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제재 명단에 새로 올린 러시아 선박들은 한국에 여러 차례 입항 기록을 남겼습니다. 그 중 1척도 현재 부산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재무부가 21일 제재 명단에 추가한 러시아 선박들의 운항기록을 ‘마린트래픽(MarineTraffic)’을 통해 추적해 봤습니다.
전체 6척의 선박 중 4척이 한국에 입항했던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장 활발한 운항 기록을 남긴 건 ‘세바스토폴’ 호로 올해에만 포항과 부산 등 최소 11회 입항했습니다.
특히 마린트래픽 자료에 따르면 이 선박은 14일 부산에 입항해 20일 오후 1시 현재까지 부산에 머물고 있습니다.
부산 항만청은 이 선박의 입항 목적을 ‘선박 수리’로 기재했습니다.
제재 선박 중 한국 입항 기록을 남긴 또 다른 선박은 ‘보가티르’ 호로 올해에만 최소 9차례 포항과 평택 등에 입항했고, ‘파티잔’ 호와 ‘넵튠’ 호는 각각 5회와 2회씩 한국을 드나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앞서 미 재무부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소재 ‘프리모례(Primorye)’ 해양물류 주식회사'와 '구존(Gudzon) 해운 주식회사'를 제재하면서 이들이 소유하거나 운용하는 러시아 선박 6척을 제재했습니다.
이 중 ‘패트리어트’ 호는 올해 초 북한 선박 ‘청림 2’ 호와 ‘천마산’ 호에 석유 1천5백t과 2천t을 환적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나머지 5척의 선박들이 불법 환적에 가담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재무부는 선박 소유 회사를 제재하면서 이들의 소유 선박을 모두 제재 명단에 포함시켰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정부가 현재 부산에 입항한 ‘세바스토폴’ 호를 비롯해 다른 선박들에 어떤 조치를 취할 지 주목됩니다.
다만 이들 선박들은 유엔 안보리 제재가 아닌 미국의 독자 제재에 오른 상태로, 억류 등의 조치로 이어질지 불확실합니다.
현재 한국 정부는 공해상에서 선박간 환적에 가담한 ‘라이트하우스 윈모어’ 호와 ‘코티’ 호, 그리고 북한산 석탄을 운반하는 데 관여한 ‘탤런트 에이스’ 호 등 총 3척을 억류하고 있습니다.
앞서 조현 한국 외교부 제2차관은 13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이들 선박과 관련해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할 의도를 갖고 있다”며 억류 해제를 비롯한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