년도인 2016년과 비교하면 44% 감소한 것입니다.

'아랍연맹군'과 후티 반군의 내전이 일어나고 있는 예멘 호데이다에서 피난한 여성과 아이가 '하자'주 북쪽 지역에 설치된 임시 피난 캠프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아랍연맹군'과 후티 반군의 내전이 일어나고 있는 예멘 호데이다에서 피난한 여성과 아이가 '하자'주 북쪽 지역에 설치된 임시 피난 캠프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4년째 진행중인 예멘 내전이 중요한 전기를 맞고 있다고요?

기자) 네. 홍해 입구 아라비아 반도의 예멘에서 지난 2014년 내전 재발 후 여러 나라가 개입해 분쟁이 커졌는데요.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아랍연합군이 최근 정부군과 함께, 항구도시 호데이다에 대공세를 펼치고 있습니다. 호데이다는 후티 반군 주요 거점이자, 예멘에 갖가지 물자가 들어가는 요충지인데요. 연합군에 참가하는 아랍에미리트(UAE) 국영 ‘왐’ 통신은 현지 “공항주변 지역을 해방”했다고 보도했고요. 이란의 지원을 받는 반군 수십 명을 사살하거나 생포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호데이다 전투는 예멘 내전 사상 최대 규모입니다.

진행자) 반군을 지원하는 이란에서, 이번 전투에 대한 입장을 내놨다고요?

기자) 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군사적 접근은 실패할 것이다. 예멘 위기는 정치적인 방법으로 풀어야한다”고 타밈 빈 하마드 알타니 카타르 국왕과 통화에서 촉구했다고 이란 국영방송이 전했습니다. 이슬람 시아파 맹주인 이란이 후티 반군을 돕고,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가 정부군을 지원하면서 예멘 내전은 두 나라의 대리전 양상으로 진행됐는데요. 이란은 반군을 경제적·군사적으로 지원해서 혼란을 심화시켰다는 비판을 줄곧 부인해왔습니다.

진행자) 이란과 사우디가 군사적으로 맞서고 있는 예멘은 어떤 나라인가요?

기자) 아라비아반도 남쪽 끝에 있는 나라인데요. 사막지대가 많은 중동이지만, 바다에 가까워 원시림이 있고요. 인도양과 홍해를 끼고 있어 무역이 발달할 조건까지 갖췄습니다. 좋은 조건을 가졌지만, 분쟁이 끊이지 않았는데요.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로 인구가 절반 정도씩 나뉘었기 때문입니다. 어느 쪽에서 대통령이 나오든지 다른 종파를 억누르는 정책을 펼치면서, 이에 반발하는 상대방과 충돌이 계속됐습니다.

진행자) 종파 갈등 때문에 내전이 계속됐던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한반도처럼 남·북 예멘으로 분단된 시절도 있었는데요. 1990년 극적으로 통일했지만, 갈등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시아파 후티 반군이 이란의 지원을 받아 2014년 수도 사나를 점령하고, 수니파인 압드라부 만수르 하디 대통령을 쫓아냈는데요. 이란의 영향력 확대를 우려한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듬해 연합군을 구성해 하디 정권을 지원하면서 내전에 적극적으로 참가했습니다.

진행자) 잘 알려진 테러단체들도 내전에 참가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수니파 과격단체 알카에다 추종세력까지 개입했는데요. 이렇게 세력과 세력이 얽히면서, 전투원과 시민을 구분하기 어려운 게릴라전 양상으로 발전해 해결 방법을 찾기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면서, 유엔이 예멘 담당 특사를 통해 평화 구축 노력에 나섰는데요. 작년 이맘때는 중재자로 나선 알리 압둘라 살레 전 대통령이 반군에 살해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미국은 그 동안 예멘 사태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으면서, 당사자들끼리 평화적인 해결을 진행하도록 북돋았습니다. 대신 미군 병력이 알카에다 퇴치에 주력하면서, 혼란을 줄이도록 도왔는데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 영국 등 서방은 하디 정부를 지원하는 사우디에 무기를 판매하면서, 간접적으로 후티 반군을 견제했습니다. 특히 얼마전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한 미국은 이란을 상대로, 주변 지역에 대한 영향력 확대 추구를 중단하라고 촉구하면서 예멘 내전 개입을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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