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월요일 한반도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 입니다. 북한과 중국의 교역이 지난 3월 1차 김정은-시진핑 정상회담을 계기로 정상화되고 있다고 일본 언론인이 밝혔습니다. 북-중 국경 도시인 단둥과 옌지를 통한 상품과 물자 교역이 활발하다고 합니다. 최근 평양을 방문한 일본 ‘주간 동양경제’ 신문 후쿠다 게이스케 부편집장을 최원기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요즘 북한도 상당히 덥다는데, 언제 평양을 방문하셨고, 어떤 인사들을 만나셨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후쿠다)지난 8월 7일부터 일주일 정도 평양을 다녀왔습니다. 조선사회과학원 경제연구소 리기성 교수, 역사연구소 연구사 교수들을 비롯한 인사를 만났습니다.
기자) 북한의 공화국 창건 70주년을 한 달가량 앞두고 방북하셨는데, 평양 분위기가 어떻던가요?
후쿠다) 무더위가 계속됐는데요, 길거리에 시민들도 많았고 문수물놀이장도 좀 봤는데 많은 시민들이 거기서 즐기는 모습도 봤습니다. 그리고 9월 9일인 정부 수립 70주년 축전 준비라고 봤는데 김일성광장을 비롯한 평양 시내에서 학생이나 시민들이 연습하는 모습도 봤습니다.
기자) 6월12일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에서 반미 구호와 선전물이 사라졌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실제로 그렇습니까?
후쿠다) 그렇습니다. 반미적인 구호는 볼 수 없었습니다. 대신해 “경제강국 건설의 대통로를 열어나가자” “인민경제의 자립성”과 같은 경제적인 구호가 있고 “정치사상적 위력”이란 구호를 봤습니다.
기자)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진행 중인데요, 이와 관련해 보신 것을 말씀해 주십시오.
후쿠다) 겉으로 보면 별 영향을 볼 수 없었습니다.지난번 방문했을 때 조선사회과학원 경제연구소 리기성 교수가 경제적 영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무역거래, 금융, 투자, 과학기술 4분야라고 말했습니다. 거시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고 북한도 인정하는 겁니다.
기자) 북한 당국자들이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의 방북이나 미-북 2차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뭐라고 말하는지 궁금합니다.
후쿠다) 그것도 특별하게 이야기를 못들었습니다. 다만 작년에 핵 무력을 완성한 것은 앞으로 안정적으로, 평화적으로 경제강국 건설을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는 얘기를 자주 들었습니다.
기자) 최근 일본인 기자가 북한에서 간첩 협의로 체포됐는데, 어떻게 보시는지요?
후쿠다) 저는 평양에서 나와서 북경에 도착해서 이 뉴스를 들었는데요. 확실한 건 아직 모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일본과의 협상수단, 이른바 인질로 잡았다는 시각, 분석은 방문 동안 제가 느낀 분위기를 생각해 볼 때,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생각됩니다.
기자) 북한 경제 상황에 대해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 경제 성장률은 마이너스 3.5%로 고난의 행군 이후 최악이라고 하는데, 후쿠다 선생님이 보시기에는 어떻습니까?
후쿠다) 마이너스 3.5 %에 관해서 경제연구소 리기성 교수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리 교수는 웃으면서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습니다. 특히 김정은 시대부터 계속 연 7-8% 정도의 성장을 하고 있다란 게 북한의 분석인 것 같습니다. 2017년 경제 상황은 농업생산은 4-6월에 가뭄피해 때문에 떨어졌지만 공업을 포함한 전체적인 국민경제는 성장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하셨습니다. 지난 번에 리 교수가 2015년의 알곡생산량은 589만t이라고 소개한 바가 있는데, 2017년엔 589만t 보다 30만t 감소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렇지만 알곡생산량 이외의 최신의 경제통계는 설명이 없었습니다.
기자)북한은 석탄을 비롯한 광물 수출을 못해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후쿠다) 제가 5월 말 다른 데에서 취재를 했는데 3월 달 첫 번째 조-중 정상회담 이후 국경무역은 정상화되고 있고 세관도 문제 없이 광물을 비롯한 무역상품, 물자가 통과하고 있다고 들은 바가 있습니다. 어떤 중국계 비지니스맨은 “단동, 장백산, 연길 쪽에 세관을 통해 물자가 오고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리기성 교수에게 물어봤는데 “공식적으론 아는 것 없다”고 말했습니다.
기자) 국경무역이 정상화되고 있다는 것은 밀수가 늘었다는 겁니까, 아니면 세관을 통한 정상적인 무역이 늘었다는 겁니까?
후쿠다)제가 알기에는 밀수가 아니라 공식적인 무역, 세관을 정식으로 통과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기자)지난해 봄 평양의 휘발유 가격은 kg당 4천원, 미화로 0.5 달러였는데, 현재 에너지 사정은 어떻습니까?
후쿠다) 구체적인 휘발유 가격은 알 수 없었는데 지금 그 가격 수준보다는 떨어졌다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전력 사정도 전보다 나빠졌다고 느낄 수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공장이나 산업 시설에서 냉방을 안 쓰거나 절전, 전기를 아껴 쓰는 모습을 봤습니다. 식당에서는 좀 정전도 있었습니다.
기자) 수출을 못해 외화난이 심각한 것 같은데, 환율은 어떻습니까?
후쿠다) 평양의 대표적인 상업시설인 광복지구상업중심을 찾았을 때, 1 달러가 8천150원이었습니다. 유로가 1유로 9천410원, 1 일본엔이 69원, 1 인민원은 2천280원이었습니다. 호텔이나 외화식당의 경우엔 1 달러가 100-105원 정도이었습니다. 이것은 제가 올해 1월 달 방문했을 때와 거의 변화가 없고 상업시설에서 본 상품가격도 전과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기자) 그런데 같은 평양인데 광복지구에서는 1 달러가 8천150원이고, 호텔이나 외화식당에서는 100원이면 거의 80배나 차이가 나는군요.
후쿠다) 바로 그렇습니다. 외화식당에서는 1 달러가 100원이고 광복지구처럼 북한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은 1 달러가 8천원 정도 이렇게 환산돼 가격이 표시됩니다.
기자)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6월 말부터 40일 간 지방을 돌아다니며 20여개 공장과 기업소를 돌아다녔는데, 이건 어떻게 봐야 할까요?
후쿠다) 역시 김위원장이 직접 제시한 경제건설 로선에 집중하고 힘을 써야 한다란 생각에서 나온 행동이라고 봅니다. 지난 4월에 열린 조선로동당 중앙의원회 제7기 제3차 총회에서 채택된 새로운 전략적 로선의 뜻을 제가 방문 동안 거듭 들었습니다.
기자)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추진하는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달성할 수 있을까요?
후쿠다) 이 5개년 전략에 관한 구체적인 목표가 그동안 발표되지 않으니까 달성할 수 있는지에 대해 대답하기가 힘듭니다. 그렇지만 1월 달에도 만난 리기성 교수는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은 이렇게 이해하면 된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내용은 에너지 문제를 기본적으로 해결하고 식량 확보와 먹는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는 것, 그리고 국민의 소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목표랍니다. 이른바 기본적이고 근본적인 경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이 5개년 전략의 목표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기자)올해 워낙 날씨가 더운데다 제재마저 가해져 농사가 잘 안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데, 어떻습니까?
후쿠다)올해도 8월 달에 들어 고온 상태로 인한 농업 피해가 걱정되는 데 그동안 북한에서 발생한 가뭄, 물 부족보다는 악영향은 별로 발생하지 않겠다고 들었습니다. 이번에는 3년만에 평양 교외에 위치한 장천남새 전문협동농장을 방문했는데 “물 걱정은 안해도 된다”란 설명을 들었습니다.
기자)후쿠다 선생님은 벌써 8차례 북한을 다녀오셨는데, 북한 경제 전망이 어떻습니까?
후쿠다) 북한경제는 전과 달리 천천히 좋아지고 있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기자) 후쿠다 게이스케 선생님, 감사합니다.
후쿠다)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최근 평양을 방문한 일본 언론인 후쿠다 게이스케 씨로부터 북한 경제 사정을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최원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