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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탈북자들 “미 의회, 북핵 협상 국면에서도 인권 강조 환영”


지난 2008년 세계 인권 선언 60주년을 맞아 서울에서 북한 인권 실태를 알리는 전시회가 열린 가운데 기근으로 고통받는 북한 아이의 사진이 보인다.
지난 2008년 세계 인권 선언 60주년을 맞아 서울에서 북한 인권 실태를 알리는 전시회가 열린 가운데 기근으로 고통받는 북한 아이의 사진이 보인다.

미국 내 탈북자들은 미 의회가 북한 인권 개선을 촉구하면서 관련 결의안과 법안을 꾸준히 발의하는 데 대해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특히 강력한 압박 조치를 담은 미 하원의 새 결의안이 북한에 효과적인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김현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내 탈북자들은 미 의회가 미-북 협상 국면에서도 북한 인권 문제를 부각시키는 데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미 행정부가 북한 핵.미사일 위협 제거에 초점을 맞추는 와중에도 인권 관련 결의안과 법안을 꾸준히 발의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는 겁니다.

평양 출신으로 1992년 탈북해 현재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에 살고 있는 박명남 씨는 미 의회의 북한 인권 개선 노력에 감사를 표했습니다.

[녹취: 탈북자 박명남 씨] “우리는 인권이라는 말 자체도 모르고 살았잖아요. 핵무기 없애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인권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북한 사람들한테는. 굉장히 고맙죠. 미국에서 이렇게 해주니까 저희는 말할 수 없이 고마운 거죠.”

박 씨는 미국이 북한과의 핵 협상을 진행하면서도 인권 문제를 논의해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녹취: 탈북자 박명남 씨] “지금 테이블에 가장 먼저 올려야 할 것이 인권이라고 생각합니다. 확실하게 검증하고 그 다음에 지원해야죠. 인권이 개선 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원해봤자 주민들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거든요.

미국 동부 버지니아 주에 사는 탈북자 조셉 조씨는 북한 문제를 핵 위협에만 국한시키지 않는 미 의회의 인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녹취: 탈북자 조셉 조 씨] “반드시 그렇게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이나 국제사회 목적이 북한의 단순한 핵무기 포기가 아니라 국제사회 일원으로 서로 국제질서를 같이 세워나갈 수 있는 동반자로 보고 정상국가로 가길 원한다면 인권문제를 당연히 얘기해야죠.”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를 정상화하고 국제사회에서 정상국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핵 문제 해결뿐 아니라 인권 문제가 우선 해결돼야 한다는 겁니다.

따라서 미 정부 관리들은 북핵 관련 회담에서 핵 문제뿐 아니라 인권 문제도 함께 제기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인권 개선이 궁극적으로는 북한에게도 이익이라는 사실을 북한 당국자들에게 꾸준히 설득시켜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녹취: 탈북자 조셉 조 씨] “왜 인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북한 자체 발전이나 앞으로 경제 발전에 득이 되는지를 설명해주고, 인권 문제가 동떨어진 문제가 아니라 포괄적으로 한 틀 안에서 해결돼야 궁극적으로 해결된다는 것을 잘 인지시키면 북한 지도부가 핵 문제를 포기하고 결단이 서 있다면 납득하지 못할 만한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북한 인권 개선을 한반도 비핵화 전략에 포함할 것을 촉구하는 미 하원의 노력이 북한과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미국 중부에 사는 마크 김 씨는 수많은 인권 단체의 인권 개선 촉구보다 미국 정부의 이 같은 경고가 북한에게는 훨씬 효율적인 메시지로 전달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내 탈북자들은 특히 최근 상정된 미 하원 결의안이 북한을 압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공화당 크리스토퍼 스미스 의원이 대표 발의한 새 결의안은 북한 인권 개선을 한반도 비핵화 전략에 포함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미국 버지니아에 사는 30대 탈북 여성 김영희 씨는 “비핵화뿐 아니라 인권 문제 개선까지 요구하는 이번 결의안에 북한은 상당한 압박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김 씨는 미 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핵 협상 과정에서 인권문제를 더욱 강조할 것을 요구한다면 더 큰 압박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이번 결의안은 비핵화에 열중한 나머지 인권 문제를 소홀히 다루는 듯한 미국 정부에 느끼는 배신감을 해소해 준다고 밝혔습니다.

박명남 씨는 북한 정권의 반인륜적 범죄를 조사하기 위해 특별 국제형사재판소 설립을 촉구하는 결의안 조항이 실현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면서도 무게감이 크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탈북자 박명남 씨] “발표한다는 자체가 대단한 거죠. 해외에 나가보면 북한 사람들이 짐승만도 못하게 살잖아요. 상징성이 크다는 데 의미가 있죠. 당연히 압박이 되죠.”

미국 내 탈북자들은 한국 정부는 미국 정부와 달리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에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우려했습니다.

난민 자격으로 11년 전 미국에 입국한 탈북 대학생 조은혜 씨입니다.

[녹취: 탈북자 조은혜 씨] “한국 정부에 대해서는 많이 실망감이 있어요. 미국 정부보다 한국 정부가 북한 주민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더 잘 알고 있는데, 지금 정부에서는 올바른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

미국 중서부에 살고 있는 탈북자 김해성 씨도 한국 정부가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인권 문제를 거론하지 않고 있다며 우려했습니다.

[녹취: 탈북자 김해성 씨] “한국에 있는 탈북자들에 대한 문재인 정권의 태도 등을 볼 때 문재인 정부가 너무 북한 눈치에 끌려 다니는 거 아닌가, 너무 일방적으로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양도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미국 내 탈북자들은 미국 의회의 북한 인권 개선 노력이 한국 정부가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좀 더 목소리를 높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했습니다.

VOA 뉴스 김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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