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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폼페오 방북 취소, 비핵화 절차 이견 방증”


지난달 6일 평양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이 백화원초대소에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회담하고 있다.
지난달 6일 평양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이 백화원초대소에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회담하고 있다.

미 전문가들은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의 방북이 취소된 이유는 비핵화와 종전 선언 등에 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북한이 비핵화에 진지한지 여부를 주요 시설 파괴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는 주장과, 행동에 따른 보상이 주어지는 단계적 방식을 택해야 한다는 엇갈린 분석이 나왔습니다. 김영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폼페오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이 발표 하루 만에 취소된 것은 비핵화 협상의 세부 사안 조율을 둘러싼 미-북 간 이견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전문가들이 지적했습니다.

제임스 도빈스 전 국무부 유럽담당 차관보입니다.

[녹취: 도빈스 전 차관보] “Clearly there is an issue of sequencing here between steps toward denuclearization and steps toward relaxing sanctions and normalizing relations. And other confidence building measures.”

제임스 도빈스 전 국무부 유럽담당 차관보.
제임스 도빈스 전 국무부 유럽담당 차관보.

도빈스 전 차관보는 27일 VOA의 전화통화에서 비핵화, 제재 완화, 관계 정상화 등 각 절차 간의 순서를 결정하는 데 분명히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에 충분한 진전이 없기 때문에 폼페오 장관의 방북을 취소했다며 미국과 북한이 각자의 요구 사항에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미국은 북한에 핵무기 보유 현황을 완전히 제공하라고 촉구하고 있는 반면 북한은 종전 선언 채택을 요구하고 있고, 여기에는 한국도 동참하고 있다는 겁니다.

[녹취: 도빈스 전 차관보] “He made the decision because he wasn’t satisfied that North Koreans were making sufficient progress on their commitment to denuclearization but we don’t really have details of contents of dialogue with North Korea. It says the US is insisting as a start they should provide complete inventory of their nuclear programs, and North Koreans in their part joining South Korea ending 1950-1953 war.”

그러면서 이런 서로의 요구 사항에 동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하워드 스토퍼 전 유엔 안보리 대테러위원회 부국장은 북한이 한반도 평화에 대한 모호한 약속을 믿고 즉시 비핵화에 나서 모든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현실을 트럼프 대통령이 직시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하워드 스토퍼 전 유엔 안보리 대테러위원회 부국장.
하워드 스토퍼 전 유엔 안보리 대테러위원회 부국장.

[녹취: 스토퍼 전 부국장] “Well I think he is running into the reality of the fact that the North Koreans are not going to be ready disarm immediately and give up all of their nuclear weapons for the vague promise we now have on the peace on the Korean peninsula. I think everybody when he first agreed with the first summit meeting”

1994년 미-북 제네바 합의 등에 참여했던 스토퍼 부국장은 싱가포르 정상회담에 응하기 전에 이런 점을 확실히 알아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트럼프 대통령이 듣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패트릭 크로닌 신안보센터(CNAS) 아시아태평양 안보소장은 이번 방북 연기는 전술적이고 전략적인 결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김정은 정권은 종전 선언이 이뤄진 후에야 비핵화 대화를 시작하겠다고 주장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에 절대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패트릭 크로닌 미국 신안보센터(CNAS) 아시아태평양 안보소장.
패트릭 크로닌 미국 신안보센터(CNAS) 아시아태평양 안보소장.

[크로닌 소장] “In this instance, there are both strategic and tactical reasons for postponing the trip. The Kim regime is insisting on its interpretation of the Singapore summit: namely, that the first order of business is the declaration of the end of the war, and only after that can denuclearization talks begin. The Trump administration will never agree to those terms, and there may have been the word from Pyongyang not to repeat the demands made by the Secretary in July that led North Korea to call the American Secretary of State a "gangster."

아울러 폼페오 장관이 4차 방북에선 지난달 방북 때처럼 “강도 같은” 요구를 되풀이하지 말라는 말이 북한 측으로부터 나왔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의미 있는 비핵화 조치가 이뤄져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또한 김정은 정권을 압박하는 척조차 더 이상 하지 않으면서, 제재를 이행하는 대신 완화하는 모습을 보이는 중국에 대한 실망감을 표출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크로닌 소장] “On top of this approach to North Korea, Washington is disappointed that Beijing has stopped even the pretense of helping to compel the Kim regime toward realistic negotiations. Having helped late last year and the beginning of this year, since March Xi Jinping has opted to relax rather than enforce sanctions. The Trump administration wants Chairman Kim to understand sanctions will remain strong until such time as concrete steps have been taken to deserve otherwise.”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김정은 위원장이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기 전까지는 제재가 강력하게 유지될 것이라는 점을 이해시키려 했을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도빈스 전 차관보는 현 시점에서 현실적인 조치는 미국이 위성 등으로 관측할 수 있는 주요 시설 한 곳을 골라 북한에 이를 파괴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도빈스 전 차관보] “I think for the start, they ought to pick out one of the important facilities that they can observe from space and therefore know and monitor and ask North Korea to dismantle it. Yongbyon is an example.”

예를 들어 영변 핵 시설과 같은 곳을 파괴하도록 한다면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검증 역시 가능하다는 설명입니다.

아울러 이런 조치가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멈추지는 못하겠지만 핵 역량 개발을 늦출 수는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스토퍼 전 부국장은 과거 소련과의 군축 협상 과정을 소개하며 북한 비핵화 협상에 진전을 보이기 위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절차에 수 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만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스토퍼 전 부국장] “I suspect that we won’t have much impact until Washington and President personally understand that denuclearization is the process that takes years. I worked on INF, START, hundreds of people are involved in those kind of negotiations.”

냉전 당시 소련과의 군축 협상에는 수백 명의 협상가들과 검증 전문가들이 참여했으며, 북한의 경우 이 보다는 적은 인력이 필요하겠지만 장기적 과제가 될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북한 비핵화 절차 역시 상호 행동에 따라 보상이 주어지는 단계적인 방식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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